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혁성세계(奕星世界)
2022년 세계바둑계는 극적인 장면이 충만했다, 신진서가 천하를 휩쓸고, 여자기사가 돌연 힘을 내고, 중국바둑이 막다른 골목에서 반격에 성공하고, 커제는 컨디션이 저조하고, 바둑이 다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였다.... 혁성세계는 특별히 2022년 세계바둑계의 10대사건을 살펴보면서, 바둑팬들과 함꼐 멋지고 잊기 어려운 2022년을 되돌아보고자 한다.
1. 리쉬안하오(李軒豪)가 치팅으로 의심을 받다.
12월 21일 거행된 제14회 춘란배 준결승에서, 중국의 리쉬안하오 9단이 전체적으로 압도하는 모습으로 세계1인자 신진서 9단에게 완승을 거두었다. 그후 온라인에서 양딩신(楊鼎新) 9단이 단체방에서 직접 리쉬안하오가 시합에서 AI를 사용하여 치팅했다고 저격했으며, 그 단체방의 많은 프로기사들의 좋아요와 지지를 받았다. 이 사건은 전체 바둑계에 큰 파란을 불러왔고, 여러 기사들과 바둑팬들간에는 리쉬안하오가 치팅을 했는지, 대회관련규정을 고쳐야 하는지, 바둑협회는 이 사건을 어떻게 처리해야하는지등의 문제를 두고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다.
2. 여자기사가 최초로 세계대회결승에 진출하다.
금년에 거행된 제27회 삼성화재배에서, 한국의 여자기사 최정 9단이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여 일본의 사다 아쓰지 7단, 이치리키 료 9단에게 연승을 거두고, 8강전에서 중국의 최정상권기사 양딩신 9단에게 승리를 거두어 1988년 바둑세계대회이래 두번째로 세계대회 4강에 진출한 여자기사가 된다(지난번은 루이나이웨이 9단). 준결승에서 최정은 역사를 창조한다. 멋진 바둑으로 한국의 일류기사 변상일 9단에 완승을 거두어, 역사상 최초로 세계대회 결승에 진출한 여자기사가 된다. 비록 결승전에서 2:0으로 같은 한국의 신진서 9단에게 패배했지만, 최정의 뛰어난 전적은 세계바둑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3. 중국기사들이 국제대회에서 전체적으로 저조했다.
신종코로나, 훈련, 대국량등의 요소에 영향을 받아, 중국기사는 2022년에 거행된 국제대회에서 2021년의 저조한 상황을 여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양딩신이 2월상순에 열린 제26회 LG배 결승에서 0:2로 신진서에게 유감스럽게 패배했고, 그후 2월하순의 제23회 농심배에서 중국팀은 다시 16년만에 다시 '꼴찌'를 했다. 9월에 열린 제5회 오청원배 결승에서는 중국기사 왕천싱(王晨星)이 오유진에게 패배했다. 10월과 11월에 거행된 제27회 삼성화재배 16강전에서 중국기사는 1승4패를 기록했고, 결국 8강전에서 모조리 떨어졌다. 그리하여 한국기사들이 삼성화재배 4강을 모두 차지한다. 중국바둑은 근 10여년만에 밑바닥까지 떨어졌다.
4. 양딩신과 딩하오(丁浩)가 LG배 결승에서 만나다.
제27회 LG배 준결승에서, 중국기사 딩하오 9단은 세계대회 2관왕인 강동윤 9단을 물리치고, 자신의 세계대회에서의 최고성적을 거둔다. 다음 날 또 다른 준결승에서 컨디션을 빠르게 회복한 양딩신이 신진서를 물리치고, 연속 2회 결승에 올라, 신진서가 국제대회에서 중국기사를 상대로 거둔 공포의 24연승을 끊었다. 그리고 딩하오와 LG배 결성에서 만나게 된다. 이 성적은 바닥에 떨어진 중국바둑에 희망을 가져다 주었고, 세계바둑계의 균형을 기본적으로 겨우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중국기사들이 2023년에 완전히 컨디션을 회복할 것인지도 수천만 바둑팬이 기대하는 바이다.
5. 신진서의 바둑계 지배자지위에 틈이 생겼다.
금년 세계바둑계의 최우수선수는 여전히 신진서이다. 금년 세계대회가 많지 않았음에도, 여전히 가볍게 그의 프로생애 3번째와 4번째 세계대회우승을 거머쥔다. 그러나, 국내외의 각 시합에서 신진서는 '통일천하'의 장거는 이루지 못했다. 금년 10월의 제45회 한국명인전 결승에서 신진서는 0:2로 신민준에게 패배하여 명인타이틀을 잃는다. 국제대회에서는 제27회 LG배와 제14회 춘란배 준결승에서 각각 중국기사 양딩신과 리쉬안하오에게 패배한다. 신진서가 '천하무적'의 바둑계 지배자지위에 틈이 생기기 시작했다.
6. 중국이 주최하는 대회가 대규모로 연기되다.
