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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역사사건/역사사건 (공통)

고대 은자(銀子)의 계량단위

by 중은우시 2014. 8. 26.

글: 장문서(張文瑞)

 

명나라때 사람 심방(沈榜)의 <완서잡기(宛署雜記)>의 "요부(徭賦)> 절을 보면, 완평현 창고에 보관된 은량의 아주 세세한 수치에 깜짝 놀라게 된다. 견식이 늘고 감탄이 절로 나온다. 고대에 계량단위가 얼마나 발달했는지, 관리들이 업무에 얼마나 정확했는지 실로 경탄을 금할 수 없다.

 

심방은 호북 임상(臨湘) 사람이고, 거인(擧人) 출신이다. 내향, 동명, 상원의 지현을 지냈다. 명나라 만력18년(1590년)에는 경사 순천부 완평현지현을 지낸다. 나중에 호부주사로 발탁된다. 그는 "포사방지략(抱四方之略), 박구장고(博求掌故)"하였으며 평소에 민정시사에 아주 관심을 가졌고, 근면하고 현명했으며 또한 능력이 있었다. 그는 완평은 경조수선(京兆首善)이니 완평의 우두머리관리로서 어찌 뜻을 가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완서잡기>라는 책을 완성하는데 여기에는 성유(聖諭), 현시(縣始), 직관(職官), 산천(山川), 포사(鋪舍), 지무(地畝), 마정(馬政), 민속(民俗)등 20권으로 이루어졌다. 이는 가치가 아주 높은 북경사료문헌이다.

 

<완서잡기>의 지무권에는 요부라는 절이 있는데, 여기에는 만력20년(1592년) 완평현의 정부은량 숫자가 적혀 있다. 소위 정부은량(正賦銀兩)이라는 것은 현에서 보관하고 중앙정부의 재정에 납부해야 하는 고은(庫銀)을 가리킨다. 심방은 이렇게 적었다 "정부중 통공기존은은 육백육십팔냥 칠전 오푼 이리 육호 오사 사미 팔섬 육사 육진 육애 일묘 이막 오모이고 나누어 계산하면 하세(夏稅) 기운량이 모두 이백칠십칠냥 삼전 이푼 오리 구호 오사 구홀 오미 일섬 팔사 칠진 팔애 일묘 이막 오모(貳佰柒拾柒兩參錢貳分伍厘陸毫伍絲玖忽伍微壹纖捌沙柒塵陸埃壹渺貳漠伍糢)이다". 그중 하세은을 아라비아숫자로 표시하면 277.32595951878125냥이다. 소수점 이하로만 14자리이다.

 

명청 양왕조의 은본위제는 "냥"을 주단위로 하였다. 냥 이하로는 전,분,리,호가 있는데, 이는 통상적으로 보는 것이다. 그러나, 사, 홀, 미, 섬, 사, 진, 애, 묘, 막, 모는 민간에서 보기 드문 단위이다. 이 10개의 한자는 양사이고 모두 미소(微小)하다는 뜻이다. 한어에서 이런 단어들이 있다. 사미(絲微), 미섬(微纖), 미막(微漠), 그리고 호리(毫厘), 사호(絲毫), 진애(塵埃)등등. 냥 이하의 15개 단위는 모두 10진제이다. 10사는 1호, 10홀은 1사, 10사는 1섬, 10진은 1사 등이다.

 

필자는 이 기록을 보고 감탄도 하면서 곤혹스러움도 느꼈다.

 

감탄한 점은 일선의 현부아문에서 부세전량에 대한 계산이 이처럼 정교하고 세세했다는 것이다. 그 원인을 따져보면, 첫째는 고대의 제도가 완비되었음을 알 수 있고, 둘째는 관리의 우량한 직업정신을 알 수 있다. 심방은 주문의 뒤에 작은 글자로 주석을 붙였다. 예를 들어, '어마창대맥은", "어마창완두은", "금의위훈상소상방창대맥은", "광록시소맥은", "고북구창소맥은", "경고인정사절견은"등의 구체적인 명세가 있다. 심방이 기술한 내용으로 판단하면, 그의 행동은 개별적인 것이 아니라, 제도에서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명나라때 현제 구획은 1400여개인데, 제도를 지키는 다수의 현의 관리들이 모두 은전장부목록을 이처럼 정교하고 세세하게 기록했던 것이다.

 

곤혹스러운 점은, 고대의 은저울이 마땅히 정확하고 정교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찌되었근 "호"이하의 단위는 재기도 어렵다. 필자가 생각해보니, "사홀"이하는 분명히 이론상의 계산치일 것이다. 명청 두 왕조의 화페제는 은량 이하는 "대전(大錢)"이다. 1냥의 은자는 "대전"약 1000-1600매의 사이이다. 1매의 "대전"은 10매의 "소전(小錢)"에 상당한다. 양자는 모두 동연합금(銅鉛合金)이다. 속칭 "동전(銅錢)"이다. 경사의 민간에서 "대전"은 "대자아(大仔兒)" 혹은 "대매(大枚)"라고 불렀고, "소전"은 "자아"라고 불렀다. 유통화폐의 최소단위는 "소전" 즉 소동전이었다.

 

필자는 청나라때 사람들의 필기에 기록된 것을 보았다. 옛날 경사의 길거리에 있는 작은 가게에서 3개의 대매로 "소둔육도삭면' 한 그릇을 사 먹을 수 있었다고 한다. 즉, 30개 소동전이다. 이를 보면 1개의 동잔의 구매력을 알 수 있다. 1개의 소동전으로 구매할 수 있는 물건을 양적으로 계산하여, 미섬진애막모등 양단위의 구체적인 액수를 계산한 것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필자의 추측일 뿐이고, 정설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