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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역사사건/역사사건 (송)

서하황제(西夏皇帝): 수명은 짧은데 재위기간은 길다

by 중은우시 2018. 1. 19.

글: 풍현일(馮玄一)


서하는 당항족(黨項族)이 건립한 국가이다. 당항족은 강족(羌族)의 한 갈래이며, 위진남북조시기에 소위 "오호(五胡)" 가운데 강족이 있었다. 16국의 하나인 후진(後秦)은 바로 강족이 건립한 정권이다. 일찌기 당나라말기에 당항족은 일부 할거세력을 건립하기 시작한다. 당항족인 척발사공(拓跋思恭)을 수령으로 하는 할거세력은 점차 주변의 일부 부락을 병합하며 하주(夏州, 구체적으로는 오늘날의 섬서성 일대)를 장악하고 자사(刺史)를 자칭한다. 명의상으로는 당나라조정에 복속했지만, 실제로는 일방에 할거했다. 881년, 척발사공은 정난절도사(定難節度使), 하국공(夏國公)에 봉해지며 이(李)씨성을 하사받는다. 그후에 대대로 세습한다. 그후 당항족은 계속하여 하주를 점거했다. 이덕명(李德明, 981-1032)에 이르러 그는 "의료화송(依遼和宋)"정책을 쓴다. 요와 송의 틈바구니에서 점점 강대해진다. 요나라는 이덕명을 대하국왕(大夏國王)에 봉하고, 송인종도 그를 하국왕(夏國王)에 봉한다.


이덕명이 죽은 후, 그의 아들 이원호(李元昊)는 1038년에 칭제하고 국호를 대하(大夏)라 하며, 수도를 흥경(興慶)에 정한다. 대하는 송나라의 서쪽에 있으므로 송나라사람들은 그들을 "서하"라 불렀다. 1227년, 서하의 마지막 황제가 몽골에 투항하니 서하는 멸망한다. 전후로 190년간 모두 10명의 황제를 배출한다.


황제들의 향년과 재위기간은 다음과 같다:

이원호(李元昊), 향년46세, 재위11년

이양조(李諒祚), 향년21세, 재위19년

이병상(李秉常), 향년27년, 재위20년

이건순(李乾順), 향년57년, 재위54년

이인효(李仁孝), 향년70년, 재위54년

이순우(李純祐), 향년30세, 재위14년

이안전(李安全), 향년42세, 재위6년

이준욱(李遵頊), 향년64세, 재위13년

이덕왕(李德旺), 향년46세, 재위4년

이현(李睍), 생졸년미상, 재위2년


서하의 10명 황제는 최후의 이현이 생졸년미상인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9명 황제의 평균연령은 44.8세이다. 이는 요(遼), 금(金), 양송(兩宋), 당(唐)보다 모두 적다. 서하황제중 수명이 가장 긴 이인효는 70세까지 살았다. 이는 고대황제중에서는 장수한 편이다. 다음으로는 이준욱이 64세까지 살았고, 나머지는 모두 60세에 미치지 못했다. 그런데, 서하황제의 평균재위기간은 평균수명이 더 길었던 다른 왕조보다 길었다. 만일 마지막 황제를 포함하면 서하의 10명황제의 평균재위기간은 19.7년이 되고, 만일 마지막 생졸년미상인 황제를 제외하면 9명황제의 평균재위기간은 21.7년이 된다. 이는 실로 보기 드문 장기재위기간이다. 서하이후 500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청왕조에 이르러 재위기간이 서하를 추월하게 된다.


황제의 수명은 짧은데, 재위기간은 길다. 이는 서하의 독특한 점이다. 두 황제의 재위기간은 54년에 이른다. 그중 이건순은 겨우 57살까지밖에 살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일생을 거의 황위에서 지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인생은 도대체 어떤 맛일까?


다만, 이건순만 그런 것은 아니다. 그의 두 직전 황제들도 마찬가지였다. 이양조는 21살까지 살았는데, 재위기간이 19년이고, 이병상은 27살까지 살았는데, 재위기간이 20년이다. 이런 현상은 다른 왕조에서는 보기 드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