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한국/한중관계

베이징 북한식당의 작은 비밀

중은우시 2016. 4. 15. 22:45

글: 목춘산(木春山)


필자는 13명의 북한식당 종업원이 '탈북'했다는 뉴스를 보았다. 북한정부는 중국에 불만을 표시했다. 그래서 생각나는대로 북한식당에 관해서 적어보기로 한다.

기억 속에 베이징의 북한식당은 아주 많다. 몇년전에 요란하게 떠들던 평양000도 있다. 그곳의 종업원은 모두 북한미녀이고, 몸매와 말이 다 괜찮았다. 듣기로는 북한의 고관집안의 자식이라고 하는데, 시종 정식채널을 통하여 확인해보지는 못했다. 첫째는 식당손님으로서 종업원의 개인문제를 물어보기 적당하지 않았고, 둘째는 통상적인 상황하에서 그녀들은 손님들과 이런 애기른 나누지 않고, 그저 단정하게 요리를 가져다주기만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몇년전에 공금으로 흥청망청 돈을 쓰던 사람들은 아마도 이들 여자들의 배경을 알고 있지 않을까. 심지어 이들 식당의 배경에 대하여도 더 깊이 알고 있지 않을까?


그러나 아주 인상이 깊은게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김정일이 사망한 2011년 말에 필자는 신경보에서 기자로 있었는데, 이 소식을 들은 후, 바로 일단공원 부근의 북한대사관으로 달려갔다. 문밖에서 북한국기가 조기로 걸려있는 것을 사진찍고, 북한사람들이 대사관에서 조문하는 광경을 찍었다.


정오가 되자 적지 않은 젊은 여자들이 단체로 손에 생화를 들고 대사관에 와서 옆문으로 들어왔다. 그녀들은 많은 기자들이 정문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을 알고 있어서, 모두 손이나 옷으로 얼굴을 가렸다.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거나, 울어서 눈물흔적이 있어서일 것이다. 어쨌든 급히 들어왔다가 급히 나갔다.


곁에 있던 기자 한 명이 이런 말을 했다. 그녀들은 아마도 베이징의 북한식당 종업원일 것이라고. 그게 아니라면 대사관부근을 제외하고 베이징에 북한인들의 집단거주지가 없는데, 이렇게 많은 미녀들이 동시에 '출동'하는 것을 보면 식당종업원이라는 견해가 맞는 것같다.


그후에 나는 동료와 그 북한식당을 갔는데, 대문이 닫혀 있었다. 주위에 있는 다른 상인들은 이렇게 말했다. 그들은 일찌감치 영업을 하지 않았다. 종업원들도 어디로 갔는지 모이지 않는다. 아마도 조문하러 간 것같다고.


당시 필자가 베이징에 있는 이들 북한식당 종업원들을 관찰하여 얻은 것은 그녀들이 김정일의 사망에 대하여 확실히 슬퍼한다는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의 얼굴에는 눈물흔적이 있었고, 삶에 대한 미련이 없어보이는 모습이었다.


다시 식당에 대하여 얘기해보자. 많은 북한식당의 요리는 일반적인 한국식당보다 비싸다. 아마도 일종의 선전수단이 포함된 이유에서일 것이다.

예를 들어, 1년전에 중관촌의 한 북한인이 연 불고기집에서 식사를 한 적이 있는데, 비록 가격이 싼 불고기도 있었지만, 고급불고기는 가격이 싸지 않았다. 무슨 흑소고기, 흑돼지고기같은 것은 가격이 아주 비쌌다. 천위안(18만원)가량이나 했고, 새로운 것을 찾는 사람들을 위하여 준비한 것같았다.


이곳의 종업원들도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북한종업원은 전체적인 느낌이 괜찮았다. 쟁긴 것도 하얗고 깨끗했으며 예쁜 편이었다. 중국어도 아주 잘 했다. 서비스하는데 손놀림도 빠릿빠릿했다. 앞에서 얘기한 식당의 종업원들보다 훨씬 부드러웠고 ,말도 많이 했다. 예를 들어, 그녀들에게, "너희는 어디서 왔니?"라고 물으면 그녀들은 이렇게 대답한다. "평앙이예요." "중국에서 살만 하니?" 어떤 종업원은 이렇게 말한다: "아주 좋아요." 그러나 그녀들과 정치에 대하여는 얘기하지 않았다. 아마 그녀들도 얘기하지 않을 것이다.


