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관우,장비의 도원결의는 역사적 근거가 있는가?

글; 무릉산인(茂陵散人)

도원결의는 <삼국연의>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유비, 관우와 장비를 얘기하자면 사람들은 항상 그들이 일찌기 탁군의 장비 집의 그 복숭아꽃이 만발한 도원(桃園)에서 성이 다르지만 의형제로 맺어진 이야기를 떠올린다. 같은 해 같은 달 같은 날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같은 해 같은 달 같은 날 죽기를 바란다는 이야기이다.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널리 전했고, 어떤 사람은 그들을 본받아 향을 사르며 의형제를 맺기도 한다. 그들 세 명이 생과 사를 함께 한 우의는 이미 후인들의 마음 속에 깊이 새겨져 있다.

이야기는 동한(東漢) 말기에 발생했다. 그때는 조정이 부패하고, 재해가 매년 발생하여, 백성들이 살기 힘들 때였다. 유비는 깊은 구렁텅이에 빠진 백성들을 구하고자 했고, 장비, 관우와 유비는 함께 큰 일을 도모하기로 한다. 그들 세 명은 의기투합했고, 장비의 집 뒤에 있는 도원에서 향을 사르고 결의형제를 맺고 하늘과 땅에 고한다. 그리고 나이에 따라서 형제의 순서를 정한다. 그후 30여년간, 세 사람은 비바람을 같이 맞고 간담상조하며 촉한의 기업을 일구어 낸다.

역사상 정말 도원결의라는 사건이 있었을까?

<삼국연의>의 기재에 다르면, 유비의 나이가 가장 많아서 큰 형이 되고, 관우가 둘째가 되며, 장비는 가장 어렸다고 한다. 그러나 역사기록에도 이렇게 되어 있을까?

<삼국지-선주전>에는 유비가 언제 태어났는지는 적혀 있지 않다. 다만 그가 장무3년(223년)에 사망했고, 그때 나이가 63세라고 되어 있다. 옛사람들은 만나이가 아니라 허세(虛歲)를 썼으므로 이를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유비는 한항제 연희4년(161)년에 태어났다. 그러므로 유비의 생몰년대는 161년-223년이다.

청나라 강희제때 관우의 고향인 해주(현재의 산서성 운성시)에서 우물을 팔 때, 관우조묘의 묘비를 발견한다. 비에는 관우의 집안내력이 기록되어 있었다. 당시 주단이라는 관리가 이를 근거로 <관후조묘비기>를 쓴다. 그 글을 보면 관우는 연희3년(160년) 육월에 태어났다. 이렇게 계산해보면 관우는 유비보다 1살이 많은 것이 된다. <삼국연의>에서 도원결의한 상황과는 맞지 않는다.

또 어떤 사람은 장비의 생년에 대하여 고증을 하였다. <사해>에서는 167-221년이라고 했다. <관공연보>에 "장비는 유비보다 4살이 적다"라는 내용을 근거로 하면 당연히 165-221년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만일 정말 도원결의가 있었다면, 관우가 큰형이 되어야 한다. 유비가 아니라. 그리고 <삼국지> <자치통감>에는 관우,유비,장비의 3사람이 의형제로 결의한 내용이 적혀 있지 않다.

역사적으로 유비, 관우,장비 세 사람의 관계는 확실히 남달랐다. <삼국지-관우전>에는 이런 말이 있다. 관우가 탁군으로 도망쳤을 때, 유비는 마침 고향에서 무리를 모으고 있었다. 관우와 장비가 그 문하로 들어간다. 나중에 유비는 평원상이 되고, 관우와 장비는 부사마가 되어 부곡을 나누어 통치한다. 그리고 두사람과 "같은 침대에서 자고, 마치 형제와 같았다(寢則同床 恩若兄弟)" 관우는 자주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하루종일 시립해 서 있었다. 나중에 관우가 생포된 후 조조가 사람을 보내어 투항을 권하자, 관우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유장군의 두터운 은혜를 입어 함께 죽기로 맹세했으니 배신할 수 없다." <삼국지-장비전>에도 이런 기록이 있다: "장비는...관우와 함께 선주(유비)를 모셨다. 관우의 나이가 몇살 많아서, 장비가 그를 형으로 모셨다." 여기에서 "은약형제"는 세 사람의 관계가 밀접하다는 것을 형용한 것이지, 진정한 형제라는 것은 아니다. 관우, 장비와 유비는 대다수의 시간동안 군신관계로 지냈다.

"장비가 관우를 형으로 모셨다"는 것도 장비가 관우를 형으로 대우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자기보다 나이 많은 사람을 형으로 부르며 대하는 경우는 많다. 반드시 결의형제여야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자기보다 나이많은 사람을 형으로 모신다. 옛날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그래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유비관우장비의 세 사람은 확실히 관계가 아주 밀접했다. 그러나 그들은 결의형제는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