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안순구(顔純鉤)
최근 중국정계에 일련의 괴이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하나는 시진핑에 대한 개인숭배가 확실히 감소했다는 것이고, 둘은 리커창이 전면에 등장해서, 시진핑의 ‘정어일존(定於一尊)”이 흔들린다는 것이며, 셋은 지방정부가 서로 다른 경우에 서로 다른 이슈에서 ‘불협화음’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중앙기율검사위의 간행물의 글은 지상매괴(指桑罵槐)식으로 리커창을 비판했다. 이는 시진핑과 리커창간에 권력투쟁이 이미 표면화되고 백열화되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중국최고위층에 심상치 않은 분열경항이 나타나고 있다. 시진핑은 시진핑의 방식대로 하고 있고, 리커창은 리카창의 방식대로 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이전에 발생한 적이 없다. 확실히 내부갈등이 이미 격화되고 최종결투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해외의 개인미디어 가오파린(高伐林)은 글을 올려 6월 1일 인민일보 제1면의 헤드라인은 시진핑이 중국아동센터 성립40주년축전을 보냈다는 것이다. 이어서 <구시>잡지에 발표한 시진핑의 글을 실었는데, 내용은 자연과 조화롭게 공생하는 현대화건설을 위해 노력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시진핑이 송경령기금회성립40주년 축전, 시진핑이 잠비아의 대통령 히칠레마와 통화한 것, 시진핑이 아랍에미리트공화국 대통령 무하마드와 통화한 것을 싣고, 마지막에 “총서기의 족적을 따라: 헤이룽장편”을 실었다.
시진핑에 관한 뉴스는 여전히 제1면의 거의 모든 위치를 점하고 있지만, 모든 글을 살펴보면, 하나는 자연과 조화롭게 공생하자는 것과 아동센터 및 송경령기금회에 관심을 표하는 것이고, 그 다음으로 두 중동, 아프리카 소국의 대통령과 통화한 것이다. 중국방역조치가 이어지고, 경제를 살려야한다는 소리가 높은데, 시진핑은 이런 일은 내팽개치고, 그저 구름위의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이 몇 개의 뉴스는 모두 억지로 맞춰넣은 느낌이다. 그저 양을 채우는 것이고, 질은 따지지 않는다. 일이 중요하고 아니고를 떠나 그저 개수를 맞추면 된다는 식이다. 이것들은 모두 “무허(務虛)”한 일들이다. 소위 “무허”라는 것은 추상적인 이슈를 얘기하거나, 의례적인 일을 하거나, 이론건설에 관심을 가지는 등 현실과는 약간 동떨어진 일을 하는 것이다. 다만 그렇다고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반대로 리커창을 보자. 10만인간부 영상회의를 개최한 후, 국무원의 각부위는 각종 경제조치를 내놓고 있다. 각지방에서는 부동산시장을 구하고, 취업을 유지하고,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뉴스가 매일 나오고 있다. 시진핑은 놀고 있는데, 리커창은 어려움을 해결해주고 있다. 이는 중국관료사회에서 오늘날 가장 괴이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필자는 시진핑의 “정어일존”을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라고 믿지 않았다. 또한 헌법상 연임제한철폐도 그 혼자서 결정했다고 보지 않았다. 중공당내에는 수렴청정식의 정치노인방이 존재한다. 이는 중공독재통치의 비밀전통이다. 당시 조자양(趙紫陽)은 고르바초프에게 토로한 바 있다. 당내에 컨센서스가 있다고 큰 일은 최종적으로 반드시 등소평이 결정해야 한다고. 이는 6.4사태후 ‘기밀누설’의 죄로 인정된다.
중공당내에는 ‘고문위원회’가 있다. 고위층에는 ‘팔로(八老)” 명단이 있다. 이 명단은 서로 다른 시기에 서로 다르다. 어떤 사람이 죽으면 다른 사람이 대체한다. 고문위원회는 요즘 거의 거론되지 않지만, 그렇다고 정식으로 취소되지도 않았다. ‘팔로’명단에 대하여는 한번도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 없다. 다만 당내에서 노인의 수렴청정은 오랫동안 존재해온 사실이다.
시진핑의 후계를 확정한 것은 장쩌민, 주룽지 일대이다. 장쩌민, 주룽지때와 후진타오, 원바바오때의 적지 않은 고위층은 아직도 살아있다. 시진핑도 그들이 보기에는 초등학생에 불과하다. 그들은 시진핑을 그 자리에 앉히고자 해서 시진핑을 그 자리에 앉히고, 시진핑을 도왔다. 그들은 그에게 커다란 권력을 부여했다. 만일 시진핑이 일단 권력을 장악하게 되면 그를 밀어준 정치노인들도 어찌할 도리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너무나 천박한 생각이다.
중공은 비록 독재체제이지만, 모택동독재이후, 당내에서는 교훈을 받아들여, 각종 견제조치를 마련했다. 이런 견제조치는 통상적으로 정치노인집단으로 실현된다. 중대한 국책, 후계자인선은 모두 정치노인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를 통해 전면에 나선 집권자의 권력을 제한하고, 권력이 무한히 확대되어 수습불가능한 지경에 이르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
시진핑이 집행한 중대한 내정,외교정책은 그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다. 막후 정치노인들과도 컨센서스를 이룬 것이다. 외교전랑, 미국과의 대결, 대외확장, 국진민퇴, 사유재산제한, 이단타격, 세뇌교육, 이 모든 것은 등소평의 유훈이다. 바로 국력이 강대해진 후에 중국은 사회주의의 길을 걷고, 미국을 대체한 세계의 패주가 되는 것이다.
정치노인의 내정외교사상은 중공이익에 부합한다. 아쉽게도 시진핑은 개인적 능력이 너무 떨어졌다. 계속되는 오판으로, 결정이 엉망진창이 되고, 그리하여 나라가 곤경에 빠지고, 내외적으로 어려워졌다. 형세가 급전직하하자, 이제 남은 길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시진핑을 끝까지 밀어주는 것으로 그것은 더욱 빨리 죽는 길이다. 다른 하나는 시진핑을 교체하여 한숨을 돌리는 것으로, 다시 목숨을 연명하는 것이다. 둘의 이해관계를 따진 후에 정치노인들은 시진핑을 버리는 것으로 선택한 것이다.
시진핑을 교체하는 것은 당연히 고통스러운 일이다. 하나는 그들이 당초 사람을 잘못 선택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교체에는 반드시 불안정한 정국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다만 시진핑이 계속 엉망진창으로 진행하여 정권을 해체하도록 만드는 것보다는 사람을 바꾸어 국면을 완화시키고, 생존기회를 얻는 것이 낫다고 여기는 것이다.
시진핑의 취임은 정치노인들의 결정이고, 전체 국책도 정치노인들이 동의한 것이다. 그래서 모든 죄책을 시진핑 한 사람에게 떠넘길 수는 없다. 당내에 아마도 모종의 타협이 이루어질 것이다. 즉 시진핑이 연착륙하여, ‘무허’한 일을 하면서 신단에 오르고, 내정 외교는 집단지도체제로 하여 20대까지 유지하는 것이다.
리커창이 바빠지고, 시진핑은 축전을 보내고 이론을 얘기하느라 바쁘다. 리커창은 “무실(務實)”하고 시진핑은 “무허”한다. 개별적인 정책은 조금씩 조정되나, 대정방침은 그대로 유지된다. 중공은 현재 죽은 말을 산 말처럼 치료하고 있다. 큰 일이 잘못되면, 변하지 않으면 죽는 길 뿐이다. 변해야 일말의 희망이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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