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천국의 작위(爵位)에 대하여...

글: 기위도(幾葦渡)

태평천국은 13년간 존재하면서 전체 중국의 절반을 차지했었다. 이 정권의 작위에 대하여 써보기로 한다.

작위는 중국사회에서 일찌감치 나타났다. 시종 '군공(軍功)'과 관련이 있었다. "분토당년만호후(糞土當年萬戶侯, 옛날의 만호후를 모조리 분토만도 못하게 여긴다)"는 아마도 청고한 인사의 호언일 것이다. 사실상 아마 그들은 촌장도 해본 적이 없을지도 모른다. 정상적인 체제에서 작위와 관직은 서로 다른 체계이다. 다만 서로 비교하고 참조할 수는 있다. 다만 태평천국에서는 둘이 같이 엮였다. 뇌세포를 굴려서 굳이 작위의 정의를 굳이 깊계 생각할 것은 없다. 그저 한번 들으면 그만이고, 개략적으로 알기만 하면 된다.

1850년 홍수전(洪秀全)을 우두머리로 하는 일군의 무리들이 청나라조정에 반란을 일으킨다. 다만 더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얻어내기 위하여 반드시 '이론'이 있어야 했다. 그럴 듯한 구호를 앞세워야만 뒤따르는 무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홍수전은 기독교의 소책자에 근거하여 그리고 자신이 꿈을 꾼 것을 참조하여, "배상제교"를 만든다. 1851년, 정식으로 광서 금전에서 반란을 일으킨다. 이것이 바로 '금전기의(金田起義)'이다.

9월에 영안(永安)현성을 점령한 후 제1차 작위를 부여한다. 즉 영안봉왕(永安封王)이다. 홍수전은 천왕만세(天王萬歲)이고, 동왕(東王) 양수청(楊秀淸)은 구천세, 서왕(西王) 소조귀(蕭朝貴)는 팔천세, 남왕(南王) 풍운산(馮雲山)은 칠천세, 북왕(北王) 위창휘(韋昌輝)는 육천세, 익왕(翼王) 석달개(石達開)는 오찬세이다. 서왕이하는 모두 동왕의 지휘를 받는다. 동시에 그들에게는 행정직무도 부여된다. 동왕은 좌보정군사(左輔正軍師)이고, 서왕은 우필우정군사(右弼又正軍師)이고, 남왕은 전도부군사(前導副軍師)이고, 북왕은 후호우분군사(後護又副軍師)이다. 이 몇몇은 모두 군사라고 불리웠다. 군사(軍師)야말로 태평천국에서 가장 높은 관직이다.

그들은 왕에 봉해지기는 했지만, "왕야(王爺)"라고 불리지는 못한다. 왜냐하면 또 하나의 "야(爺)"가 있기 때문이다. 태평천국의 이론대로라면, 이 6명의 왕은 모두 하느님의 가족구성원이다. 부친인 하느님 여호와만이 "야"이다. 그리고 모친, 형님인 예수, 큰형수가 있다. 이들으 "천부, 천마, 천형, 천수(天父, 天媽, 天兄, 天嫂)로 무셔진다. 서왕 소조귀는 하느님의 아들은 아니지만, 사위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는 홍수전의 여동생인 홍선교를 부인으로 맞았기 때문이다. 이 가정조합에도 조정이 된다. 나중에는 아마도 천왕, 동왕만 남는다. 미 몇몇 '범간(凡間)'의 왕들은 '종실'이나 '국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별히 설명할 필요가 있는 것은 적과의 잔혹한 투쟁에서, 동왕은 특별한 공능을 발휘한다. 즉 천부하범(天父下凡)의 대리인이다. 서왕은 천형하범(天兄下凡)의 대리인이다. 정말 신기한 일이다.

어찌되었건, 태평천국의 이 몇몇 지도자들은 아주 대단했다. 2년만에 남경을 점령하고, 정식 수도로 삼는다. 그리고 천경(天京)이라고 개칭한다. 나아가 논공행상을 벌이는데, 왕의 아래에 후(侯)를 봉한다.

