글: 장오상(張五常)
얼마전에 먼델(Robert A. Mundell)이 광저우로 와서 인터뷰를 했다. 그는 미국의 금융재난이 몇개월이면 안정되고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유럽은 3달가량 늦을 것이라고 했다. 나는 그의 한 친구에게 물어봤다: "로버트는 어떻게 저렇게 낙관적이냐?" 그러자 그 친구가 대답했다: "로버트는 작년 9월에 리만브라더스때도 인터뷰를 했는데, 역시 광저우였다. 그때는 2주면 안정될 것이라고 했었다. 지금보면 역시 틀렸다."
먼델은 내가 알고 있는 경제학대가중에서 현재의 금융위기를 가장 낙관적으로 보는 사람이다. 가장 비관적인 사람은 아마도 크루그만(Paul R. Krugman)일 것이다. 그는 모든 것이 늦을 것이라고 본다. 진정한 대공황은 2011년이 되어야 비로소 나타날 것이라고 말한다. 두 가지 극단의 사이에 많은 경제학대가들은 각자 자기의 의견을 얘기하고 있다. 베커(Gray Becker)는 처음에는 낙관적이었다. 나중에는 학교를 옮기면서 점차 비관적으로 바뀌었다. 아마도 아직은 학교를 몇번 더 옮겨야 할 것같다. 루카스(Robert Lucas)는 FRB의 조치를 좋게 평가한다. 비교적 낙관적이다. 혹시 학교를 옮겨야 하는게 아닌지 모르겠다. 다른 몇몇 노벨상을 받은 경제학대가들의 견해도 읽어보았는데, 비관과 낙관은 놔두고라도, 견해가 가지각색이다. 서로 충돌되지는 않지만 서로 같지는 않다. 합쳐보면 도대체 알아먹을 수 없는 그림이다.
하나의 과학으로서, 경제학은 이번에 정말 사람을 난감하게 마든다. 200여년이나 발전해온 학문이, 그렇게 많은 천재들이 연구하는 학문이, 어떻게 사건이 벌어지고 몇달이 지났는데도, 경제학대가라는 사람들이 중구난방인가? 확실히 현재의 금융재난이 역대에 보기 드문 것이고, 아주 복잡하기는 한가보다.
읽어본 뉴스를 합쳐보면, 나 자신도 멍해진다. 그러나, 몇개월후인 오늘, 나는 그래도 내가 처음에 직관으로 분석했던 것이 대체로 틀리지 않았다는 느낌이다. 두 가지이다. 첫째, 미국의 차입과 저당의 비율-나는 浮沙指數라고 부른다-이 1보다 훨씬 높다. 너무 높은 것이다. 도대체 얼마나 높은지 나는 잘 모르겠다. 둘째, 파생상품과 보험계약을 통하여, 미국금융시장의 계약은 종횡으로 엮여 있다. 그리하여 한군데 문제가 터지면 관련되는 분야가 아주 넓어진다. 이 두가지 점에서 본다면, 오늘의 미국 금융풍파는 1930년대의 대공황보다 심각하다. 다만 70여년이 지나서, 지식이 늘었고, 정부의 반응도 훨씬 신속하다.
원인은 1930년대와 다른 점이 있다. 다만 가져오는 효과는 대체로 비슷하다. 이것은 바로 사람들의 재산이 졸지에 폭락하여, 은퇴하고 요양을 준비하던 5,6십대의 사업에 성공한 인사들이 속속 방어전략을 내놓는다. 아낄 수 있는 것은 아끼고, 쓰지 않을 수 있는 것은 쓰지 않고, 고용주들도 지날 수 있으면 그냥 지난다. 감소시킬 수 있는 인원은 감소시킨다. 나는 몇몇 미국전문가의 추정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들은 미국이 금년의 실업률이 9%까지 오를 것이라고 한다. 나는 그러나 두자리수가 될 것이라고 본다.
