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노위병(路衛兵)
김용 선생은 그의 무협소설에서 사람들이 감탄할만한 기이한 세계를 보여주었고, 동시에 무수한 살아움직이는 듯한 미녀의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 그녀들은 성격도 서로 다르고, 각각 나름대로의 특색을 지니고 있다. 김용선생은 미녀들을 생생하거 그렸다. 그녀들의 수투족(擧手投足)이 종이 위에 올라온 것같이 독자들로 하여금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책에서는 각양각색의 미녀가 등장하여, 여성의 세계를 더욱 다채롭고 아름답게 만들었다. 이들 미녀의 이미지는 현실생활에서도 비슷한 사람을 찾을 수 있다. 결국 현실생황의 여러 유형의 여성들을 제련하고 농촉한 것이다. 필자는 김용 선생 소설의 미녀를 문파로 구분하여 보기로 한다. 김용의 소설 속에 나오는 미녀들은 무협용어로 말하자면, 대체로 육문십팔파로 나눌 수 있다.
1. 가애문(可愛門): 이 유형의 미녀는 혹은 빙설총명(氷雪聰明)하거나 혹은 미약천선(美若天仙)하여 첫눈에 반하게 만들고, 두번 보면 완전히 빠지게 만든다. 남자들 마음 속에 이상적인 꿈속의 연인이다. 이런 류의 미녀는 김용의 소설 속에 가장 많이 그려졌다.
(1) 빙설총명파(氷雪聰明派): 총명한 여인은 더욱 아름답다.
장문인: <사조영웅전>의 황용(黃蓉). 황용의 장난기와 기민함은 많은 사람들을 골치아프게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녀가 좋아서 어쩔줄 모르게 만든다. 곽정과 같은 멍청이는 말할 것도 없고, 여자를 많이 만나본 백타산 소주 구양극도 그녀의 말이라면 뭐든지 들어주게 된다. 구양극은 당연히 무슨 좋은 사람이 아니다. 그러나 필자는 그의 황용에 대한 감정은 진심이라고 믿는다. 물론 거기에는 정욕의 성분도 있을 것이다. 황용은 아름답게 생겼을 뿐아니라, 가장 큰 장점은 영민하고 아주 총명하다는 것이다. 금기서화 기문둔갑 오행팔괘 주예산수 그 어느 것 하나 정통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녀를 보면 감탄스럽고 즐겁다. 여자가 총명하면 아름답게 보인다. 하물며 그녀는 원래 미인의 바탕을 타고 났다.
(2) 온유체첩파(溫柔體貼派): 온유함과 잘 보살펴주는 것은 남자를 정복하는데 가장 좋은 무기이다.
장문인: <천룡팔부>의 아주(阿朱). 아주는 절대적으로 좋은 마누라감이다. 총명하고, 선량하며, 교양이 있고, 다른 사람을 잘 보살핀다. 교봉(喬峰)과 같은 혈성남자와 철한유정(鐵漢柔情)을 이룬 최고의 한 쌍이 된다. 아쉽게도 사랑하는 사람과 생사의 이별을 하고, 마지막에 비극으로 끝나니,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3) 초범탈속파(超凡脫俗派): 하늘의 선녀가 인간세상에 내려온 것과 같아서 감히 놀리고 더럽힐 마음이 들지 않는다.
장문인: <서검은구록>의 향향공주(香香公主). 향향공주의 미모는 김용이 직접적으로 묘사하지 않았다. 아마도 어떤 문자를 쓰더라도 그녀의 완벽한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이는 아마도 김용선생의 고명한 점일 것이다. 향향공주는 "천상인간의 모든 아름다운 배경을 갈색으로 만들어버린다" 얼마나 아름다운지는 독자들이 충분히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진가락(陳家洛)이 미쳤다"고 말하지 말라. 독자들중 몇명이나 그녀에게 도취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향향공주는 동화 속에 나오는 아름다운 공주와 같다. 명염성결(明艶聖潔), 천진선량(天眞善良), 사람들이 차마 그녀를 더럽히거나 침범하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아쉽게도 하늘은 미인을 질투하여 향향은 그녀가 오랫동안 갈망한 사랑을 얻지 못한다. 필자는 <일전매(一剪梅)> 사를 쓴 적이 있는데 여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천뢰제가주악조(天籟齊家奏樂潮), 선하영소(仙下靈霄), 운과투초(雲過偸瞧), 연화영설친용교(蓮花映雪襯容嬌), 인야교교(人也嬌嬌), 심야초초(心也焦焦). 누진상사기신소(淚盡相思幾辰宵), 풍주화조(風住花凋), 월타운도(月躱雲逃). 향혼유원화연표(香魂幽怨化煙飄), 물묘천고(物渺天高), 혼산향요(魂散香遙)."
