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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인물-개인별/역사인물 (소동파)

소동파를 위한 변명

by 중은우시 2007. 8. 9.

글: 만장채홍(萬丈彩虹)

 

소동파(蘇東坡)와 불인(佛印)은 서로 교분이 깊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여러가지 이야기가 전해진다. 하루는 소동파가 금산사(金山寺)로 불인을 찾아간다. 두 사람은 마주 앉아 참선을 한다. 시간이 흐른 후, 불인이 소동파에게 물었다: "당신은 내가 뭐로 보이는가?" 소동파는 : "내가 보기에 돼지같습니다". 소동파도 다시 불인에게 물었다: "당신이 보기에 나는 뭐로 보입니까" 불인은 "내가 보기에 당신은 부처님같습니다"라고 했다. 소동파가 집으로 돌아온 후에 여동생인 소소매(蘇小妹)에게 이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러자 소소매가 평을 해서 이렇게 말한다: "마음에 부처가 들어있는 사람은 보이는 것이 모두 부처이고, 마음 속에 돼지가 들어있는 사람은 보이는 것이 모두 돼지이다"

 

이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다. 동파와 불인의 이 이야기에 대하여 사람들은 대부분 소동파의 수련이 불인보다 못하다고 평가한 소소매의 결론을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리고, 소동파 대학사는 이 일로 인하여 근 천년간 사람들의 조소를 받아왔는데, 이것은 소동파에게 불공평한 일이다. 소동파가 불인대사를 놀린다고 해서 안될 게 있는가? 당연히 아니다. 소동파를 위하여 바로잡아주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소소매의 결론은 뒤집어져야 한다.

 

소소매의 논리는 소위 "마음에 무엇이 있으면, 보이는 것이 다 그렇다"는 것이다. 이런 추론은 분명히 잘못되었고, 전형적인 유심론이다. 사회는 진보하고 지식도 발전한다. 현대유물론의 관점에서 보자면, 의식은 물질의 반영이며, 우리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실사구시이다. 부처는 부처이고, 돼지는 돼지이다. 선입견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어디서든지 무엇이든지 다른 것으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없다. 그들의 본질적인 속성은 사람의 주관적인 의지로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은 너무나도 분명한 일이다. 만일 불복하는 사람이 있으면 스스로 실천을 통해서 검증해보라.

 

당연히 필자가 소소매를 부정하는 것은 일부러 옛사람을 곤란하게 하고자 하는 뜻은 아니다. 그저 변증법적인 오류가 있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다. 송나라때, 철학이라는 전공도 없었을 것이다. 소소매는 유뮬론철학을 배웠을 리도 없다. 그러므로, 그녀가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크게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기괴한 것은 오늘날에 이르러서도 많은 사람들은 깊이 생각하지 않고 자주 소소매의 이런 결론을 인용하고 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것을 아주 강력한 무기로 사용하기도 하며, 상대방을 비판하고 혼내주는데 사용한다. 이것은 교조주의적인 착오이다. 이후, 이와 유사한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들은 유뮬주의의 요마경에 비추어보라. 본모습이 들어날 것이며, 건드리지 않아도 스스로 무너질 것이다.

 

예를 들어, ㅏ로 얼마전에 이령(李零) 선생이 말하기를 "공자는 상갓집 개(喪家之狗)이다" 라고 하였다. 당대의 신유가들은 이런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원도(原道)의 편집인인 진명(陳明)이 바로 들고 일어나 이령을 비판했다. 자기의 고명함과 이령의 고명하지 않음을 드러내기 위하여 그는 소소매를 들고 나왔다. "불현듯 소동파와 불인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이야기에서 소소매의 말이 있다 마음에 부처가 있으면 보이는 것이 모두 부처이고, 마음에 돼지를 가지고 있으면 보이는 것이 모두 돼지라는 것을" 그 후에 다시 뭐라고 한참 얘기하지만 아주 멍청해 보인다. 공자의 학문은 중국에서 여러해동안 실천해보았지만 근본적으로 되지 않는 것이었다. 중국의 현상은 바로 눈앞에 있다. 사람들은 옛날과 지금, 외국과 중국을 비교해보라. 그러면 바로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은 사람들이 마음속으로 유학은 쓰레기라고 생각하거나 유학을 평하했기 때문이 아니다. 바로 유학 자체가 쓰레기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만일 돼지를 보면 반드시 돼지라고 말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실사구시이다.

 

만일 이령 교수가 유리구슬 하나를 진명의 눈앞에 내놓는다고 치자. 진명은 어떻게 할 것인가? 진명이 "마음 속에 우황청심환이 들어있는 사람은 보는 것이 모두 우황청심환이다"라고 하면서 유리구슬을 삼켜버릴 것인가?

 

진명은 절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바로 실천은 진리를 검증하는 유일한 표준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