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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학/무협소설

무협물리(3): 일양지(一陽指)

by 중은우시 2014. 5. 30.

글: 이개주(李開周)

 

 

 

 

일양지는 모두 낯설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아주 고명한 점혈(點穴) 쿵푸이다. 공력을 발하는 자는 손가락 하나로 당신의 혈위를 점하고 너에게 내력을 넣어줄 수 있고, 네가 피를 토하고 죽게 만들 수도 있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이 쿵푸를 제5단계까지 익히게 되면 격공발력(隔空發力), 능공점혈(凌空點穴)이 가능하다고 한다. 손가락 하나를 뻗으면 강한 바람이 나가서, 서로 10걸음이 떨어져 있더라도 사람의 목숨을 취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두 장면의 에피소드를 먼저 살펴보기로 하자.

 

첫번째 장면은 단예(段譽)가 무의식중에 북명신공(北冥神功)을 배워서 적지 않은 고수의 내력을 흡수하여 체내에서 혈기가 뒤집어져서 즉시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하는데, 그의 부친인 단정순(段正淳)이 이를 보고 손가락 하나를 뻗어서, 그의 대추혈(大椎穴)을 눌러서 그가 진기를 고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두번째 장면은 단예가 석옥(石屋)에 갇혀 있을 때, 그의 백부인 단정명(段正明)이 구하러 간다. 석옥의 바깥에서 사대악인의 우두머리인 단연경(段延慶)과 1대1로 싸운다. 두 사람은 네가 손가락을 뻗으면 나는 지팡이를 휘두르는 식으로 서로 거리를 두고 진기를 발출하여 서로 힘의 균형을 이룬다.

 

이 두 장면에서, 단정순, 단정명과 단연경 3 사람은 모두 일양지에 정통한 고수들이다. 그들이 공력을 발할 때 근거가 되는 물리학원리는 똑같다. 모두 첨단방전(尖端放電)과 관련이 있다.

 

무엇이 첨단방전인가? 여러분은 피뢰침을 알 것이다. 피뢰침은 아주 길다란 금속도체(金屬導體)이고 한쪽 끝부분을 지하에 있는 금속판과 연결시키고, 다른 끝부분을 뾰족하게 만들어 건축물의 꼭대기에 설치한다. 물리학자들은 우리들에게 말한다. 전하(電荷)는 도체의 표면에 분포와 도체 표면의 형상과 관련이 있다고. 도체 표면이 뾰족한 곳일수록 전하가 밀집되어 분포한다. 확실히, 구름층의 전하가 건축물에 정전감응(靜電感應)을 발생시킬 때, 대부분의 전하는 피뢰침의 뾰족한 끝부분으로 집중된다. 그 후에 피뢰침을 따라 지하로 내려간다. 이렇게 하여 정전이 건축에 갈수록 많이 쌓여, 일정한 정도로 축적되면 극렬하게 방전되어 건축물이 붕괴되고 사람과 가축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막아준다.

 

대리의 단씨집안은 일양지를 사용했고 벽공장(劈空掌)을 쓰지 않았는데, 그 원리는 여기에 있다. 그들은 내공의 고수들이다. 체내에 축적된 진기는 기실 대량의 플러스전하 혹은 마이너스전하이다. 그들은 진기를 운용하여 사람을 다치게도 하고 사람을 구하기도 한다. 기실 그것은 체내의 전하를 방출하는 것이다. 인체가 도체가 되고, 인체의 일부분인 손가락은 다른 부위에 비하여 방전이 약간 빠르게 된다. 그래서 어느 정도 일양지는 피뢰침이라고 할 수 있다. 단지 피뢰침은 대량의 전하를 지하로 끌어들이는데 쓰이고 작용은 분산을 위한 것이지만, 일양지는 대량의 전하를 손가락에 모으는 것으로 작용은 집중을 위한 것일 뿐이다.

 

아, 여기에 쪽지가 하나 있다. 아마도 세번째줄에 빨간색 옷을 입은 남학생에 쓴 것인가보다. 그는 쪽지에서 나에게 이렇게 한 마디 물었다. 인체의 뾰족한 부위는 아주 많은데, 왜 하필이면 전하를 손가락에 모았을까요? 거기로 모으면 안될까요?

 

이 학생은 아주 총명하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싸울 때, 손가락이 거기보다 쓰기 편하다는 것이다. 그외에 뾰족한 정도로 따지더라도 손가락이 낫다. 학생의 거기가 아무리 가늘어도 손가락보다 가늘지는 않지 않겠는가?

 

좋다. 다른 쪽지도 보자. 나는 이 학생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쪽지에 쓴 문제는 아주 좋다. 일양지는 왜 격공점혈할 수 있을가요, 왜 '쉭쉭'라는 소리를 낼까요.

 

그렇다. 왜그럴까? 왜냐하면 도체 첨담에 전하가 특별히 밀집되어 있기때문에 도체의 첨단부위의 전장(電場)도 아주 강하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강해지면, 공기에 잔류한 이온(離子), 이 이온바람을 일으킨다. 이온바람은 강력한 에너지를 지니고 있어서 격공점혈할 수 있다. 쉭쉭하는 소리에 대해서는 이온이 공기를 뚫고 지나갈 때 발생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