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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학/무협소설

무협물리(1): "전대수(轉大樹)"

by 중은우시 2014. 5. 30.

글: 이개주(李開周)

 

<옹정검협도(雍正劍俠圖)>의 남자주인공 동림(童林)은 사람들과 비무(比武)를 할 때 자주, '전대수'라는 초식의 쿵후를 시전한다. 이 쿵푸틑 말하기는 간단하다. 즉 사람을 두고 빙글 도는 것이다. 다만 돌아가는 속도가 아주 빠르다. 동림은 몸이 번쩍하면 슈슉 한바퀴 돌고, 다시 슈슉 한바퀴 돈다. 그래서 상대방은 사방팔방에 그의 모습이 있는 것처럼 느끼게 되는 것이다.

 

물리학의 각도에서 보자면, 동림은 기실 균속원주운동을 한 것이다. 상대방을 원의 중심으로 하고, 돌임을 원주궤적상의 한 점으로 한다. 이 점이 계속 움직이며 동시에 상대방에게 게속하여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동림1, 동림2, 동림3, 동림4.....

 

만일 점의 속도가 충분히 빠르지 않으면, 동림2가 나타날 때, 동림1은 이미 소멸한다. 동림3이 출현할 때 동림2는 이미 사라진다. 상대방은 원중심에 서서 항상 1명의 동림만을 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만일 점의 속도가 충분히 빠르면, 동림2가 나타났을 때, 동림1은 여전히 상대방의 시각인상 속에 낰아 있다. 동림3이 나타났을 때, 동림2가 여전히 상대방의 시각인상속에 남아 있다. 이런 현상을 '잔상(視覺暫留, 시각잠류)"라고 부른다. 

 

인류에 있어서, 잔상의 가장 짧은 시간은 0.1초이다. 즉, 동림이 상대방의 눈에 연속되는 모습으로 보이고자 한다면, 그는 반드시 1초에 10바퀴 이상을 돌아야 한다.

 

동림이 균속원주운동을 하는 반경이 1미터라고 치자(더욱 멀게 되면 해봐야 별 소용이 없고, 더욱 가까우면 상대방에게 얻어맞을 것이다), 원주의 길이는 2X3.14X1미터 즉 6.28미터이다. 동림이 초당 10바퀴를 돌려면, 속도는 10X 6.28미터/초가 되어야 한다. 즉 초당 62.8미터를 가야 한다. 류샹이 110미터를 12초여에 달리고, 우사인 볼트가 100미터를 9초여에 달린다. 동림의 속도는 그들보다 최소한 6배는 빨라야 한다. 이것은 이미 인류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다.

 

다시 동림이 견뎌야 하는 원심력(중국에서는 離心力)을 보자. 

 

균속원주운동의 원심력공식은 "원심력 = 점의 질량 X 원주의 반경 X 각속도의 평방"이다. 동림의 체중이 80킬로그램이라고 가정하자, 원주의 반경은 이미 알고 있다. 1미터이다; 각속도는 2X3.14에서 1바퀴를 도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나눈 것이다. 즉 2X3.14를 0.1초로 나누어야 한다. 약 62.8미터/초가 된다. 최종적으로 구해지는 원심력은 315,507뉴튼이다.

 

즉, 동림이 상대방으로 하여금 사방팔방에 모두 그의 모습이 보이게 하려면, 반드시 초당 62.8미터 이상의 속도를 유지해야 하고, 이 속도를 유지하려면 반드시 315,607뉴튼의 원심력을 견뎌야 한다.

 

315,607뉴튼은 얼마나 큰 힘일까? 그것은 32톤무게의 큰 바위덩이가 몸을 누르는 것에 상당한다. 이를 보면 동림은 2바퀴도 돌지 못해서 고깃덩어리가 되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