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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인물-개인별/역사인물 (악비)

악비는 처가 바람났을 때 어떻게 하였을까?

by 중은우시 2018. 2. 26.

글: 담사용(覃仕勇)


남송 소흥(紹興) 5년(1135년), 32살의 전쟁터의 새로운 스타이자 나중에 청사에 이름을 남기는 대영웅 악비(岳飛)에게는 인생에서 중천에 뜬 해와 같은 해였다. 그가 친히 이끄는 악가군은 비바람 속에서 흔들리는 남송왕조가 크게 의지하는 정예군이었다. "행영우변호군(行營右邊護軍)"의 군호를 수여받아, 장준(張俊), 한세충(韓世忠), 유광세(劉光世), 오개(吳玠)의 4대명장의 군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 본인의 명성도 크게 올라가서 이 네명의 선배들과 나란히 이름을 올려, "중흥오대장(中興五大將)"이라 불린다. 그러나 전쟁터에 나서면 경력이 가장 짧은 악비가 항상 네명의 선배들보다도 눈에 띄었다. 특히, 양요(楊幺)의 반란을 평정할 때는 칼에 피한방울 묻히지 않고 가장 큰 공을 세워, 남송의 후방을 안정시킨다. 그의 부대가 가장 풍성하게 노획하다보니, 우군들이 모두 눈이 벌개진다.

이미 성숙해진 악비는 나무가 크면 바람도 많이 맞는다는 이치를 알고 있었다. 그는 이 네명의 선배와의 관계를 잘 처리하는데 신경을 썼다. 이번에 양요를 평정하고나서는 즉시 노획한 누선을 장,한,류,오 네 사람에게 나누어 보낸다. 한 사람에 1척씩, 그 위의 병사와 장비를 모조리 끼워서.

한세충은 이런 선물을 받고 기뻐서 입을 다물지 못한다. 사람들 앞에서 악비가 보낸 사자 왕충신(王忠臣)을 끌면서 안부를 묻고는 다른 사람들과 거리가 떨어지자 얼굴에 신비한 기색을 띄면서 조용히 왕충신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전한다. "너는 돌아가서 악선무에게 알려드려라. 그의 전처인 유씨가 나의 군영의 한 소대장에게 시집을 갔다. 만일 악선무가 옛정을 잊지 않았다면 사람을 보내서 그녀를 데려갈 수 있다고 해라."

즉, 악비의 전처가 한세충의 군영에 있고, 이미 다른 사람에게 시집갔다는 것이다.

사실은 이러하다. 대여웅 악비는 초기에 전쟁터를 떠돌 때, 이것은 고통스러운 혼인이었기 때문에 그가 이 일을 언급하는 일은 없었다. 유씨가 그와 헤어지게 된 것은 무슨 전란중에 가족이 흩어진 비정극이 아니라, 그녀가 바람이 났었기 때문이다.

원래, 악비는 일찌기 부모가 정해준 유씨와 결혼하여 악운(岳雲), 악뢰(岳雷) 두 아들을 낳는다. 원래 아름답고 행복해야할 생활이 금나라군대가 치입하면서, 국난이 닥친다. 청년 악비는 처자식을 남겨두고 군대에 들어가서 나라를 위하여 전쟁에 참가한다.

악비가 이렇게 결연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처 유씨를 믿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대의를 알아서 노모를 잘 모시고 고향에서 살고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그가 떠나자마자 유씨는 적막을 참지 못하고 다른 남자와 도망친다. 전공을 세우고 돌아온 악비는 탕음 고향에서 가족을 만났을 때 그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사나이는 탄식을 금할 수 없었다.

그래도 계속 살아야 했다. 악비는 소개를 받아 나이가 그보다 2살많은 어부의 딸 이씨(李氏)를 맞이한다. 그리하여 새로운 애정이 시작된다. 원래 좋은 뜻으로 한세충이 알려준 것이지만, 다시 옛 일을 들춰내는데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적과 싸우고 국가에 충성하는 열혈남아가 전처의 배반이라는 치욕을 만났다. 그를 배반했던 여인은 지금 우군의 군영에서 생활하고 있다. 복수를 할 것인가. 그러면 통쾌하기는 할 것이다. 옛정을 되살릴 것인가? 아마도 말만 하면 한세충은 바로 그녀를 보내줄 것이다. 악비가 어떻게 했을까?

전혀 생각지도 못하게 악비는 남들이 상상도 못할 일을 한다. 왕충신에게 다시 한세충의 부대를 찾아가서 그 소대장을 찾아 오백관의 거금을 주고 오라고 시킨 것이다.

왜 그랬을까? 악비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뜻은 분명했다: 일야부처백일은(一夜夫妻百日恩). 예전에 같이 산 정이 있으니 살 길을 열어주는 것이 좋은 것이다.

이 일이 전해지자 군중의 상하는 모두 말이 많았다. 나중에는 송고종까지 알게 된다. 송고종은 호기심에 악비를 만났을 때 그 연유를 물어본다: 네가 그렇게 그녀를 신경써주면서, 왜 그녀를 데려오지는 않았는가?

사람들이 말을 많이 해도 계속 침묵을 지키고 있던 악비도 이때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신이 당초 얼음을 밟고 황하를 건넜을 때, 처를 남겨두어 노모를 모시게 했습니다. 생각지도 못하게 그녀는 다시 개가하고 또 개가했습니다. 전후로 두번이나 다른 사람에게 시집을 갔습니다. 신은 뼈에 사무치게 밉지만, 사람을 시켜 오백관의 돈을 그녀에게 보내어 생활에 보태 쓰도록 했습니다. 지금 성상께서 물어보시니 저는 직언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천하인들이 그 중의 연유를 알지 못하고 내가 나쁜 사람이라고 욕할까봐 걱정이 되어서 그랬습니다."

이 풍파후에, 악비의 명성은 더욱 천하에 퍼진다. 그리고 후인들이 더욱 감탄하는 것은 그후에 그와 일생을 함께한 이씨이다.

바람이 나서 도망친 유씨와는 달시 어부집안 출신인 이씨는 대의를 잘 아는 좋은 여자였다. 이전의 유씨소생의 두 아들도 자기가 낳은 아들처럼 키웠고, 악비의 모친에게도 효도를 다했다. 당시에 좋은 며느리로 이름이 높았다.

악가군에서, 그녀는 명망이 아주 높았다. 악비의 처로서, 모든 일에 솔선수범한다. 악비가 전선에서 싸울 때는 그녀가 병사들의 가족을 돌보았다. 일찌기 악비가 없을 때 반란이 일어났는데 그녀가 일어나서 즉시 평정한다. 악가군이 한 마음으로 응집력을 보이는데는 그녀의 공로가 적지 않았다.

심지어 여러해 후에 악비가 억울하게 죽고나서 악씨집안이 풍비박산난다. 이때 이부인은 이를 악물고 버틴다. 온가족을 이끌고 혜주로 가서 고난의 세월을 견뎌낸다. 일대영웅의 가족혈맥을 그녀가 보존한 것이다. 후인들이 이 여인을 언급할 때마다 항상 악비의 이전 이야기를 꺼낸다. 흉금이 넓은 좋은 남자는 반드시 행복을 얻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