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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학/무협소설

무협물리(2): 건곤대나이(乾坤大挪移)

by 중은우시 2014. 5. 30.

글: 이개주(李開周)

 

육대문파의 고수들이 조민(趙敏)에 의하여 만안사탑(萬安寺塔)에 갇히고, 큰 불이 탑아래에서 한층 한층 위로 올라왔다. 여러 고수들은 단지 한층 한층 위로 도망칠 수밖에 없었고, 10층에 도착한다. 이제 꼭대기이고 더 도망칠 곳이 없다. 경공을 시전하여 아래로 뛰어내리고자하여도 땅에서 이미 십장이나 되어, 경공이 아무리 뛰어나도 부숴져서 죽게 될 것이다. 높은 탑에 이웃한 건물과의 사이에 밧줄을 매어 서커스단원이 철사줄을 매고 건너가는 것처럼 이웃한 건물로 도망치려 했지만, 금방 설치한 밧줄은 신전팔웅(神箭八雄)의 화살에 잘려버린다. 전화를 걸어서 경찰에 신고하려고 해도, 당시 대협들은 핸드폰이 없었다. 설사 핸드폰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아마 무소물능의 조민이 신호를 차단시켰을 것이다. 그래서 육대문파의 고수들은 그저 하늘만 바라보며 명교(明敎)에서 헬리콥터나 보내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는 원나라인데, 어디서 헬리콥터가 날아올 수 있겠는가?

 

바로 고수들이 두 눈을 감고 죽기를 얌전히 기다리고 있을 때, 명교 교주인 장무기(張无忌)는 배트맨처럼 적시에 도착하여 땅 위에 서서 탑의 꼭대기를 바라보며 소리친다: "뛰어내리십시오. 제가 여러분을 받아내겠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왜냐고? 땅에서 너무 높기 때문에 충격이 너무 커서 아예 받아낼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냥 지상에서 사람을 받아낼 때 받게 될 힘이 얼마나 될지 한번 계산이나 해보자.

 

장무기가 사람을 받을 때 두 가지 힘을 받게 된다. 하나는 탑에서 뛰어내리는 사람의 중력이고, 다른 하나는 탑에서 뛰어내리는 사람의 충격력이다. 두 가지의 힘은 방향이 같다. 힘의 합성법칙에 따라, 그 힘은 탑을 뛰어내리는 사람의 중력에 탑에서 뛰어내리는 사람의 충격력(관성력)을 더한 것이 된다.

 

탑에서 뛰어내리는 사람의 중력은 계산하기 쉽다. 체중에 자유낙하체의 가속도를 곱하면 그만이다. 우리는 알고 있다. 만안사탑은 원나라 대도(大都)에 위치하고, 원나라 대도는 현재의 베이징이다. 베이징이 자유낙하체 가속도는 9.801이다. 무당육협등 남성고수들의 체중을 모조리 80킬로그램이라고 가정하고, 멸절사태와 주지약(周芷若)등 여성고수의 체중을 모두 50킬로그램이라고 가정하면 남성고수의 중력은 모두 784뉴튼이고, 여성고수의 중력은 490뉴튼이다.

 

탑을 뛰어내리는 사람의 충격력은 계산하기 약간 복잡하다. 먼저 우리는 탑을 뛰어내릴 때의 최초 속도와 최후 속도를 알아야 한다. 그 후에 우리는 다시 탑꼭대기에서 지면까지 걸리는 시간을 알아야 한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고수들이 탑을 뛰어내리기 전에 땅에서 10장이 떨어져 있었다. 10장은 100척이고, 원나라때의 관척은 30.7센티미터이므로, 100척이면 30.7미터이다. 이것이 고수들이 하락한 거리이다. 자유낙하체공식에 따르면, 하락거리=자유낙하체가속도x하락시간의 평방x0.5이다. 하락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자유낙하체의 가속도도 이미 알고 있다. 그리하여 하락시간을 계산하면 개략 2.5초가 된다. 다시 가속도공식에 대입하면, 가속도=(최후속도-최초속도0/하락시간이다. 가속도는 이미 알고 있고, 최초속도는 0으로 보자. 그렇게 되면 탑에서 떨어질 때의 최후속도는 약 24.5미터/초가 된다.

 

현재 최초속도, 최후속도, 하락시간이 모두 나왔다. 즉 탑에서 떨어질때의 충격량= (질점의 질량x최후혹도-질점의 질량x최초혹도)/하락시간이다. 질점질량은 각각 80킬로그램(남성고수)와 50킬로그램(여성고수)이고, 탑을 뛰어내릴 때의 충격량은 각각 784와 490이다.

 

장무기가 지면에 서서 고공에서 추락하는 여러 고수들을 받아내는 것은 기실 극히 짧은 시간내에 모든 고수들의 탑에서 뛰어내리는 관성력을 0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 시간을 0.1초라고 가정하자(통상적인 사람이 고공에서 떨어지는 물건을 받아내는 시간). 그렇다면 장무기가 매 남성고수를 받을 때의 충격력은 모두 784/0.1, 즉, 7840뉴튼이고, 매 여성고수를 받아내는데의 충격력은 4900뉴튼이다. 

 

충격력에 중력을 더하면 장무기가 사람을 받아낼 때 받는 힘의 합계이다. 우리는 쉽계 계산해낼 수 있다. 장무기가 남성고수를 받을 때의 힘의 합계는 8624뉴튼이고, 여성고수를 받아낼 때의 힘의 합계는 5390뉴튼이다. 이 둘은 각각 880킬로그램의 물체와 550킬로그램의 물체가 장무기의 팔 위에 놓인 것과 같다. 이를 보면 어느 대협이 뛰어내리더라도, 장무기는 받아낼 수가 없게 된다. 만일 그가 억지로 가서 받아낸다면, 그의 두 팔과 척추는 모조리 골절되고 말 것이다.

 

다만 장무기는 아주 신기하게도, 건곤대나이라는 신공을 지니고 있었다. 이 신공을 이용하여 사람을 받아낸다. 자신이 다치지 않았을 뿐아니라, 여러 고수들도 전혀 상처를 입지 않는다.

 

장무기는 어떻게 해낸 것일까? 한가지 가능성밖에 없다. 그는 0.1초라는 아주 짧은 시간내에 탑에서 뛰어내리는 충격량을 0으로 만든 것이다. 그리고 탑에서 뛰어내리는 충격량의 시간을 연장한 것이다. 그리하여 탑에서 뛰어내리는 충격량을 10초 심지어 더 긴 시간내에 천천히 0으로 전화시킨 것이다. 모두 알고 있다시피, 충격력과 낙하질량은 정비례한다. 하락속도와도 정비례한다.그러나 운동량이 변화는 시간과는 반비례한다. 운동량변화시간이 길수록, 충격력은 적어진다. 운동량변화시간이 무한히 커지게 되면 충격력은 0에 수렴한다.

 

모두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장무기가 막 건곤대나이를 익혔을 때, 소소(小昭)를 데리고 명교의 비도로 나오는데, 나오는 길에 석문이 하나 길을 막고 있었다. 장무기는 "오른손을 하나 뻗어서, 석문의 가를 누르고 금방 익힌 건곤대나이심법으로 약간 힘을 가하니, 석문은 끽끽 소리를 내며 조금씩 흔들렸다. 다시 한층이 힘을 가하니, 석문이 천천히 열렸다." 기실 그의 힘이 증대된 것이 아니라, 그저 힘을 발하는 속도를 빠르게 한 것이다. 힘을 발하는 시간을 줄인 것이다. 그리하여 석문은 아주 큰 충격을 받았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