후에 봉해진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원래 모두 승상(丞相)이었다.

태평천국은 '이호예병형공(吏戶禮兵刑工)"를 참조하여 육부를 설립하는데, 직무의 명칭은 재미있게 지었다. 이부는 천관정승상(天官正丞相)이라고 불렀다. 여기에는 우정승상(又正丞相), 부승상(副丞相), 우부승상(又副丞相)이 있다. 기타 각부도 "지(地), 춘(春), 하(夏), 추(秋), 동(冬)"으로 붙였고, 모두 24명의 승상이 있다.

실제로 이 승상이라는 것은 '집정(執政)'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저 직위명칭일 뿐이다. 승상의 아래에는 이런 직위가 있다: 검점(檢點), 지휘(指揮), 장군(將軍), 총제(總制), 감군(監軍), 군수(軍帥), 사수(師帥), 여수(旅帥), 졸장(卒長), 양사마(兩司馬). 왕과 후에는 모두 13급이 있다.

처음에 후로 봉해진 몇명 중에서 서열이 가장 높은 사람은 천관정승상 진일강(秦日綱)이다. 그는 정천후(頂天侯)에 봉해진다. 춘관정승상 호이황(胡以晃)은 호국후(護國侯)에 봉해졌다가 나중에 호천후(護天侯)로 이름을 바꾼다.

왜 특별히 이 두 사람을 언급했는가. 왜냐하면 그들은 금방 승진했기 때문이다.

남경을 점령하기 전에, 서왕과 남왕은 이미 전사한다. 상제(上帝) 가정에는 홍수전, 양수청의 두 명과 위창휘, 석달개만 남는다.

각방면의 요소를 통합한 후, 조직에서 진일강을 연왕(燕王)으로 승진시키기로 결정한다. 얼마후에는 다시 호이황은 예왕(豫王)으로 승진시킨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상제가정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 이것은 아주 중요한 구별이다.

유감스럽게도 이 두 사람은 얼마 지나지 않아 처분된다. 전투에서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 진일강은 정천연(頂天燕)으로, 호이황은 호천예(護天豫)로 강급된다. 왕보다는 낮고, 후보다는 높다. 연은 예보다 높다. 복잡한 등급제도가 이렇게 시작된다.

환난을 같이 하기는 쉬워도 부귀를 같이 누리기는 어렵다. 양수청은 자신이 왜 2인자에 머물러야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만세'가 될 준비를 한다. 홍수전은 이렇게 생각한다. 너는 2인자도 하지 말라. 위창휘는 이렇게 생각한다. 큰형님과 둘째형님이 먼저 싸워라. 내게도 기회가 오는지 보겠다. 석달개는 이렇게 생각한다. 한동안 내 차례는 오지 않을 것이다. 서두를 것없다.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상제가정의 구성원이 아니지 않는가. 속세와 상제가정과의 거리는 감히 뛰어넘을 수가 없는 것이다.

1856년 천경사변이 발생한다. 위창휘, 진일강은 홍수전의 명의로 양수청과 그의 파벌을 도살한다. 민원이 크게 일어난다. 석달개는 위창휘와 만났지만 의견일치를 보지 못한다. 그러나 가족이 위창휘에게 살해당한다. 익왕 석달개는 분노했다. 천왕에게 이들 철두철미한 '반란자'들에게 가장 엄중하고 가장 철저한 처분을 내려달라고 요구한다. 복잡한 내부투쟁을 거쳐, 반도 위창휘가 피살된다. 진일강도 피살된다. 반대로 동왕은 명예와 작위를 회복한다. 홍수전은 다섯째아들로 하여금 멸문된 동왕을 승계하여 유동왕(幼東王)으로 삼는다.

손가락으로 꼽지 않아도 이젠 알 수 있다. 상제가정에는 이제 둘만 남았다. 익왕은 전면적으로 태평천국의 일상업무를 관장한다. 천왕은 이 자가 매우 위험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석달개를 통군주장(通軍主將)으로 임명하고, 동왕의 이전 군사직무는 자신이 직접 맡는다. 동시에 능력도 없고 위신도 없는 자신의 두 형을 발탁하여 홍인발(洪仁發)을 안왕(安王)으로, 홍인달(洪仁達)을 복왕(福王)으로 삼는다. 이를 통해 석달개를 견제한다.