금년은 방역등의 영향으로, 여러 중국이 주최하는 국제, 국내대회가 모두 연기되는 곤경에 처했다. 갑조리그, 여자국수전, 창치배, 란커배, 아시안게임, 국수전등 대회가 모두 개최연기된다. 구체적인 개최일자는 대부분 미확정이다. 이는 바둑계의 운영, 기사컨디션유지, 전체사회의 바둑에 대한 관심도에 어느 정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국내에서 방역이 어느 정도 단계적 성과를 거둔 2023년에는 여러 대회가 역경을 딛고 순조롭게 거행되어 다시 번영하는 바둑계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7. 커제의 랭킹1위 지위가 위태롭다.
커제는 최근 각 시합에서 이미 7연패를 기록하고 있고, 랭킹포인트대국에서도 5연패를 당하고 있다. 어떤 자료를 보면, 금년의 모든 시합이 두어진 상황하에서, 커제의 랭킹포인트는 49점이 폭락했다. 그리고 최근 뛰어난 성적을 보여주는 리쉬안하오는 101점이 급등했다. 비록 커제가 여전히 1위의 자리를 잠시 지키고 있기는 하지만, 겨우 6점의 우세는 이미 거의 남지 않았다. 만일 쌍방이 현재의 컨디션을 지속한다면, 커제는 2023년에 랭킹이 하락할 것이 분명하다. 2015년 10월이래 '중국바둑랭킹1위"의 보좌는 이제 주인이 바뀔 상황에 직면했다.
8. 일본바둑이 전국시대에 접어들다.
2022년 일본바둑계는 근 10년만에 변화가 가장 큰 한 해였다. 이야마 유타(井山裕太)는 일본 메이저기전 결승에서 이치리키료(一力遼)와 시바노 도라마루(芝野虎丸)에게 패배하여, 기성(棋聖)과 명인(名人) 두 타이틀을 빼앗겼다. 이는 2013년 이야마가 3대기전을 통일한 후 처음으로 3대타이틀중 2개를 잃게 된 것이다. 이야마는 일본바둑계의 서열이 이번에 두차례 패배하면서 3위로 내려앉았다. 현재 이치리키 료가 기성을 차지하고, 시바노 도라마루가 명인을 차지한 외에, 천원(天元)과 십단(十段) 타이틀도 세키 고타오(關航太郞)와 쉬자위안(許家元)이 차지하고 있다. 일본바둑은 군웅할거의 '전국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일본국내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이 일본바둑계의 전체적인 실력과 국제경쟁력을 제고하는데 어느 정도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
9. 중국의 00후(2000년이후 출생자) 기사들이 점점 성장하고 있다.
신진서를 대표로 하는 한국의 젊은 기사들이 강력하게 굴기한 배경하에서, 중국의 젊은 기사들의 성적은 비록 신진서만큼 출중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리웨이칭(李維淸), 왕싱하오(王星昊), 투샤오위(屠曉宇)등을 대표로 하는 00후 희망의 스타들이 나타났다. 리위에칭은 금년 삼성화재배와 갑조리그에서 박정환에게 2승을 거두었고, 갑조리그에서 신진서에게 승리를 거두어, 극강의 돌파력을 보여주었다. 같은 팀의 왕싱하오는 갑조리그에서의 성적이 아주 좋았다. 변상일, 양딩신, 신민준, 커제등 한중 최정상급기사들을 이겼다. 그리고 금년에 제9회 글로비스배 세계신예대회와 제26회 중국신인왕전에서 우승하여 00후 기사들 중 돋보였다. 이와 비교하면, 투샤오위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 갑조리그와 당후10국배에서 박정환, 김지석, 자오천위, 탄샤오등 여러 일류기사들을 물리쳤고, 제4회 녜웨이핑배바둑청년마스터배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런 우수한 젊은 기사들이 구리나 커제처럼 중국바둑의 깃발을 들고, 국제대회에서 위용을 떨치며 국가에 영광을 가져다주기를 희망한다.
10 잔잉(戰鷹) 2단이 바둑계에 새로운 길을 개척하다.
성적으로 조롱받고, 마음이 상해 통곡하고, 라이브방송의 열기가 커제를 뛰어넘는 등의 대표적인 사건들이 발생한 금년나이 27세의 잔잉 2단은 금년에 이미 가장 인기있는 바둑라이브방송인이 되었다. 스스로 흑을 잡는다든지, 추상적인 화풍으로 팬들에 의해 "라이브천재", "추상여황"이라는 칭호를 얻고 있다. 그녀는 빌리빌리에서의 팔로워가 이미 42만을 넘어서서, 엄청난 성취를 거두었고, 빌리빌리의 인기라이브 랭킹3위내에 들었다. 잔잉 사범은 몇년동안 라이브를 고집하면서 마침내 시합장 밖에서 사업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바둑이라는 이 '소중운동(小衆運動)'이 갈수록 많은 젊은이들의 관심을 끌고, 바둑을 보급하는데 새로운 길을 개척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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