서방에서 상영된 <인터뷰>라는 영화가 있다. 또 다른 제목은 "김정일 암살"이다. 나는 친구들과 농담으로 말했다. 내가 종업원들에게 이 영화를 봤는지 물어본다면, 이들 미녀들이 나를 식당에서 때려죽이지 않을까?


식당은 북한에서 외화를 버는 외에, 이미지를 선전하는 창구이기도 하다. 그래서 북한의 종업원들은 모두 비교적 잘생기고, 기본적으로 서비스도 아주 잘한다. 그외에 선전은 바로 점포안에 일부 북한 책자가 있다는데서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금일조선>의 중문판은 북한의 사회주의정책을 선전한다. 심지어 영문판도 준비되어 있다. 북한의 국제영화제같은 것을 소개하는....보면 재미있다.


친구를 기다릴 때, 나는 몇 권을 뒤적여본 적이 있다. 그리고 사진도 찍었다. 어떤 종업원은 나와 애기를 나누었다. 왜 사진을 찍는지 물어보았고, 어떠냐고 물어보았다. 나는 아주 좋다고 대답했다. 찍어서 친구에게 보여주려고 한다고 했더니 그녀도 웃었다.


확실히, 이 가게의 종업원은 중국의 남자아이들이나 여자아이들과 별로 차이가 없었다. 본질적으로 잘 웃고 잘 얘기했다. 손님이 많지 않을 때는 그녀들도 삼삼오오 모여서 잡담을 나눈다. 무슨 재미있는 얘기를 하는지는 몰라도...


재미있는 것은 몇달전에 동직문 부근의 한 해산물식당을 갔는데, 예상외로 의외의 수확을 얻었다. 그 안의 종업원들중에 북한 여자들이 많았다.

이 가게의 중국종업원이 이런 말을 해주었다. 그녀들은 북한의 기관에서 파견한 것이라고. 식당과 3년계약을 하고 와서 종업원으로 일한다고. 이들 미녀들의 출신이 어떤지는 중국종업원도 잘 몰랐다. 어쨌든 그녀들은 아주 좋았다. 최소한 용모가 아주 아름다원고, 대화도 기본적으로 되었다. 그래서 이 해산물집에는 북한요리도 몇 가지 있었다.


이 각도에서 말하자면, 이곳의 북한요리는 비교적 정통이다. 그리고 아주 깊이 숨어있는 곳이다. 시간이 있으면 한번 찾아가 볼 만하다. 어쨌든 북한인들이 인정한 곳이니까. 사장이 무슨 배경을 가졌는지는 모르겠다. 이곳에는 해산물 이외에 사천요리, 광동요리도 있다. 그리고 홍콩샤오츠도 있다. 무슨 새우만두, 각종 죽류, 봉조(鳳爪, 닭발)같은 것, 금정헌(金鼎軒)과 가격도 비슷하고, 서민적이었다. 그리고 관광단도 맞이한다. 그날 저녁에 필자가  갔을 때는 관광단이 부페를 먹고 있었다. 재미있는 사장이고 재미있는 가게이다.


이곳의 북한 종업원들은 규정대로 했다. 어떤 때는 약간 어색하고 말이 없었다. 식사전에 은이갱과 팝콘을 가져다 주는데, 약간 어색한 중국어로 '이건 서비스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녀들과 겨우겨우 교류를 해보니 그녀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한 종업원은 비록 예쁘기는 하지만 나이가 좀 많았다. 서른살이 넘은 듯했고, 책임자로 보였다. 식사를 거의 다 할 때쯤 적극적으로 묻는다. "요리가 마음에 드세요." 우리는 고개를 끄덕여 그렇다고 말했다. 다시 조금 시간이 지나자 그녀는 우리에게 과일접시를 가져다 준다. 역시 서비스이다.


마찬가지로 그녀들과 정치얘기는 하지 않았다. 어쨌든 그녀들이 중국에 올 수 있다는 것은 아마도 정치에 그다지 흥미가 없다는 말일테니까.

나는 거의 매번 북한식당에서 식사할 때면 친구들과 얘기한다. 이들 여종업원들이 중국인의 진실한 생활을 보고, 다시 자기의 조국을 생각한 후 어떤 느낌을 받을까. 중국의 매체에서 보이는 한국동포의 진실한 생활을 본 후에는 또 어떤 심리적 낙차를 느낄까.


아마도 최근에 13명의 북한식당종업원이 중국을 떠나 한국으로 간 일은 아마도 이런 심리적낙차가 폭발한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