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동호소주(東湖少主)
이런 말이 있다: "예고인담대(藝高人膽大)" 기예가 뛰어나면 담량이 커진다. 전투를 함에 있어서는 첫째는 무예에 의존하고, 둘째는 담량에 의존해야 한다. 특히 단병접전때 동등한 무예실력인 상황하에서는 좋은 심리소질을 지니는 것이 최종승리를 거두는 결정적인 요소이다. 반대로, 만일 기술이 상대방만 못하면서 담량만 크게 되면 왕왕 역의 결과가 나타난다. 잘못하면 생명을 잃게 된다. 그러므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전투기술과 심리소질은 서로 보완적이라고. 양자가 완벽하게 결합해야 전투에서 효과를 최대한 볼 수 있는 것이다.
<삼국연의>에서 무예가 뛰어난 자들은 많다. 관우, 관운장도 그중 한 사람이다. 관우의 특징은 무예가 뛰어날 뿐아니라, 심리소질이 아주 강하다는 것이다. 일반사람 심지어 무예가 그와 비슷한 사람들까지도 그는 안중에 두지 않는다. 전투에 나서서 대적할 대 일초로 승리를 거머쥐지 절대로 뒷다리 잡혀 끌려가는 법이 없다. 당연히, 여포, 황충과 같은 상대방을 대할 때는 별론으로 한다.
관우의 용맹은 일찌감치 황건적을 토벌할 때 두각을 나타낸다. 양군이 만났을 때, 먼저 장비가 정원지의 부장 등무를 찔러서 말아래로 떨어뜨린다. 이어서 관우가 '말을 도약시키켜 칼을 휘둘러 정원지의 간담이 서늘하고 어쩔 줄을 모르게 만든다' 그 결과 관우의 한 칼에 두 동강이가 나고 만다. 확실히 정원지의 무예나 심리소질은 보통이었다. 관우를 보자마자, 먼저 겁을 먹고, 손발이 흐트러졌다. 그리하여 도하귀로 전락한 것이다.
이 전투는 기실 황건적과의 전투중에서 아주 작은 한번이다. 관우의 이름을 천하에 떨쳐 제후의 반열에 오를 만한 것은 아니었다. 진정 그의 명성을 크게 떨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된 것은 자연히 나중에 유비를 따라 동탁을 토벌하는 그 전투에서였다. 그때, 동탁은 정치를 어지럽히고, 조조는 가짜조서를 만들어 십팔로제후가 공동으로 동탁을 토벌하게 된다. 생각지도 못하게 전투에서 불리한 상황에 처한다 시작하자마자 강적을 만나서, 각로제후의 수하장수들이 속속 화웅에 의하여 칼에 베어져 말에서 떨어진다. 위기의 순간에 관우가 용맹하게 나서서 적시에 한바탕 정리를 해놓는다. 화웅은 용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신보다 한단계 뛰어난 관우를 만나자 힘이 마음을 따라오지 못했다. 순식간에 생명을 잃고 만다. "온주참화웅". 일거에 관우의 용맹한 이미지가 세상에 퍼진다.
화웅은 기술이 그만 모했다. 그래서 관우에게 베어져 말에서 떨어지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만 나중에 관우가 연속으로 하북명장 안량, 문추를 베는데, 이것은 확실히 예상밖이다. 당시 관우는 조조의 은혜를 갚기 위하여, 조조가 연전연패하는 상황하에서, 말에 올라, 청룡도를 들고, 달려나간다. 관우가 오는 것을 보자, 안량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관우에 의하여 베어진다. 처음에 이 일막을 볼 때, 항상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안량은 원래 무예가 고강한 인물인데, 어찌 일회합도 넘기지 못하고 베어진단 말인가. 기실 여기에는 한가지 숨은 이야기가 있다. 그것은 바로 안량은 관우가 달려나오는 것을 보자, "그에게 물어보고자 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문제이다. 양군이 대치하고 있는데, 안량이 조심성없게 대적할 수는 없다. 그런데 뭘 물어본단 말인가?
