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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인물-개인별/역사인물 (홍수전)

홍수전은 어떻게 대권을 장악한 양수청을 제거할 수 있었을까?

by 중은우시 2018. 12. 5.

글: 장생전(張生全)


태평천국 초기의 정치국면에서 비록 홍수전이 천왕(天王)이지만, 양수청이 절대적인 대권을 장악하고 있었다. 왜 그렇게 말할 수 있는가?


첫째, 양수청은 정권(政權)을 장악하고 있었다. 전체 동왕부가 정령(政令)의 중심이다. 양수청은 정책을 연구하고 명령을 내린다. 홍수전에게 보고할 필요가 없다. 이것은 홍수전 자신이 만든 것이다. 홍수전은 스스로 이렇게 규정했다: "여러 왕은 모두 동왕(양수청)의 절제(節制)를 받으라."


둘째, 양수청은 군권(軍權)을 장악하고 있었다. 천경보위전을 조직하는 것은 모두 양수청 1 사람이 배치하고 책임졌다. 홍수전은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이것은 홍수전 자신이 군사적 재능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끼어들래야 끼어들 수가 없었다.


셋째, 양수청은 신권(神權)을 장악하고 있었다. 홍수전은 자칭 상제(上帝)의 아들이고 예수의 동생이다. 양수청은 자신이 '천부(天父, 즉 상제)'라고 한다. 이렇게 되니 홍수전은 양수청의 아들이 된다. 관건은 홍수전 자신이 이것을 인정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양수청은 신권으로 홍수전을 억누를 수 있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그 당시의 태평천국은 양수청이 실제상의 최고통치자이다. 홍수전은 그저 괴뢰이다. 사당안에 모셔놓은 신상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홍수전이 어떻게 '천경사변'때 성공적으로 판을 뒤집고 일거에 양수청을 제거하고 절대권력을 장악할 수 있었느냐는 것이다.


첫째, 홍수전은 고의로 약하게 보여서 양수청의 경계심을 완화시켰다.


홍수전은 천왕이다. 태평천국의 창시자이고 최고지도자이다. 그의 지위는 존귀하기 그지없다. 비록 '황제'를 칭하지는 않았지만, 정치구조상 그의 지위는 황제와 다름이 없다.


다만, 양수청의 압박하에 홍수전은 계속 약하게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는 11년간 왕부를 나가지도 않고 대신을 만나지도 않으며, 부하들과 연락하지도 않았다. 그저 왕부안에 꼭 숨어 있었다. 그리고 그의 수천 비빈들과 먹고 놀고 마셨다. 이렇게 함으로써 양수청을 마비시키고, 양수청으로 하여금 홍수전은 야심아나 큰 뜻이 없고 그저 여자에 빠져서 향락을 즐기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여기게 만든 것이다.


동시에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도 홍수전은 체면을 내려놓고, 양수청에게 약하게 나간다. 양수청은 자주 '천부'의 명의로 홍수전을 무릎꿇게 한다. 홍수전을 '수전 나의 아들'이라고 부른다. 이건 일반인이라면 도저히 용납할 수 없을 것이다. 하물며 제왕인데. 그래도 홍수전은 모두 받아준다. 그리고 시키는대로 무릎을 꿇는다. 이렇게 함으로써 한편으로 양수청이 홍수전은 의지가 약한 사람이라고 여기게 만들고, 다른 한편으로, 태평천국내부에서 양수청의 비양발호에 불만을 갖는 사람들을 자극한다.


둘째, 홍수전은 암도진창(暗渡陳倉)으로 야심과 위창휘의 도움을 받는다.


홍수전이 양수청을 제거하려면, 사상운동을 벌여서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사상운동을 시작하면 양수청이 경계를 하게 될 것이고, 심지어 그가 정변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래서 홍수전이 양수청을 제거하려면, 그저 도와줄 사람을 찾아야 한다. 강희제가 아오바이를 잡은 것처럼 숨어서 암중으로 조작해야 한다.


그러나, 이 도와줄 사람은 석달개같은 사람이면 안된다. 왜냐하면 석달개에게 도움을 청하게 되면, 석달개의 영웅기개와 성격으로 보아, 반드시 양수청과 직접 대면하여 따질 것이다. 그렇게 하면, 양수청이 약간 기세를 꺽기는 하겠지만, 홍수전과 양수청의 실력으로 보아, 홍수전은 결국 양수청에게 패배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그는 반드시 심지가 악독한 인물을 찾아야 했다. 그리고 그는 야심가이면 더욱 좋다. 그래야 양수정에 대하여 손속에 사정을 두지 않고 참초제근하게 될 것이다.


셋째, 홍수전은 일거양득을 노렸다. 일거에 자신의 지위를 공고히 한다.


사람을 구해서 정적을 제거하는 것은 큰 골치를 남긴다. 이 도와준 사람이 최종적으로 권신이 될 수가 있다. 역사상 그런 사례는 아주 많다. 예를 들어 석형이 명영종을 도와 탈문지변을 일으킨 후에 권신이 된다. 황제가 정변을 성공한 후 다시 방법을 강구해서 자기를 도와준 사람도 제거해야 한다.


홍수전이 '천경사변'에서 고명했던 점은 그가 찾은 이 위창휘는 확실히 마음이 악독했고 손속이 매웠다. 양수청의 일가와 동왕부를 확실하게 정리한다. 이는 홍수전에 있어서 좋은 일이다. 왜냐하면 그는 이것을 빌미로 사람들의 주의력을 위창휘에게 돌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모두 위창휘를 미워하게 만들어, 순조롭게 위창휘를 제거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하면 자신의 권력에 장애물이 되는 것을 모두 없애게 된다.


이어서 그는 석달개에게 통지하여 위창휘를 제거하게 하고, 양수청의 명예를 회복시켜준다.


일거양득이다. 양수청을 제거하는 동시에 위창휘도 죽여버린다. 그리하여 자신이 권력을 독점하는데 장애물을 없앤다.


여기에서 알 수 있다. 홍수전은 제왕술을 정말 극치로 운용했다.


아쉽게도 홍수전이 권력을 쟁탈하기 위해 벌인 이번 사건으로 태평천국의 사기에 심대한 타격을 주어, 태평천국이 쇠퇴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