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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학/무협소설

무협물리(4): 내력(內力)

by 중은우시 2014. 5. 30.

글: 이개주(李開周)

 

앞에서도 말했듯이, 무림고수의 체내에 저정된 진기(眞氣)는 기실 전하(電荷)이다. 바꾸어 말하자면, 내력(內力)은 기실 전력(電力)이다. 연공(練功)은 기실 발전(發電)이다.

 

여러분은 발전의 원리를 기억하는가? 개폐코일에서 자력선을 끊을 때 전류가 발생한다. 이 원리를 이용하여, 우리는 화력발전, 풍력발전, 수력발전, 태양광발전 및 원자력발전등 여러가지 발전방식을 발명했다. 이 몇 가지 발전방식은 서로 방법은 다르지만 원리는 같다. 모두 외력으로 개폐코일이 자기장내에서 빠른 속도로 돌게 함으로써 혹은 자석이 전추가운데 빠르게 돌게 함으로써 강대한 전류를 탄생시킨다.

 

강호의 원로들이 내공을 수련하는 원리도 이와 비슷하다. 예를 들어 말하자면, <사조영웅전>의 곽정이 내공을 수련할 때, 몸에서 마치 뜨거운 다람쥐같은 것이 들락날락하는 것같아 아주 재미있다고 한다. 그 쥐새끼가 바로 개폐코일과 같고, 인체가 바로 큰 자기장이다. 작은 다람쥐는 인체내부에서 상하로 순환하면서 마치 전추가 자기장에서 도는 것처럼 움직이고, 그 후에 내력(전류)가 계속하여 생겨나는 것이다.

 

김용선생의 사조3부곡중에서 구천인(裘千仞)은 뜨거운 모래에 손을 넣어 내공을 수련한다. 기실 그것은 화력으로 다람쥐를 구동시켜 인체의 자기장내에서 급속히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 그 방식은 화력발전의 방식이다. 양과(楊過)는 큰 폭포의 아래에서 내공을 수련하는데, 그것은 수력으로 다람쥐를 인체내의 자기장내에서 급속히 돌리는 것과 같아서 수력발전의 방식이다.

 

그러나, 모든 고수들이 화력 혹은 수력발전을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홍콩영화 <동성서취(東成西就)에서 황약사와 그의 사매처럼 건시열화장(乾柴熱火掌), 정의면면도(情意綿綿刀), 미래안거검(眉來眼去劍)등 사파쿵푸로 내공을 증진시킬 수도 있다(건시열화는 마른 장작에 불이라는 뜻이며, 정의면면은 애정이 넘친다는 말이고, 미래안거는 서로 눈짓을 주고 받는다는 말이다. 결국 섹스를 의미함). 원리는 무엇인가? 필자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는 이미 마찰이 전기를 발생시킨다는 상식을 알고 있다. 그리고 생생한 지식을 배워서 바로 활용해야 하낟. 우리는 이전에 마찰이 전기를 발생시키는 것을 배웠고, 비단을으로 유리봉을 문지르면 유리봉에 플러스전하가 생긴다는 것을 배웠으며, 모피로 플라스틱봉을 문지르면 플라스틱봉에 마이너스전하가 생긴다는 것을 배웠다. 황약사와 그 사매는 바로 유리봉과 비단에 해당한다(더욱 정확하게 말하자면 각각 플라스틱봉과 모피에 상당한다고 할 수 있음). 서로간메 마찰하면 전력이 크게 늘어나는 것이다.

 

어떤 고수는 전혀 다른 방식을 취한다. 발전을 하지도 않고, 마찰로 전기를 일으키기도 않는다. 그들은 어떻게 내공을 수련할까? 직접 충전하는 것이다. 

 

직접충전에 의지하여 내공을 증진시키는 사례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허죽(虛竹)이고 다른 하나는 단예이다.

 

허죽 본인은 내공을 수련하고자 하지 않았다. 활사인(活死人) 소요자(逍遙子)는 굳이 자신의 내공을 그에게 전수하려 한다. 그래서 재미있는 장면이 나타난다.

 

"소요자는 가가대소하면서, 돌은 몸을 뽑아올렸다. 반공중에서 갑자기 거꾸로 곤두박질을 쳐서 머리에 쓰고 있던 방건이 집의 한구석으로 날아간다. 왼쪽발을 건물처마에 걸고, 머리를 아래로 하고 발을 위로 하여 거꾸로 내려와서, 머리끝을 허죽의 머리끝과 맞추어, 두 사람의 천령개와 천령개가 서로 이어진다...허죽은 소리를 크기 지르다가, 돌연 정문의 백회혈로 가느다란 열기가 머리로 흘러들어오는 것을 느낀다."

 

친애하는 학생여러분, 이 소요자는 바로 전원(電源)이다. 허죽은 바로 밧데리이다. 소요자는 머리를 허죽의 머리에 대었는데, 이것은 바로 전원의 콘센트를 밧데리와 연결시킨 것이다. 그 후에 스위치를 켜면, 체내에 저장된 전력이 허죽의 밧데리로 흘러들어가는 것이다.

 

여기까지 얘기하다보니 나는 여러분들이 아주 중요한 한 장면에 주목했을 것이라고 믿는다. 소요자의 전기는 그 자신이 일으킨 것이므로 교류전기인데, 교류전기는 직접 밧데리로 저장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만일 저장하려 하면 밧데리는 폭발할 것이다. 그러나, 소요자가 허죽에게 전기를 보내는 과정에서 허죽은 폭발하지 않았다. 그것은 무엇때문인가? 원래 소요자는 총명하기 그지없어, 머리 위의 백회혈에 교류직류전환기를 달아놓았기 때문이다. 이 교류직류전환기는 소요자 체내의 교류전기를 허죽에게 필요한 직류전기로 바꿔준 것이다.

 

단예는 어떻게 한 것인가? 그도 내공수련을 원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무도 소요자처럼 적극적으로 전기를 그에게 보내주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무의식중에 북명신공을 익힌다. 그리하여 언제든기 가슴과 손가락을 콘센트로 만들 수 있었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전력을 획득하는 것이다. 즉, 북명신공은 단예를 밧데리와 충전기가 완벽하게 결합한 것이 되도록 만들었다. 자주 잘못 밧데리를 다른 사람의 체내에 꽂아서 자신에게 충전하였는데, 그에게 내공을 빼앗긴 재수없는 사람들은 사실  전원의 콘센트였다.

 

마찬가지의 충전이지만, 단예의 리스크는 허죽보다 컸다. 왜냐하며 허죽에게 충전해주는 소요자는 교류직류전환기를 달아서, 밧데리에게 극도로 위험한 교류전기를 상대적으로 안전한 직류전기로 바꾸어 주었지만, 단예는 그렇게 운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가 만난 자들은 모두 교류직류전환기를 달고 있지 않았다. 교류전기는 쉽게 밧데리를 폭발시킨다. 그래서 단예는 내력을 흡수한 후, 여러번 경맥파열이 일어날 뻔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