원래, 안량이 원소에게 인사를 하고 나올 때, 원소에게 투신해 있던 유비가 안량에게 이렇게 당부한다: "나에게는 동생이 하나 있는데, 관운장이다. 키가 구척오촌에 수염이 일척팔촌이고 얼굴은 대추처럼 붉고, 단봉안이며, 와잠미이다. 녹금전포를 입기를 좋아한다. 황표마를 타고 청룡대도를 휘두른다. 분명 조조의 진영에 있다 그를 만나면, 빨리 오라고 말해달라." 이 당부가 있어서 안량은 관우가 오는 것을 보자, 그가 투신하러 온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대적하려 하지 않았다. 그 결과 관우에게 쉽게 목숨을 잃게 된 것이다. 안량은 억울하게 죽었다. 그 원인은 바로 유비에게 있다.
나중에 연진에서 문추를 벤 것도 더욱 극적이다. 원래 안량이 베어지자 문추는 유비에게 불만을 갖게 된다. 그 결과 문추가 적을 맞이하러 나갈 때, 유비는 문추의 극력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를 따라간다. 결국 문추는 어쩔 도리가 없어서 유비와 병력을 나누어 전진한다. 문추와 조조의 선두부대와 접촉한 후, 장료, 서황이 먼저 출전한다. 문추는 두 장수가 나서서 포위공격하는 것을 보고, 먼저 화살 한 발을 쏘아서 장료의 투구끈을 떨어뜨린다. 장료가 다시 다가가다가 문추에 의하여 타고 있던 말이 화살에 명중된다. 장료가 위험한 것을 보고, 서황이 급히 나서서 구해준다. 문추와 몇 회합을 겨룬다. '문추는 뒤의 군마가 함께 도착한 것을 보고' 서황은 급히 물러난다. 문추가 병력을 이끌고 추격할 때, 관우가 돌연 나타나서 문추를 막은 것이다. 관우가 돌연 쇄도해 나오자, 문추는 황급히 응전하였지만, 양합도 되지 않아, "문추는 겁을 먹고, 말을 돌려 강을 돌아 달려갔다." 도망쳐도 괜찮다. 왜냐하면 관우가 타고 있는 것은 바로 적토마이기 때문이다. 문추가 탄 말보다 빨리 달린다. 그리하여 머리 뒤에서 한 칼로 문추를 베어 말에서 떨어뜨린다.
문추를 보면, 혼자서 장료, 서황을 상대하면서도 여유가 있었다.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런에 이제 관우 한 사람에게 막혀서 목숨을 잃다니....사실은 바로 이렇다. 장료, 서황의 무예는 관우에 비하여 조금도 손색이 없다. 하물며, 당시 조운도 문추와 평수를 이루었다. 그런데 오늘 무예가 조운과 비슷한 수준인 관우와 싸우면서 어찌 문추가 이렇게 허무하게 목숨을 잃었을까? 이것이 바로 문제의 관건이다. 기실, 문추의 죽음은 첫째, 안량이 베어진 영향을 받은 것이다. 관우의 명성이 점점 커지고, 무예에 대하여도 과장된 소문이 돌았다. 이런 마음 속의 그림자는 문추의 마음 속에 큰 압력으로 작용했다; 둘째로 문추는 도망치지 말았어야 했다. 양군이 만나면 용감한 자가 승리한다. 도망치게 되면 주도권을 잃는다. 관우가 탄 것은 조조가 막 하사한 적토마이다. 몇 걸음만에 따라잡는다. 문추도 이렇게 도하귀가 된다.
여기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안량, 문추가 죽은 것은 확실히 멍청했다. 그리고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관우는 당연히 투기적인 혐의를 벗어날 수 없다. 다만 사실은 사실이다. 안량, 문추는 확실히 관우에게 목이 베어졌다. 아마도 이러한 결과는 관우의 용맹한 이미지를 더욱 두드러지게 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무적천하의 인물처럼 된 것이다.
먼저 손을 쓰는 사람이 이기고, 뒤에 손을 쓰는 사람은 진다. 안량, 문추는 죽을 때까지도 몰랐을 것이다. 일신에 좋은 무예를 지니고, 서로 다른 경우와 상황을 만나니 사정이 이렇게 엉망으로 바뀔 줄은. 관우의 무예가 자신보다 고강하지 않다는 것을 일찌감치 알았더라면, 마음을 가다듬고 싸웠을 것이고 그러면 누가 죽을 지는 알 수가 없다. 잠시 소홀히 하였기 때문에 관우는 명성을 떨치게 되고, 구천지하의 안량, 문추는 창자가 다 시커멓게 될 정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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