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규양(葵阳)
여러해전에 나진우(罗振宇)가 '독수독과'의 이슈를 얘기한 바 있다. 그가 인용한 것은 조카로부터 권력을 찬탈한 주체(영락제)는 일생동안 집권합법성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그후 폭력적이고 냉혈광포하게 바뀌었다는 것이다.
나진우가 얻어낸 결론은 이러하다. 나쁜 짓을 한 이후의 보응은 하늘의 천벌이나 다른 사람의 보복일 필요는 없고, 스스로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심리적으로 뒤틀어질 가능성이 많다. 이런 뒤틀어짐은 당사자로 하여금 더욱 많은 나쁜 짓을 하게 하고, 더더구나 계속하여 해결될 수 없는 싸움을 벌이면서, 스스로의 두려움과 괴로움을 감추려고 하게 되는 것이다.
명나라때 주체가 권력을 잡은 과정에 대하여는 이미 정설이 나와 있다. 그가 아무리 황실의 순수한 혈통이라 하더라도 그가 조카를 죽이고, 권력을 찬탈하고 혹형으로 정국을 안정시키려 했던 것은 공인된 사실이고, 아무리 해도 미화되거나 변명될 수가 없다.
중화역사상 비록 권력상층부의 더러움, 추악함, 악독함이 대대로 이어져 내려왔지만, 그것은 모두 잠규칙일 뿐이다. 조정에서, 공개적인 경우에는 의식을 중시하는 규칙이 따로 있는 것이다.
주체가 절대적인 권력을 장악했을 때, 다수의 명나라때의 사대부들은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따르지 않았다. 비록 연왕(주체)이 황가혈맥이지만, 피비린내나게 권력을 빼앗은 사실은 '정난'이라는 말로 가릴 수가 없는 것이다.
그리하여 방효유의 귀청이 떨어지게 만드는 물음이 나오게 된 것이다: 연왕 네가 권력을 찬탈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면, 왜 건문제가 없어졌다면 그의 아들이 황위를 잇지 못하느냐, 왜 동생이 황위를 잇지 못하느냐?
주체는 당연히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대노하며 사상유례없이 방효유의 "십족"을 멸하게 된 것이다.
주체는 22년간 권력을 잡았고 그 법통의 어두운 그림자는 그가 죽을 때까지 22년간 휘감고 있었다. 주체는 폭력과 도살을 통해서 조정상하의 목소리를 막아낼 수 있었지만, 그는 천하인들과 후세사가들의 입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사람들은 곤경에 빠진 주체가 날이갈수록 미쳐가고 왜곡된 변태적인 방식으로 그에게 의문을 제기하는 모든 사람들을 제거했다. 그는 진노했고, 그는 학살했고, 그는 사실을 뜯어고쳤다. 모두 이 집권합법성의 곤경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이고, 당세와 후세의 역사가 자신의 비열한 행적을 잊어주기를 바랐고, 그가 황위에 오른 내력이 불투명하다는 것을 따지지 않게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주체의 이런 모습은 오늘날의 사람들에게 쉽게 중국의 최고지도자 시진핑을 연상하게 만든다. 그가 2018년 헌법수정을 통해 종신제로 바꾼 후, 기실 그도 주체와 마찬가지의 논리적 악순환에 빠져버리게 되었다.
모두가 알고 있다시피, 모택동이 사망한 후, 중공의 집권규칙은 국가지도자종신제를 버렸다. 입헌의 방식으로 임기제규칙을 명확히 했고, 누구든지 2기의 임기를 넘어설 수 없도록 했다.
중공집단은 마치 명나라때의 황실과 같다. 본질이 얼마나 사악하든지간에 마찬가지오 의식을 갖춘 전승규칙이 있다. 황실의 집단이익을 위하여, 권력체계의 전승이 이어지게 하기 위하여, 천하인들이 복종하여 따르게 하기 위하여 이 규칙은 바뀔 수가 없는 것이다.
2012년 시진핑은 장쩌민, 후진타오 양대의 최고위층의 공동협력하에 중공국의 권력꼭대기에 올랐다. 하나의 방대한 홍색제국의 핵심체계가 다시 새롭게 10년의 순환기에 들어선 것이다. 그러나 일은 미리 예정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권력을 잡은 후 시진핑은 신속히 개인의 욕심이 팽창하여 당내의 반대파를 제거하고, 심복들을 심어놓고, 경제맥락을 독점하고, 잔혹하게 언론을 통제한다. 마지막으로 2018년 하늘을 거스르는 한 걸음을 내딛는다. <중화인민공화국헌법>중 지도자의 임기제부분을 수정하여 그가 갈망하는 종신제로 바꿔버린다.
중공의 당천하는 가천하로 바뀌게 된 것이다. 이는 의문의 여지없는 권력찬탈이다. "십년씩 전승"되던 중공고위층의 권력승계체계가 돌연 무너져 버렸다. 이제 전통적인 의미의 중국공산당핵심지도층은 아예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이는 정난지역이후의 큰 불 속에서 어디로 갔는지 알 수가 없게된 주윤문(건문제)와 같은 신세가 된 것이다.
시진핑은 권력을 잡으면서 주체의 곤경에 빠져버리게 되었다. 그의 세번째 임기는 합법성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그는 재임하는 동안은 매일매일 초조할 수밖에 없다. 중공내부의 권력자들 그리고 중국의 민중들은 그 사실을 잊지 않는다. 시진핑본인도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의문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리고 자신의 초조함도 감경되지 않는다.
영명신무하고 문치무공이 있던 주체도 풀지 못한 집권합법성의 곤경을 불학무술하고 나태하고 권력남용하는 시진핑은 더더욱 곤경을 헤쳐나갈 수 없는 것이다.
남아 있는 동안 시진핑은 아마도 그저 더욱 고독하고 극단으로 갈 것이다. 죽을 때까지. 마치 여생을 초조 속에서 잔혹하게 보내다가 결국은 미쳐버린 명성조 주체와 마찬가지로.
비록 역사는 한번도 간단하게 중복되는 일이 없지만, 역사는 한번도 인과응보에서 벗어난 적은 없었다.
(규양이 2024년 3월 3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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