<신조협려>에 나오는 소룡녀(小龍女)도 이 파에 속한다. 소룡녀는 어려서부터 세상과 격리되어 세상일을 모르고, 백의를 입으며 아름다우며 꾸미지 않아, 더더욱 그녀의 영동(靈動)한 아름다움을 더해준다. 천연미녀는 마치 무형의 역량과 같이 사람들이 그저 멀리서 바라만 보게 만든다.
(4) 인가소매파(隣家小妹派): 친근한 감각은 항상 사람의 마음을 끈다.
장문인: <천룡팔부>의 왕어언(王語嫣). 왕어언은 단예(段譽)에 있어서, 이웃집 여자같다. 친근하고 친절하며, 아름답고 시원시원하다. 단예는 그녀에게 푹 빠지지만 어찌하랴 낙화유정유수무의(落花有情流水無意)인 것을. 왕어언은 일찌감치 마음을 청매죽마인 사촌오빠 모용복(慕容復)에게 주었다. 단예는 실망하지만 그래도 그녀를 향한 마음은 바꾸지 않고 마침내 정성소지금석위개(精誠所至金石爲開)하여,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쓰게 된다.
(5) 선해인의파(善解人意派): 천천히 너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애정을 일깨울 수 있을 것이다.
장문인: <녹정기>의 쌍아(雙兒). 기민하고 영리하며, 귀엽고 말을 잘따르며, 다른 사람의 마음을 잘 이해해주는 쌍아는 동심무기(童心無忌)라고 할 만하다. 한 마음으로 위소보를 대한다. 위소보는 비록 풍류를 좋아하는 성격이지만 쌍아는 그의 마음 속에서 가장 떼어내기 힘든 여인이다. 쌍아는 활발하고 귀여운 성격과 자잘한 것까지 세심하게 보살피는 것으로 위소보의 마음 속에서 천천히 애정이 싹트게 만든다. 그의 쌍아에 대한 사랑은 진정한 오랜 시간을 같이 하면서 생겨난 정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쌍아는 위소보와 함께 있을 수만 있다면 영원히 만족한다. 위소보가 다른 여인에게 반하더라도 질투하지 않는다. 천진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여자는 쉽게 남자의 마음을 얻는다. 쌍아가 바로 그런 여자이다.
(6) 반포비파파(半抱琵琶派): 수줍어하는 표정은 항상 여자의 독특한 매력이 된다.
장문인: <소오강호>의 임영영(任盈盈). 영영은 아주 귀여운 여자아이이다. 귀여운 점은 그녀의 내재적인 활달함과 외표의 수줍음이다. 여자의 수줍음은 여성의 매력을 증가시킨다. 그녀는 영호충(令狐衷)을 좋아하지만 말을 하지는 못한다. 더더구나 얼굴을 차마 마주하지도 못한다. 그녀는 사람을 보내 영호충을 따라다니며 도와주지만, 스슬는 핑계를 찾아서 아니라고 한다. 기실 모두 말을 하지는 않았찌만, 마음 속으로는 모두 알아보았다. 그녀는 그래도 잘 감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귀엽기 그지없는 모습이다. 그녀의 영호충에 대한 사랑은 더욱 깊어진다. 그녀는 인내할 줄 알았고, 믿음이 있었다. 열을 내지도 않고, 조급해하지도 않았다. 그녀는 넓은 마음으로 영호충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어, 마음 속의 부서진 상처를 치유하도록 해준다. 정말 세상에서 다시 찾기 힘든 좋은 여자이다.
2. 가오문(可惡門): 이 유형의 미녀의 미모는 더욱 요염한 아름다움이다. 별다른 아름다움이다. 질투는 그녀들의 본성이다. 남자가 일단 그녀의 수중에 장악되면, 왕왕 빠져나오지 못하게 되고, 심하면 목숨을 잃는다. 아름다운 함정은 사람들이 그 위험성을 못느끼게 만든다. 몸과 명예를 다 잃고나서 후회해도 이미 늦는다.
(7) 심여사갈파(心如蛇蝎派): 가장 독한 것은 여자의 마음이다.
