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역사인물-시대별/역사인물 (당)

이치(李治)는 황태자(皇太子) 자리를 그저 주워먹었는가?

중은우시 2018. 7. 28. 17:06

글: 역사변연(歷史邊緣)


당태종 정권17년(643년)의 사월, 흘간승기(紇干承基)가 당태종 이세민에게 고발한다. 태자 이승건(李承乾)이 모반을 꾀한다고, 당태종 이세민은 대신을 소집하여, 조사한 후, 흘간승기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태자 이승건을 폐출시키고, 그를 서인으로 격하시킨다.


이승건이 처벌받은 후, 위왕(魏王) 이태(李泰)는 매일 진궁하여 당태종을 모신다. 당태종은 그의 면전에서 그를 황태자로 세우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일부 대신들고 당태종에게 이태를 황태자로 삼으라고 권유한다.


하루는, 당태종이 그의 주위에 있는 대신들에게 물어본다: "어제 저녁, 내가 이태에게 태자를 삼겠다고 했더니, 이태는 어린아이처럼 나의 품으로 뛰어들며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부황, 나는 오늘 진정 당신의 아들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나의 두번째 생일입니다. 나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는데, 내가 죽을 때, 아들을 죽여버리고, 황위를 동생 이치(李治)에게 넘기겠습니다.' 그렇다. 이태는 이렇게 충후했다. 누가 자신의 아들을 아끼지 않겠는가. 그런데 그는 자신의 아들을 죽여서 황위를 이치에게 넘기겠다고 한다. 그에게 이런 마음이 있다니 정말 나는 기쁘다."


대신들은 그 말을 듣고 아무도 말을 꺼내지 않았다. 이때, 간의대부(諫議大夫) 격준량(格遵良)이 나섰다. 그는 당태종에게 이렇게 말한다: "폐하, 그 말씀은 아주 잘못되었습니다. 다시 고려해주시기 바랍니다. 태자를 세우는 문제에서 잘못이 있으면 안됩니다. 폐하께서 이전에 이승건을 태자로 삼을 때, 폐하는 위왕 이태를 더욱 총애했습니다. 그래서 이승건이 모반을 꾀하게 된 것입니다. 사건이 일어난지 며칠도 되지 않았는데, 그 일을 귀감으로 삼으셔야 합니다. 폐하께서 현재 위왕을 태자로 삼으시면, 먼저 진왕(晋王, 이치)을 처리하십시오, 그래야 평안무사할 것입니다."


당태종은 격준량의 말을 다 듣고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참이 지난 후, 그는 눈물을 흘리며 말한다: "걔들은 모두 내 아들이다. 내가 어찌 악독하게 손을 쓸 수 있겠는가. 그런 일은 내가 할 수 없다." 말을 마치고 기운이 빠져서 궁으로 돌아갔다.


위왕 이태는 당태종이 진왕 이치를 태자로 삼을까봐 걱정되었다. 하루는 그가 진왕에게 말한다: "너와 한왕(漢王) 원창(元昌, 이원창은 당태종 이세민의 동생인데, 모반으로 피살되었다)은 관계가 아주 좋았지 않는댜. 현재 원창은 사사되었는데, 너는 그와 같은 최후가 올까봐 걱정되지 않느냐?" 이치는 이태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듣고는 가슴을 졸이게 된다.


그후 그는 매일 우울한 모습이었다. 당태종이 그를 볼 때마다 그는 이렇게 우울한 얼굴이었다. 그래서 당태종은 그에게 왜 그러는지 물어본다. 이치는 사정을 당태종에게 말했다. 당태종은 이치의 말을 듣고난 후에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이태를 태자로 삼겠다고 약속한 것을 후회하기 시작한다. 그는 이승건이 그에게 한 말을 떠올렸다. 그의 모반은 이태가 교사한 것이라고. 현재, 이태는 다시 이치에게 이런 말을 했다. 그런데 자신이 그를 태자로 앉히면, 바로 그의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닌가?


그리하여 태종은 괴로워한다. 이승건이 폐출된 그날, 당태종은 양의전(兩儀殿)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진왕 이치가 그의 곁을 지켜주었다. 대신들이 모두 나간 후, 대전에는 장손무기(長孫无忌), 방현령(房玄齡), 이세적(李世勣), 저수량(褚遂良)의 4명만 남았다. 당태종은 이들에게 말한다: "짐에게는 3명의 아들이 있고, 동생 하나가 있다. 그들은 어떻게 모반을 꾀하지 않으면 심회불궤(心懷不軌)하단 말인가? 짐은 실로 가슴이 아프다." 말을 하면서, 당태종은 눈물을 흘린다. 돌연, 그는 격동하여 침대에 머리를 부딛쳐 간다. 장손무기등은 상황이 좋지 않음을 보고 급히 달려가서 끌어안는다. 당태종은 극렬히 버둥대며, 다시 패도(佩刀)를 끄집어 낸다. 통곡을 하면서 자살하겠다고 한다. 저수량도 급히 앞으로 뛰어나와 칼을 빼앗아 진왕 이치에게 넘긴다.


장손무기등은 당태종이 이처럼 격동하는 것을 보고, 극력 그를 위로한다. 그에게 이렇게 말한다: "폐하, 화를 거두십시오. 뭐든지 말로 하시고, 고민하지 마십시오."


당태종은 탄식을 내뱉으며 말한다: "짐은 이치를 태자로 삼고 싶다. 너희들 생각은 어떠냐?" 장손무기가 바로 말한다: "우리는 모두 폐하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만일 동의하지 않는 자가 있으면 끌어내서 참수하십시오."


당태종은 장손무기가 그렇게 말하자, 머리를 돌려 한켠에 서 있던 이치에게 말한다: "너의 외숙은 이미 네가 태자에 오르는데 동의했다. 너는 그에게 감사해야 한다." 이치는 급히 장손무기에게 감사인사를 한다.


그 후, 당태종은 장손무기에게 묻는다. "너희와 짐의 의견은 이미 일치했다. 그러나 조정의 관리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장손무기가 말한다: "폐하, 진왕은 인의(仁義)가 있고 효경(孝敬)하니, 천하의 백성들이 모두 그를 좋아합니다. 폐하께서 문무백관을 모아서 한번 물어보시면 ㅚㄹ 것입니다. 만일 진왕이 태자로 되는 것에 반대하는 자가 있다면, 그것은 미천한 신하들이 폐하의 은혜에 보답하지 못하는 것이니, 우리를 처벌해 주십시오."


당태종은 장손무기의 의견을 듣고 태극전으로 간다. 그리고 문무백관을 소집한 후 그들에게 말한다: "태자 이승건은 대역무도하고 범상작란(犯上作亂)했으며, 위왕 이태는 거심불량(居心不良)하니 그들은 모두 태자가 될 수 없다. 짐이 생각하기로 황자중에서 적당한 후보를 찾아야 한다. 너희는 누구를 태자로 세우면 적합하겠는가. 이 자리에서 말해달라!"


대신들은 당태종의 말을 들은 후, 마음 속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그리하여 대신들은 한 목소리로 소리친다: "진왕 이치가 인의효순하니 태자로 세우심이 마땅합니다." 당태종은 그들의 대답을 듣고 아주 기뻐한다. 그리고 바로 이 날, 이태가 100여명의 기병을 이끌고 영안문에 왔을 때, 당태종이 보낸 사람에게 체포되고, 나중에 북원(北苑)에 구금된다.


칠월, 당태종은 조서를 내려 이치를 태자로 삼는다. 그리고 친히 천문루에 가서 천하에 대사면령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