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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역사인물-시대별/역사인물 (당)

수당(隋唐) 제일영웅 이원패(李元覇)

by 중은우시 2016. 7. 4.

글: 섭지추(葉知秋)


수당영웅을 얘기하자면 항상 이원패의 이름이 나오게 된다.

조금만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역사적으로 이원패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을. 이 이원패는 바로 <설당(說唐)> <흥당전(興唐傳)>에서 작가가 만들어낸 허구의 문학인물이다. 그런데 왜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무수한 역사적 명인들보다 더 유명해졌을까?

이원패의 짧으면서도 휘황한 일생동안 너무나 많은 멋진 일들을 해냈기 때문이다. 그의 황당한 죽음까지도 인생의 우의로 충만하다.


<설당>에서 이원패의 용맹은 천하무쌍이다. 그에게는 어떤 휘황한 전적이 있을까?

1. 수당의 둘째영웅인 우문성도(宇文成都)와 싸운다. 전전(殿前) 비무에서 우문성도는 전력을 다 해서 이원패의 손 하나를 움직이지 못한다. 이원패의 순서가 되었을 때, 그가 손을 휘두르자 우문성도는 하늘을 보고 바닥에 넘어진다. 최후로 양군이 교전할 때는 우문성도가 이원패에게 산채로 찢겨진다.


2. 수당의 셋째영웅인 배원경(裴元慶)과 싸운다. 배원경은 이원패의 삼추(三錘)를 맞고 말머리를 돌려 황망하게 도망친다. 이원패는 가가대소를 하며 말한다: "멋진 형제군. 천하에 냐의 반추를 막아내는 사람이 없는데, 너는 내 삼추를 막아냈으니 사나이라 할 만하다. 도망치는 걸 용서해주겠다!"


3. 수당의 일곱째영웅인 나성(羅成)과 싸운다. 나성의 철창(鐵槍)은 이원패의 일추에 부러진다. 나성의 호구도 찢어지고, 황망하게 도망치고 만다.


4. 수당의 열셋째영웅인 진경(秦瓊)과 싸운다. 철추로 가볍게 막는데, 반탄력으로 진경의 팔십근 호두철창이 날아가 버린다. 그리고 어디로 날아갔는지도 찾지 못한다. 진경이 놀라서 말에서 내려 용서를 빈다.


5. 사명산(四明山)에서, 이원패는 혼자서 적진을 뚫고 들어가서 십팔로반군의 23만대군을 격패시킨다. 적군의 대장 오십여명을 때려죽인다. 그 후에 혼자서 적진을 뚫고 들어가 180만 반왕대군으로 쳐들어가서, 계속 죽이고, 결국 십팔로반왕이 바닥에 꿇어앉아 투항한다.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이원패는 <설당>에서 절대적으로 살신(殺神)이라 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은 일기당천이라면, 그는 일기당백만이다. 패기가 종횡하니 천하무쌍이다.


그러나, <설당>의 이원패가 전투력이 극강하기만 했다면 후세에 미치는 영향이 그렇게 깊지 않았을 것이다. <설당>은 중국고전소설중에서 지위가 그다지 높지 않다. 그러나 인심, 인성에 대한 파악은 독보적인 점이 있다.


이원패라는 인물을 만들면서, 작가는 한편으로 이원패를 천하무쌍으로 그리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 이 대영웅을 아주 형편없게 그렸다.


예를 들어, 이원패의 용모이다. 생긴 것이 입은 뾰족하고 뺨은 좁으며, 머리에는 노란 머리칼이 가운데 모여 있다. 오금관을 쓰고 있는데, 얼굴은 병귀(病鬼)같고 몸은 마른장작같이 말랐다.그러나 힘은 무궁했다.


이원패는 명문출신으로 부귀로운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부귀하다고 하더라도 그는 키도 크지 않고 잘생기지도 않았다.


<설당>과 나중에 여러 작가들은 왜 모두 이원패를 추한 인물로 그렸을까?


천도유결(天道有缺). 즉 완벽한 것은 없는 법이기 때문이다. 이원패는 이미 하늘이 돌봐서 신의 역량에 비길만하다. 그렇다면 반드시 다른 분야에서 남보다 못해야 한다. 그래야 하늘의 도리와 들어맞고, 백성의 심리에도 들어맞는다.


만일 용모만 못생겼다면 그렇다고 치지만, 관건은 이원패가 단명했다는 것이다. 그는 12살에 등장하여, 16살에 사망한다. 그가 죽은 방식도 남달랐다.


여러 판본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판본은 벼락을 맞아 죽었다는 것이다. 원문은 다음과 같다:


"풍운이 사방에서 일어나고, 가느다른 비가 내린다. 열마후 번개가 번쩍하더니, 천둥이 친다. 그 번개소리는 이원패의 머리 위에서 번쩍번쩍하고 났다. 마치 내려치는 것같은 광경이었다. 이원패는 대노하여 철추로 하늘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악! 너 하늘은 왜 이렇게 역겹게 이 어르신의 머리 위를 비추면서 소리치느냐. 할테면 해봐라" 그리고 철추를 공중으로 한번 휘둘렀다. 머리를 들어보니, 사백근 무게의 철추가 떨어지며, '퍽'하는 소리와 함께 이원패의 머리 위에 맞았고, 몸을 뒤집어 말에서 떨어졌다."


어떤 판본에서는 이원패가 전쟁터에서 죽었다고 하고, 어떤 판본에서는 이원패가 적의 하정에 빠져 죽었다고 한다. 그런데 왜 벼락에 맞아죽었다는 판본이 가장 널리 알려졌을까?


왜냐하면 이런 죽음이 가장 패기있기 때문이고, 이원패에 가장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이원패는 용감하고 무적이다. 그러나 심지는 어린아이와 같았다. 번개가 치는 것을 보자 화가 나서, 철추로 하늘을 때린다. 그러나 하늘이 어찌 이원패에 의하여 격살되겠는가. 이원패처럼 강대한 인물도 하늘의 앞에서는 그저 개미나 다름이 없다.


그래서 번개와 천둥이 친 후에 일대살신 이원패가 죽는 것이다.


비록 이원패가 문학상의 인물이기는 하지만 그의 평생사적은 음미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