장문인: <천룡팔부>의 아자(阿紫). 아자는 원래 낙관적이고 총명하며 아름다운 어린 여자아이로 기민하고 영리하다. 그러나 일단 사문왜도에 들어가면서 아주 악독하게 바뀌어 사람들의 미움을 산다. 이런 사람과 같이 있게 되면 영원히 안전감은 없다. 그녀는 항상 생각할 수 있는 각종 악독한 방법으로 사람을 괴롭히고, 눈을 뽑고, 혀를 자르는 아자는 아무리 예쁘더라도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유탄지(遊坦之)를 괴롭히는 방법이 더욱 발전하면서, 잔인한 가운데 즐거움을 느끼고, 자신의 즐거움은 다른 사람의 고통 위에서 얻게 된다. 그래도 유탄지는 굳이 그녀를 좋아한다. 아무리 괴롭히더라도 그녀를 향한 마음은 바뀌지 않는다. 두 변태가 만난 것이니, 세상에는 정말 별의 별 사람이 다 있다.
같은 책에 나오는 섭이냥(葉二娘)도 이 유형으로 볼 수 있다. 그녀는 영유아를 데리고 놀며 죽이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는다. 무슨 원인으로 그녀가 이런 변태적인 성격을 지니게 되었는지는 몰라도,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8) 호미식골파(狐媚蝕骨派): 아름답지만 고방자상(孤芳自賞)하는 여인으로 항상 대중의 애인과 같은 좋은 느낌이 있다.
장문인: <천룡팔부>의 마방주부인(馬幇主夫人) 강민(康敏). 미모의 여인은 왕왕 천하의 남자들이 모두 그녀를 좋아한다고 여긴다. 이런 허영심이 일단 만족을 얻지 못하면 원한으로 바뀐다. 강민은 바로 그런 유형의 여인이다. 그녀의 음란한 성격은 항상 미모로 남자를 지배했고, 세상에 예외가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그녀가 정과 의리를 중시하는 교봉을 만나서 거절당하자 원한으로 바뀐다. 그리하여 교봉의 몸과 명예를 모조리 무너뜨린 후에도 화가 풀리지 않는다. "내가 얻지 못하는 것은 내 손으로 망칠지언정 절대로 다른 사람이 얻게 하지는 않겠다." 이것은 바로 그녀의 명언이다. 예쁜 여인이 한번 악독해지면 수단은 더욱 악랄해진다.
(9) 노화중소파(爐火中燒派): 질투는 여자를 미치게 만든다.
장문인: <의천도룡기>의 정민군(丁敏君). 정민군은 비록 절세미녀는 아니지만, 그래도 자색이 뛰어났다. 얼굴이 예쁘고 몸매가 예뻤다. 그러나 성격은 각박하고 날카로웠으며, 음험하고 간사했다. 그래서 음모궤계를 잘 썼다. 그녀가 질투하면서 하는 행동은 항상 사람들의 역겨움을 샀다. 말로 공격을 하는 것도 이런 여인의 표준적인 이미지이다. 아미파에서 장문인 멸절사태는 기효부를 아주 아꼈다. 그래서 의발을 그녀에게 전수할 생각까지 한다. 정민군은 질투심에 기효부의 약점을 잡아서, 일부러 기효부를 여러 사람들 앞에서 창피준다. 팽화상은 기효부를 구해주기 위하여 고의로 그녀의 추악함을 과장한다. 그래서 그녀는 팽화상을 온갖 방법으로 잔인하게 괴롭힌다. 천하여자의 마음은 모두 같다. 그녀가 아름답건 추악하건 모두 아름답다고 칭찬해주는 것을 좋아한다. 만일 네가 어떤 여자의 용모가 못생겼다고 한다면, 너는 그녀에게 미움을 사게 될 것이다.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3. 가련문(可憐門): 이 유형의 미녀는 인생에서 힘든 일을 당하고 운명이 기구하다. 마음은 하늘보다 높으나, 운명은 종이보다 박하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10) 위정소곤파(爲情所困派): 분명히 안되는 것을 알면서도 이미 '너를 사랑하게 되었다. 어쩔 도리가 없다'
장문인: <사조영웅전>에서 청수아치(淸秀雅致), 교수유미(嬌羞柔美)한 목염자(穆念慈)이다. 그녀의 처지는 사람들에게 확실하게 연민의 마음을 불러 일으킨다. 그녀는 어려서 고아가 되고 의부(義父)가 길러준다. 비무초친(比武招親)은 목염자의 첫사랑을 이루어주었지만, 그것은 인생비극의 시작이었다. 그녀는 분명히 알았다. 상대방와의 지위 차이가 있고, 양강(楊康)의 사람됨도 잘 알았지만, 그래도 치심환상(痴心幻想)을 버리지 못한다. 양강은 어떨 때는 차갑고 어떨 때는 뜨거워 수시로 바뀐다. 그래서 그녀는 애정의 고통을 극도로 겪는다. 결혼하기 전에 먼저 임신을 하고, 그녀는 예교(禮敎)와 헛소문의 압박을 견뎌야 한다. 그녀는 매번 애정의 관용과 대범함을 드러낸다. 매번 양강이 그녀를 속이는 것을 용서한다. 양강이 죽은 후, 그녀는 다시 혼자서 황산야령(荒山野嶺)에 살면서 어린 아들 양과(楊過)를 키운다. 결국은 피로가 병이 되여 죽는다. 가련하고 탄식할 만하다.