분명히 이상의 곤경을 해결하려면, 우리는 인민의 재산을 다시 끌어올려야 한다. 혹은 인민의 미래의 수입에 대한 예견을 개선시켜야 한다. 그저 좋다고 소리지르고, 구제해야한다고 목소리높이는 것만으로는 아무 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예측을 바꾸게 하려면 사실이 바뀌어야 비로소 설득력이 있다. 경제학의 각도로 보자면, 정책에서 3가지 측면에서 시도할 수 있다. 물론 3가지를 동시에 할 수도 있다. 문제는 어느 쪽의 효율이 가장 높으냐이다. 첫번째측면은 거시정책으로 투자와 소비를 자극하는 것으로, 케인즈학파에 속한다. 비조는 당연히 케인즈이다. 두번째측면은 화폐정책을 시행하는 것으로, 대표자는 이년전에 별세한 프리드만(Friedman)이다. 세번째측면은 미시 혹은 가격이론의 분석처리이다. 이 측면은 반세기동안의 고된 수련을 거쳐, 이미 행운유수처럼 익숙해졌다. 허무표묘의 경지에 이르니 앞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상술한 3파의 정책이 누가 좋고 누가 나쁘고를 분석하기 전에, 나는 다시 한번 천재 피셔(Fisher)가 내놓은 간단하지만 중요한 공식을 언급하고자 한다. 재부는 수입을 이율로 나눈 거이다(W=Y/r). 이 방정식은 틀릴 리가 없다. 그저 해석하려면 약간의 공부가 필요하다. 재부(W)는 자산의 가치를 의미한다. 사람 자체도 자산이다. 이율(r)은 여러가지이다. 여기에서는 간략히 언급하면,시장의 대체적인 이율이다. 비교적 골치아픈 것은 수입(Y)의 해석이다. 피셔는 연금수입(annuity income)이라는 의미로 썼다. 프리드만에 이르러서는 고정 혹은 영구성 수입(permanent income)이라는 의미로 썼다. 이것은 바로 한 사람이 미래를 볼 때, 그가 예견하는 수입은 높고 낮고의 변화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변하든지간에, 예견이 안정적이면, 높고 낮은 수준의 미래예견수입을 하나의 고정적인 연금수입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그러면 재부는 연금수입을 이율로 나누면 된다. 통상적으로 수명은 무한한 것으로 계산한다. 수명을 유한하게 보면, 방정식을 약간 바꾸어야 한다. 다만, 재부는 수입을 이율로 나눈 것이라는 핵심은 변하지 않는다.
인민의 수입에 대한 예견은 변화한다. 이러한 변화는 재부의 변화를 가져온다. 또 다른 측면으로, 재부는 충격을 받고 변화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복잡한 변화를 통하여 수입의 변화를 가져온다. 여기서는 재부의 변화가 수입변화를 가져오는 과정은 별도로 설명하지 않겠다. 다만 재부와 수입은 상호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라는 것을 지적하는 것으로 넘어간다. 피셔의 방정식은 틀리지 않았다. 현재의 금융곤경은 재부가 한꺼번에 폭락하여, 수입이 하향조정되고 있다. 어떻게 처리해야 구제될 수 있을까?
상술한 3파의 처리방법은 다음과 같다:
(1) 거시파. 이 파는 주로 정부가 돈을 써서 투자하고, 소비를 자극하면, 여기에 배수효과가 난다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얼마전에 북경이 내놓은 4조위안의 내수진작의 방법이다. 불가피한 낭비(중국에서는 부패가 있을 것이라는 것도 별론으로 한다)가 따르는 것은 물론이고, 이런 '거시'적인 씀씀이는 취업과 수입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이 쉽고도 분명하여, 지금 지구상에서 속속 사용되고 있다. 이 파의 가장 큰 결점은 인민의 수입증가는 그저 과도기적이고 임시적이라는 것이다. transitory income이다. 이것은 피셔가 말하는 annuity income이나 프리드만이 말하는 permanent income이 아니다. 북경에서 제안한 놀라운 4조위안을 예로 들면, 일부 정부투자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업체의 주가는 올라간다. 다만 13억여인구에게는 1인당 3천위안에 불과하다. 배수효과를 아무리 곱하더라도, 이런 임시적인 수입이 들어온다고 해서 주택을 사겠는가, 자가용을 사겠는가? 대만이 사람들에게 약간의 돈을 나누어주고, 마카오가 사람들에게 약간의 돈을 나누어준다고 하더라도, 북경에서 원래 정한 공공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과 비교한다면, 그저 약간의 성탄선물을 나눠주는데 불과한 수준이다. 이것을 가지고 금융위기를 구한다고 생각한다면, 백일몽이다.
그렇다. 거시파는 임시수입을 증가시킴으로써, 단기간의 취업증가효과는 있다. 다만, 돈은 많이 쓰지만,수입과 재부의 악성예측은 호전시키지 못한다. 또 다른 측면으로, 만일 이 거시파의 방법이 계속된다면, 최종적인 결과는 "비중국적인 사회주의"가 될 것이다.
