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정제는 어떻게 위충현을 제거했는가?

글: 두문자(杜文子)

 

 

 

 

위충현은 명나라 말기의 환관이며, 그는 명희종의 총애를 받아서 권력이 조야를 뒤흔들고, '구천구백세(九千九百歲)'로 불리웠으니 그의 지위가 얼마나 높았는지 알 수 있다.

명희종 주유교가 죽은 후, 동생 주유검(숭정제)가 즉위한다. 주유검은 자신이 황제에 오르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았었다. 원래 평생동안 왕야로서 즐겁게 살아갈 생각이었다. 그러나 운명은 그를 그냥 놔두지 않았다. 주유교는 후사를 두지 못했고, 황위가 그의 손에 떨어진 거이다. 다만 주유검은 하늘에 감사할 마음을 가질 정도로 좋지는 않았다. 그는 매번 넓다란 궁전에 앉아있을 때면 경계하는 마음으로 사방을 둘러보아야 했다. 곳곳에 위충현의 그림자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숭정제는 잘 알았다. 이때 자신은 세단역박(勢單力薄)하여 위충현과 맞서기에는 아직 시기가 무르익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이 기간동안 그는 그저 약한 모습을 보이고, 위충현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비록 이런 방법으로 위충현이라는 이 늙은 여우를 속이기는 어려웠지만, 그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비록 힘으로 싸워이길 수는 없지만, 시간은 그의 편이었다. 언젠가, 위충현이 경계심을 늦출 것이고, 느슨해지면 그 때가 비로소 반격할 때이다. 그 전에는 그저 참아야 한다.

 

숭정과 위충현간의 전쟁이 그 막을 열었다.

 

얼마후, 위충현은 숭정을 시험해보기 위하여, 자신은 나이가 들었다며 고향으로 돌아가겠다고 청한다. 그는 먼저 선제가 붕어하시고, 자신은 나이가 많으니, 궁안에 남아 있어도 쓸모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숭정제는 위충현의 사직을 윤허하지 않는다. 이치대로라면 그의 요구를 비준해주면, 간단하게 이 자신의 권력에 위협이 되는 큰 화근을 없앨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상 숭정제는 잘 알고 있었다. 이것은 위충현의 계책이다. 만일 비준하면, 그가 무슨 짓을 할 지 알 수가 없다. 엄당(환관 위충현의 일당)의 세력은 복잡다단하여, 위충현 한 명을 없앤다고 하더라도 근본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일찌감치 의도들 드러낸다면 오히려 화를 불러올 수 있다. 그래서 숭정제는 위충현의 요구를 확실히 거절하였다. 그리고, 숭정제는 위충현이 스스로 생사(生祠, 살아있는 사람을 위한 사당)를 짓도록 격려한다.

숭정제는 한편으로 위충현을 마비시키면서 다른 한편으로 시기를 기다린다.

위충현이 백성의 고혈을 짜내고 조정을 해하는 것을 보면서, 환관 한 명이 이 제국을 이렇게 마음대로 가지고 노는 것을 보면서 숭정제의 오랫동안 참아왔던 노기가 마침내 폭발한다. 그리하여 한 사람의 사직은 위충현에게 적지 않은 의혹을 불러 일으킨다.

위충현이 사직을 신청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그의 대식(對食, 태감과 궁녀가 부부로 맺어지는 것)인 객씨(客氏)도 사직서를 낸다. 생각지도 못하게 이번에는 숭정제가 윤허를 한다. 위충현은 아주 놀라고 당황했다. 자신은 떠나지 못하게 하면서, 자신의 여자는 떠나도록 윤허하다니, 이게 무슨 뜻인지. 숭정도 억울했다. 객씨의 궁중에서의 위치는 선황의 유모이다. 선황도 죽었는데, 나 숭정도 이렇게 컸으니 당연히 유모는 필요없다. 그녀가 가겠다는데 내가 왜 그걸 말려야 한단 말인가.

이 이유에는 헛점이 없다. 위충현도 뭐라고 말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그는 은연중에 느꼈다. 황제가 손을 쓰려는 것인가? 그러나 조급할 필요는 없다. 다시 보자 확실하게 되면 그때 반격하자.

이 때 상소문 하나가 숭정제에게 올라온다. 국자감의 책임자인 주지준(朱之俊)이 학생 육만령(陸萬齡)을 탄핵한다. 이 육만령은 국자감을 위충현의 생사로 쓰자고 주장한 사람이다. 그를 탄핵하는 것은 전혀 지나치지 않다. 황제는 이 상소를 보고는 바로 비준한다. 하옥하도록.

위충현은 당황한다. 그러나 위충현이 반응을 보이기도 전헤 황제가 내린 일련의 조치는 그를 더욱 정신없게 만들었다.

숭정은 먼저 태사(太師) 영국공(寧公) 위량경(魏良卿), 소사(少師) 안평백(安平伯) 위붕익(魏鵬翼)(두 사람 모두 엄당임)에게 면사금패(免死金牌)를 내린다. 이 패가 있으면, 얼마나 큰 죄를 저지르든 죽지는 않는 것이니 상당히 쓸모가 있다. 다만, 명나라의 단서철권에는 규정이 있었다. 무슨 죄든 모두 죽음을 면하지만 한가지 사죄는 예외이다. 바로 모반(謀反)이다.