(11) 인애수상파(因愛受傷派): 사랑때문에 얻는 상처는 치유되기 어렵다.
장문인: <의천도룡기>의 주지약(周芷若). 본성이 선량하고 청고(淸高)한 그녀는 혼인할 때, 부군이 그녀를 떠난다; 받은 충격이 어떠할지 생각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주지약은 장무기를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사부는 그녀에게 맹세를 하도록 압박하며, 억지로 그녀의 마음 속에 일어나는 사랑의 불을 꺼버린다. 이것은 절대로 약한 여자가 견딜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런 경력은 점점 그녀의 성격을 바꾸었고, 그녀는 냉정하고 악랄하게 바뀐다. 현실적이고 직접적으로 바뀌고, 인간미가 없어진다. 그러나 그녀능 어쨌든 비극인물이다. 마지막에는 삭발하여 비구니가 되어 세상일에 간여하지 않는다. 그리고나서 등 하나를 친구삼아 부처와 함께 하니, 보는 사람으로서는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난다.
4. 가뇌문(可惱門): 이런 유형의 미녀는 골치아프다. 행동거지는 사람을 머리아프게 한다. 그녀들을 받아들이려면, 아주 큰 용기와 인내심이 필요하다.
(12) 야만여우파(野蠻女友派): 내가 좋아하면 이치는 따지지 않는다.
장문인: <녹정기>의 건녕공주(建寧公主). 황제의 여동생으로 어려서부터 버릇없이 자라고, 하고싶은 일은 뭐든지 해야만하는 성격을 지니게 된 것이 이상할 것도 없다. 사람들을 머리아프게 하는 것은 그녀가 사람을 학대하고 또한 학대받는 것을 좋아하는 면이 있는 것이다. 그녀는 처음에 위소보를 온갖 방법으로 괴롭힌다. 그저 재미로. 나중에 위소보가 반항하며 건녕공주를 때리지만, 그녀는 오히려 아주 기뻐한다. 그리고 위소보를 좋아하게 된다. 정말 명실상부한 '학련(虐戀)'이다. 이런 야만스러운 여자친구는 세상겁나는 것이 없는 위소보도 골치아프게 여긴다. 그러니 그녀가 어느 정도일지는 충분히 알만하다. 이와 비교하자면 전지현이 연기한 '엽기적인 그녀'는 오히려 온유한 편이다.
5. 가탄문(可嘆門): 성격이 운명을 결정한다. 오로지 탄식소리만 있을 뿐이다.
(13) 역래순수파(逆來順受派): 여자, 그대의 이름은 약자.
장문인: <사조영웅전>의 포석약(包惜弱). 포석약은 젊은 때는 절대로 미녀였다. 중년이 되어서도 젊을 때의 미모는 여전했다. 그래서 완안홍렬(完顔洪烈)이 그녀에게 미친 것도 이해할 만하다. 포석약은 그녀의 이름 그대로, 선량하고 연약하다. 역래순수. 즉 열악한 상황도 꾹 참고 견딘다. 자신의 주관도 없고, 원칙도 없다. 이상과 희망을 염불에 건다. 이를 통해서 내세에 보답을 받으려 한다. 전형적인 중국전통여성의 대표이다.