(2) 화폐파. 이 파의 처리수단은 대폭 이율을 감축시키고 은행대출을 늘이는 것이다. 프리드만의 견해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측면은 미국FRB의 의장인 버닝키가 잘 하고 있다. 100점만점수준이다. 프리드만이 지하에서 이를 알게 된다면, 위안으로 삼았을 것이다. 문제는: 만일 6개월후 미국의 경제가 여전히 회생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면, 프리드만이 여러해동안 연구해온 핵심이론이 아마도 바람과 함께 사라질 것이다.
어떤 상황하에서는 대폭 은행대출을 늘이는 것이 재부를 증가시킬 수 있고, 소비를 자극할 수 있다. 양자를 합치면 인민의 수입예측을 증가시킨다. 현재 보기로, 신용대출은 추진되지 않는다. 어렵다. FRB는 이율을 0.5%까지 낮추어, 사상 최저이다. 그러나, 은행대출이율은 6%가량에서 머물고 있다. 신용대출총액도 제고되지 않는다. 그 원인을 살펴보면, 케인즈가 발명한 유동성함정(liquidity trap)이 아니라, 정보(거래)비용이 좌우하고 있는 것이다. 은행은 대출을 원하지 않는다. 더더구나 저리로 대출을 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시장국면이 이처럼 열악한데, 그들은 차입자가 반드시 갚는다고 자신하지 못한다. 다른 것은 놔두고라도, 신용카드도 결제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많은 것을 설명해주고 있지 않은가? 또 다른 측면으로,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자신을 지킬 수 없으면서, 대거 대출을 받아내는 것은 아마도 파산을 준비하는 것으로 본다.
만일 화폐정책이 미국의 현재 곤경을 해결할 수 있다면(원칙적으로는 가능하다), 아마도 또 다른 골치거리가 따라올 것이다: 통화팽창. 채권하락, 그리고 이율이 오르면서 미화는 형편없이 하락할 것이다. 오늘 나는 버냉키에게 100점을 주었지만, 만일 그가 화폐정책으로 성공적인 국면전환을 이루면서 이런 골치거리를 나타나게 하지 않는다면, 나는 아마도 바로 일어서서 그에게 세번 절할 것이다. 화폐정책의 곤란함은 바로 뒷처리를 적절하게 하기가 어렵다는데 있다.
(3) 미시파(즉 가격이론파). 이 파로 말할 것같으면, 주장하는 것은 내가 제출한 바 있는 "국내공급(內供)"을 장려하는 방법이다. 즉,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의 투자와 산출을 장려하는 것이다. 미국을 예로 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최저임금의 폐지하는 것이고, 노동조합의 경쟁금지권력을 취소하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미국이 먼저 물가를 낮추어야 하고, 이어서 사람의 실질새산과 실질수입이 계속 하락하는 국면을 막음으로써, 기초를 안정시켜 다시 상승하게 해야 한다. 이것은 중국의 90년대 경험이다. 그러나, 현재의 미국은 노동조합과 최저임금이 존재하여, 물가조정의 신축성이 막혔다. 노동조합의 권리와 최저임금을 취소함으로써, 물가를 쉽게 조정할 수 있을 뿐아니라, 임금의 하락으로 즉시 취업이 가능하게 되고, 기업의 가치는 즉시 올라간다. 주식시장은 회복되고 부동산가격의 하락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재부의 상승은 사람의 수입에서 악성예측이 바뀌게 될 것이다. 그 다음에 노동조합과 최저임금에 좌우되지 않으므로, 시장은 신축성이 증가하고, 화폐정책이 훨씬 손쉽게 효과를 나타낼 것이다.
최저임금제도가 없어지면, 지금 최저임금제도하에서도 일자리를 가진 사람들은 손해가 적을 것이다. 대신 해고될 우려는 감소하고, 좀더 편안히 잠들 수 있다. 수입예측도 증가할 것이다. 왜냐하면 노동조합으로 인하여 고임금을 받을 가능성은 줄어들지만, 그들은 아마도 실업하지 않는 쪽을 선택할 것이다. 기업사장은 사업이 잘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고, 기업가치가 다시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정부가 그렇게 많은 돈을 들여서 시장을 구하려고 하는데, 아예 노조의 권력을 사버리는 것도 괜찮지 않겠는가? 이것은 정치적으로 처리하기 곤란한 일이라는 것을 나도 안다.
거시파의 효과는 일시적이고, 화폐파는 운용이 어렵고, 미시파는 정치적으로 용납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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