단서철권을 받은 엄당이 아직 좋아하기도 전헤, 숭정은 다시 여러 신하들에게 상을 내렸다. 이 여러 신하들도 기실은 엄당이다.

며칠이 지나지 않아, 어사 양유원(楊維垣)이 상소를 올려 엄당 구성원인 병부상서 최정수(崔呈洙)를 탄핵한 것이다. 그 내용은 그의 부모가 돌아가셨는데 고향으로 가서 수효(守孝)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정수도 멍청하지는 않다. 그는 즉시 글을 올려 고향으로 돌아가 수효하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황제는 윤허하지 않는다.

바로 이 때, 위충현은 철저히 안심한다. 황제는 자신을 상대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이들 수단을 보여준 것일 뿐이라고 여긴다. 자신이 너무 광망하지 않고, 황제의 뜻을 조금 따라준다면, 좋은 시절이 계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확실히 황제는 위충현이 너무 광망하지 않게 하려는 생각이다. 그러나 황제의 진정한 내심은 죽어야만 조용해진다는 것이다. 위충현은 단맛을 실컷 보았으니 이제 죽어야 할 때가 되었다는 것이다.

마침내 육징원(陸澄源)의 상소문이 개시나팔을 불었다.

육징원은 동림당도 아니고 엄당도 아니다. 그의 태도는 항상 객관적이고 공정했다. 만일 그가 움직였다면 그것은 바로 시기가 성숙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실, 육징원이 탄핵한 내용은 눈이 밝은 사람이면 누구나 알아차릴 수 있었다. 위충현이 설사 공이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선제를 모신 공로이고, 논공행상을 하는데는 조종의 법제가 있다. 그는 현재 신하들중 최고의 지위에서 권력이 조야를 뒤흔드는데 이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어서 병부주사 전원각(錢元慤)이 상소를 올린다. 위충현과 엄당의 죄행을 모조리 언급한다. 그의 상소는 육징원보다 심했다. 위충현을 역사상 모반을 일으켰던 왕망, 동탁과 나란히 언급했다.

이들의 상소문은 갈수록 더욱 심한 내용이었다. 위충현에게 적지 않은 죄명을 씌운다. 이들 죄명은 모역(謀逆)이다. 잔머리를 굴리는 것으로는 위충현이 이들 선비들을 따라갈 수가 없었다.

 

숭정제는 시기가 도래했다고 보고 손을 쓴다.

이들 상소문을 황제가 다 보았다는 말을 듣고 위충현은 겁을 먹는다. 그는 행동을 취하고자 한다. 그러나 그의 행동은 바로 곡을 하는 것이었다. 그는 원래 눈물로 황제의 동정을 사고자 하였다. 그러나 솽제는 그가 생각했던 것처럼 감동하지 않는다. 차갑게 그를 보면서 한 사람을 불렀다. 그에게 전가징(錢嘉徵)이라는 사람이 쓴 글을 읽게 해서 위충현에게 들려준다. 이 상소문의 내용은 다른 것이 아니라, 위충현의 10대죄상을 언급한 것이다. 위충현은 그 내용을 듣고 놀라서 혼까지 날아가버릴 정도였다.

위충현은 마침내 알아차렸다. 황제는 자신과 권력을 나눠 가지려는 것이 아니다. 그는 모두를 원한다. 임금으로서 마땅히 얻어야할 존엄과 영광을 갖겠다는 것이다. 확실히, 위충현이 하루라도 살아있으면, 황제는 그 하루만큼 우울할 수밖에 없다.

위충현은 조용히 황제의 판결을 기다린다. 과연 황제가 입을 열었다. 위충현은 일거에 남경으로 가서 황릉을 지키라는 명을 받는다. 위충현은 대세가 기울었다고 보고, 황제의 곁에 있는 사람을 찾아간다. 그는 당시 황상의 곁에 있던 태감 서응원(徐應元)을 찾아가서, 자신에게 살 길만 열어달라고 부탁한다. 서응원은 응락한다. 그리고 황제의 앞에서 위충현을 살려줄 것을 청한다. 그러나 이는 생각지도 못하게 위충현을 더욱 비참하게 죽게 만든다.

숭정제는 생각지도 못했다. 자신의 곁에 있는 사람이 위충현의 편을 들어 말할 줄은. 좋다. 남경에서 황릉을 지키는 것으로는 부족한 것같으니 아예 후환을 없애버리겠다. 그리고 서응원도 남경으로 황릉을 지키도록 보내버린다.

위충현은 똑똑하지 못했다. 이미 이런 상황인데도 많은 인마를 이끌고 남경으로 떠난다. 숭정이 이를 보고는 마음 속으로 불쾌하게 여긴다. 그리하여 즉시 병부에 지시한다. 위충현이 모반을 하려고 하니 죽어 마땅하다고. 숭정제의 뜻은 그가 대죄를 범해서 떠나는데, 반성은 하지 않고 많은 사람을 끌어모아서 요란하게 떠나다니 모반하겠다는 뜻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금의위가 위충현을 추격할 때, 위충현은 황제가 자시을 제거하려 한다는 소식을 듣는다. 위충현은 자신이 어찌해도 빠져나갈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목을 매어 자결한다. 그후 엄당은 모조리 숙청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