(14) 진연미료파(塵緣未了派): 정종부지홍진유(情種不止紅塵有)
장문인: <소오강호>의 의림(儀琳): 그녀는 천진무사(天眞無邪), 순결선량하고 또 전혀 감출 줄을 모른다. 마치 투명한 물과 간다. 아쉽게도 의림은 불문에 들어간다. 그러나 세속과의 인연은 아직 끊어지지 않았고, 영호충을 사랑하게 되지만 어떻게 말할 수가 없다. 어쩔 수 없어 마음 속의 말을 아파파(啞婆婆)에게 토로하여 마음 속의 고민을 푼다. 그녀는 관음보살이 그녀를 분명히 도와줄 것이라고 믿는다. 이렇게 선량한 바람은 보는 사람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아파타가 그녀를 도와 영호충에게 시집가게 해주려 할 때 그녀는 말한다. 한 사람이 진정으로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면 다른 사람을 더 사랑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그녀는 한 마음으로 영호충의 마음이 기쁘게 하려고 할 뿐, 다른 생각은 없었다. 선량하여 가련하게 여겨지고, 귀여워서 눈물이 흐르게 만든다.
6. 가경문(可敬門): 이 유형의 미녀는 건괵영웅(巾幗英雄)이라 할 만하다. 협녀(俠女)의 풍모는 사람들이 존경할 만하다.아름답고 탈속하며 영웅같은 풍모를 지니고 있다. 실로 좋은 남자들이 선망할만하다.
(15) 협골유장파(俠骨柔腸派): 시원시원한 협녀, 그러나 머리카락보다 세심한 감정을 지니고 있다.
장문인: <의천도룡기>의 기효부(紀曉芙): 성격은 외유내강하며, 심지선량(心地善良)하고 정의감을 지녔다. 협녀의 풍모를 지녔다. 양소(楊逍)를 사랑하게 되어 은리정(殷梨亭)과의 혼약을 파기하고 딸에게는 양불회(楊不悔)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정민군이 팽화상에 대하여 사람들이 손가락질할 정도로 고문을 하며 억지로 진술하려 하자, 기효부는 의연히 나서서 그녀와는 관계가 거의 없는 이 팽화상을 보호해준다. 이 여자의 마음 속에 있는 정의감은 소설에 나오는 그 어느 대협과 비교하더라도 전혀 손색이 없다. 나중에 팽화상이 정민군을 죽이려 하자 기효부는 다시 협심이 일어 말리며 말한다: "그녀가 비록 나에게 무정했지만, 나는 그녀에게 불의할 수는 없다." 이것은 얼마나 넓은 흉금인가. 원한을 덕으로 갚는 군자의 태도가 아닌가. 그래서 팽화상과 같은 거친 사람조차도 그녀를 존경해 마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말한다: "기여협의 명을 어찌 따르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중상을 입은 기효부가 힘들게 호접곡으로 치료를 받으려가는 장면을 읽을 때면 시로 처량하여 말이 나오지 않는다. 아쉬운 것은 결국 기효부가 사부인 멸절사태에 의하여 죽음으로 내몰리는 것이다. 기효부는 김용 소설에 나오는 모든 미녀들 중에서 필자가 가장 감탄하는 인물중 하나이다. 그녀를 위하여 <임강선(臨江仙)> 사를 쓴 바 있다: "소면수화미대소(素面羞花微帶笑), 천연풍운무쌍(天然風韵無雙). 부용교초야단랑(芙蓉嬌悄惹檀郞), 검출영삽상(劍出英颯爽), 유반자생향(流盼自生香). 연소불암진세고(年少不諳塵世苦), 치정난타심상(痴情難躱心傷). 홍소향단양망망(紅消香斷兩茫茫), 협심간제월(俠心赶霽月), 고주입유장(苦酒入柔腸)." 이 사를 근거로 다시 고쳐서 오언율시를 만들었다: "출수부용수(出水芙蓉秀), 천자풍운장(天資風韵藏), 검출영삽상(劍出英颯爽), 유반자생향(流盼自生香), 관관온유어(款款溫柔語), 치치다면랑(痴痴多面郞), 협심간제월(俠心赶霽月), 불회시정장(不悔是情腸)."
(16) 고고자상파(孤高自賞派): 진리는 영원히 자신의 손에 쥐어져 있고 오만하기가 불가일세이다.
