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 미상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홍수전이 배상제교(拜上帝敎)를 창립한 초기에 <성경>을 읽어본 적이 없다. 그는 <권세양언(勸世良言)>이라는 선교를 위한 소책자를 통하여 기독교를 이해했다. <권세양언>의 작자인 양아발(梁阿發)은 4년간 사숙에서 공부했을 뿐이다. 그래서 시정의 용어로 썻고, 구조는 혼란스럽고 체계가 없었다. 그래서 홍수전은 <성경>에 대한 이해가 처음부터 편차가 컸다. 그가 상제교이론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모순되는 곳이 여러군데 나타나게 된다.
예를 들어, 중국전통문화에서 용은 신성한 것이다. 그러나 서방문화에서 용은 사악한 것이다. 배상제교를 창립할 때, 홍수전은 용이 마귀라고 선포한 적이 있다. 그러나 천경을 도성으로 삼은 후, 홍수전은 천왕궁에 중국전통에 따라 곳곳을 용으로 점철하여 자신의 위엄을 드러낸다. 금새에는 용머리를 주조하고, 궁전중에 금룡전을 건설하며, 황포에도 구룡을 수놓는다. 그가 반포파는 조서에도 용봉의 도안을 쓴다. 얼마후 누군가 그에게 그가 일찌기 용을 요귀로 규정했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홍수전은 그제서야 모순을 깨닫는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홍수전은 장인들에게 그가 쓰는 용의 두 눈에 화살을 하나씩 박도록 한다. 이를 "사안(射眼)"이라고 한다. 그는 말했다. 눈을 쏜 용은 더 이상 마귀가 아니다.
또 다른 예를 들면, 배상제교와 기독교는 같이 동일한 하나님을 모시지만, 교의에서는 여러가지 다른 점이 있다:
이교도가 돼지를 제사에 바치는 성물로 쓰는 것에 비추어, 하나님은 이스라엘인들에게 돼지고기를 먹지 못하게 하였다. 그러므로 유태인이 보기에, 돼지는 불결한 것이다. 그러나 상제교에서는 이 점을 몰라서 공공연히 돼지고기를 가지고 하느님에게 제사를 지냈다.
기독교의 하느님은 무형무체의 '순령(純靈)'이다. 홍수전은 그러나 사람들에게 말한다. 하느님은 늙은 남자이다. 황금수염이 가득하고, 처가 있을 뿐아니라, 첩도 많이 두었다. 그리고 홍수전은 또 말한다. 하느님은 예수와 그라는 두 아들을 낳았을 뿐아니라, 여러 딸도 낳았다. 즉 그의 "중소매(衆小妹)"이다. 아들은 결혼하여 부인이 있을 뿐아니라, 소매들도 결혼했다. 홍수전은 당당하게 이렇게 말한다. 하나님의 큰아들 에수는 하늘에서 하나님을 위하여 3대를 낳았다. 그리고 성별까지도 분명히 밝힌다: 2남 3녀.
기독교에서는 천당은 하나님, 천사와 신도들의 영혼이 거처하는 곳이고, 모두가 즐겁게 함께 한다. 홍수전은 그러나 천당에도 등급이 분명히 나뉘며, 모두 33층으로 나뉜다고 하였다. "그중 하나님이 거주하는 두정중천(頭頂重天)은 풍경이 아주 좋다. 위풍있고 즐거우며 향락이 끝이 없는 곳이다."
이 삼십삼천의 개념은 분명히 불교의 "삼십삼천"에서 따왔다. 그러나 모든 일에 깊이 연구하지 않는 홍수전은 여기서도 불교경전을 잘못 읽었다. 불교의 삼십삼천은 삼십삼개층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불교에서는 윤회오도를 지옥, 아귀, 축생, 인, 천으로 나누고, 천은 다시 삼계제천으로 나눈다. 욕계6천, 색계17천, 무색계4천이다. 이 '삼십삼천'은 바로 욕계6천중 하나이다. 불교에서는 이들 하늘은 모두 '미계(迷界)'에 처해있다고 보고, 아직 해탈이 아니라고 본다. 열반만이 최고의 경지이다. 홍수전은 그저 글자만 보고 그 뜻을 추측해서 이런 우스개를 만들어낸 것이다.
한번은 서양인이 우연히 내방했는데, 홍수전은 그제서야 이런 잘못들을 깨닫게 된다. 그때는 1854년이다. 영국주상해영사관의 맥아더, 보링등의 사람들이 천경을 방문한다. 천경에 도착하자, 그들은 '상제교'의 교의가 <성경>에 기록된 것과 여러군데 다른 점이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들은 동왕 양수청에게 서신을 쓴다. 그리고 체계적으로 태평천국이 교의에서 잘못된 점들을 지적한다. 예를 들어,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성경>에서는 분명히 하나님이 무형무상이라고 하였고, 키가 크고 작고도 없고, 몸이 넓고 좁고도 없다. 너희는 어찌 하나님의 몸이 큰지 작은지 뚱뚱한지 말랐는지를 말하는가?
영국인의 이 서신은 태평천국의 내부에 적지 않은 정신적 충격을 가한다. "전체 천경성은 일시에 부글부글 끓는다." 태평천국의 일부 정책 예를 들어 남녀관대도등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은 이 기회를 틈타, 속속 얘기를 하기 시작한다. 서양인들이 "말하기를 너희와 우리는 같은 종교인데, 어찌 너희는 남녀관을 나누는가"라고 하였다. 그 뜻은 서양인들이 홍수전의 상제교는 정통이 아니라고 비판했다는 것이다.
홍수전과 태평천국의 상층지도자들은 놀라서 식은 땀을 흘린다. 그들은 처음으로 성경을 꺼내서 진지하게 읽어본다. 영국인들이 한 말이 한마디 한마디 모두 사실이라는 것을 발견한다. 그들이 이해한 기독교의 교의는 잘못된 곳이 너무나 많았다. 이러한 거대한 정신적인 위기앞에서, 홍수전의 대응방식은 기이하게도 간단하고 직접적이었다: 영국인의 서신을 받은지 8일후, 양수청은 다시 한번 천부하범을 하여, 사람들에게 폭탄같은 지시를 내린다. 번방(番邦)의 서양인들이 가져온 <성경>은 "여러곳에 와전된 것이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출판을 정지한다는 것이다.
외국인들이 떠난 후 이 일은 홍수전에게 마음 속의 중대한 병으로 남는다. 그후 몇년간, 그는 국사를 내팽개치고, <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연구한다. 그중 '와전'된 부분을 "개정'한다. <성경>에서 자신의 원래 주장과 부합하지 않는 곳은 모조리 삭제하거나 고쳐썼다.
삭제수정후 <신성경>이 새로 출간된다. 그러나, <성경>을 삭제수정한 효과는 홍수전이 기대했던 것처럼 좋지 못했다. 태평군은 보편적으로 문화수준이 낮았다. 직접 책을 읽을 수 없었다. 그래서 보통의 태평군전사에 있어서, 상제교의 하나님은 '손오공'이나 '양육랑'과 별 차이가 없었다. 그것이 '영통'하기만 하면 된다. 그들을 나중에 천당으로 데려다 줄 수 있으면 그만이다. <성경>내용이 맞는지 틀리는지는 그들이 원래 알 수가 없는 일이다. 그러나 이번 대규모의 삭제수정은 그들이 여러해동안 믿어 의심치 않던 경전이 원래 잠못된 것이라는 사실을 널리 선전하는 효과만 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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