석달개는 기개가 있는 인물이다. 화가 나서 소속부대를 이끌고 떠난다. 스스로 독자적인 길을 개척한 것이다. 6년간 힘들게 싸우다가 대도구(大渡口)에서 청군에 몰려 포로로 잡힌 후 능치처참당한다. 나이 33살이었다.

이 과정에서, 홍수전은 후회한 바 있다. 어쨌든 큰 군사역량이 분열된 것이다. 석달개를 의왕(義王)으로 승급시킬 것은 선포하고, 천경으로 돌아와서 업무를 주재해줄 것을 바란다. 동시에 안왕, 복왕의 왕작위를 뗴어내고, 천안(天安), 천복(天福)으로 봉한다. 다만 석달개는 거절했지만, 이"의(義)"자는 남겨서 나중에 작위가 된다.

이상의 변화과정에서 특수하게 태평천국의 "왕'의 아래에 6등급의 작위가 생긴다: 즉 "의, 안, 복, 연, 예, 후"가 그것이다.

구체적으로 책봉할 때, 기본적으로 중간에 "천(天)"자를 넣는다. 앞에는 다시 길상(吉祥)의 의미가 담긴 글자를 넣는다. 예를 들어, 진옥성(陳玉成)이 전군주장(前軍主將)이므로 성천의(成天義)가 되고, 이수성은 후군주장으로 합천의(合天義)가 된다.

천경사변과 석달개의 이탈로 홍수전은 이후에 영원히 왕을 봉하지 않겠다고 선포한다.

그러나 금방 1859년, 이 원칙은 깨져버린다. 홍수전의 또 다른 동생인 홍인간(洪仁玕)이 천경으로 와서 중용된다. 특별히 중용된다. 1달내에 여러번 승진을 거듭해서, 군사간왕(軍師干王)에 까지 오른다.

모두 기뻐했다. 천왕이 동생을 왕에 봉했으니, 이제 우리도 왕이 되어 보자. 나도 수하에 병력을 가지고 있다. 진옥성은 영왕(英王)에 봉해지고, 이수성(李秀成)은 충왕(忠王)에 봉해진다. 양보청(楊輔淸)은 보왕(輔王)이 되고, 이세현(李世賢)은 시왕(侍王)이 된다..

그 아래의 몇 단계 작위도 계속 승급된다.

다시 그 후에 왕의 아래 천의의 위에, 천장(天將), 조장(朝將), 주장(主將)등의 수많은 작위 혹은 직위칭호가 생겨난다.

그래서 각종 진급, 각종 임명장, 각종 명예증서, 각종 공수표, 각종 봉왕, 각종대왕, 각종 소왕...일설에 따르면 모두 2천여명의 왕을 봉했다고 한다.

객관적으로 상술한 태평천국의 작위체계를 보면, 왕과 초기의 6등급 작위는 그래도 정상적이었다. 그저 등급을 세분한 것이다.

청나라종실에서도, "친왕, 군왕, 패륵, 패자, 봉은진국공, 봉은보국공, 불입팔푼진국공, 불입팔푼보국공"등등으로 나누었고, 모두 초품(超品)이다. 신하의 봉작은 다시 "공후백자남"의 체계를 가졌다. 백(伯)이상은 초품(超品)이다.

태평천국의 어지러움은 온갖 것들에 종교적인 색채까지 더해서 후기에는 범람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동왕과 간왕의 직무전칭을 보도록 하자. 그러면 아마도 약간은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양수청(제사활동에 쓰던 직위명칭): 진천명 태평천국 전천부상주황상제진신진성지 권위사 성신상제지풍뢰 화내사 속병주 좌보 정군사 후사 전중군겸우군 동왕 구천세

홍인간: 전전이부정천료 흠명문형정총재 요부영수 개조정충정군사 어림병마건천조사겸어림원일천사 겸우정견고정량사 정천부조강 개조왕종 간왕 복천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