장문인: <의천도룡기>의 멸절사태(滅絶師太). 아미파의 장문인으로 일대종사이다. 김용의 소설에서 멸절사태는 '용모는 아주 아름답다고 할 수 있다", "두 눈썹은 비스듬히 내려와서 보기에 아주 궤이하다." 성격은 괴벽하고 강렬하다. 정사는 서로 양립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차가운 얼굴에 무정하고, 손을 쓸 땐느 아주 악독하다. 다만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마음이 악독하고 무정한 것은 아니다. 그 근원을 쫓아보면, 그녀가 왜 명교에 대하여 그렇게 미워하는지를 알 수 있다. 그녀의 사형인 고홍자(孤鴻子)는 양소와 비무하다가 패배한 후 병이 걸려 죽는다. 이것과 관계가 없다고 할 수 없다. 멸절사태는 협의를 행하고 정기늠연하다. 무림의 사람들이 모두 존경한다. 생강은 늙을수록 맵다는 말이 있다. 멸절사태는 자신이 범한 잘못에 대하여 죽음으로 댓가를 치른다. 이는 마음 속으로부터 그녀를 존경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멸절사태에 대한 마음 속에서 우러나는 존경심에서 필자는 <낭도사(浪淘沙)> 사를 쓴 바 있다: "장검월산전(仗劍越山巓), 기우신헌(氣宇神軒). 사미냉면살풍한(斜眉冷面煞風寒). 오소풍진협의담(傲嘯風塵俠義膽), 호기충천(豪氣沖天). 심취념종전(心醉念從前), 난향심환(難享心歡). 사문무검의면면(師門舞劍意綿綿). 즘내신상견구한(怎奈新傷牽舊恨), 수해선연(誰解禪緣)"
(17) 불양수미파(不讓鬚眉派): 전형적인 여중호걸이며, 흉금이 넓어서 남자들이 식은 땀을 흘려야할 정도이다.
장문인: <서검은구록>의 곽청동(霍靑桐). 영자삽상(英姿颯爽), 수외혜중(秀外慧中)으로 형용되는 곽청동이 가장 적합한 미녀이다. 그녀는 허리에 비수를 꽂고, 긴 머리를 어깨까지 늘어뜨리며, 몸에는 아황삼자(鵝黃衫子)를 입고, 머리에 금사로 수를 놓은 작은 모자를 쓰고 있으며, 모자의 옆에는 길다란 취록우모(翠綠羽毛)를 꽂았다. 가죽신에 청마를 타고, 그림처럼 아름다운 모습이다. 그녀는 강한 지도능력을 지니고 있고, 빙설처럼 총명하며, 병력과 장수를 지휘하여 대국을 이끌 수 있었다. 그녀는 일반 여자와 같은 유약함은 없가. 그녀는 강인한 여성의 모범이다. 진가락과의 애정에서 실패한 후에도 그녀는 기죽어 있지 않고, 자기민족을 보위하는 중임을 양어깨에 진다. 그녀는 무예가 고강하고, 사람을 잘 알았고, 안목이 높고, 흉금이 넓었다. 세상사람들의 오해와 평가는 신경쓰지 않았고, 대장부의 기개가 있었다. 그러나 여성의 온유함은 없었다. 절대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어 칭찬할만한 여중호걸이고, 건괵불양미(巾幗不讓鬚眉)의 전범이다.
(18) 호상발랄파(豪爽潑辣派): 명랑한 여자아이는 항상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장문인: <의천도룡기>의 조민(趙敏). 교소언연(嬌笑嫣然), 미목유반(美目流盼)으로는 그녀의 세상을 놀라게할 미모를 형용하기에 부족하다. 그녀는 심사기민(心思機敏), 기변백출(奇變百出), 직솔호상(直率豪爽), 과감견결(果敢堅決), 총혜정령(聰慧精靈), 문무전재(文武全才)의 성격과 재능은 "십푼(十分)의 아름다움에는 칠푼(七分)의 영기(英氣)와 삼푼(三分)의 호태(豪態)를 지녔다." 조민의 가장 존경스럽고 사랑스러운 점은 단순히 그녀가 절정의 총명과 경국경성의 미모를 지녔기 때문이 아니라, 그녀가 마음껏 사랑하고 마음껏 미워하는 시원시원한 성격과 이국여자의 견의간련(堅毅干練)함 때문이다. 조민은 이국의 공주로서, 자신의 적을 사랑한다. 부형의 핍박에 그녀는 비수를 자신의 목에 들이대고 부친에게 말한다. 딸은 후회하지 않는다고. 강열하고 발랄함이 이정도가 되면 실로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의 성격은 복잡하다. 또한 환경와 단련에 따라 계속 변화하는 것이다. 여성은 특히 그렇다. 그래서 설사 문학작품이지만, 간단하게 누구를 어떤 유형이라고 구분해서는 안된다. 그래서 인자견인(仁者見仁), 지자견지(智者見智)라고 하지 않는가. 이상의 구분은 그저 대체적인 분류일 뿐이다. 그녀들의 주요한 면이나 일면을 취한 것이고, 모조리 다 고려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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