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국의 역사인물-개인별/역사인물 (관우)

관우의 초기 민간에서의 이미지

by 중은우시 2010. 7. 19.

글: 김옥견(金玉堅)

 

관우가 '사람'에서 '신'으로 승격하는데 800년이 걸렸다. 그리고 신중의 신이 되었다. 전신(戰神), 재신(財神), 문신(文臣), 무신(武臣), 농신(農臣)을 모두 겸하고 있다. 그의 '승격' 속도도 엄청나게 빨랐다. 한수정후(漢壽亭侯)에서 송나라때는 '의용무안왕(義勇武安王)'이 되더니, 원나라때는 '장무의용무안현령영제왕(長繆義勇武安顯靈英濟王)'에 봉해지고, 명나라때는 아예 제(帝)에 오른다. '삼계복마대제신위원진천존관성제군(三界伏魔大帝神威遠震天尊關聖帝君)'이 된다. 그의 관제묘는 곳곳에 만들어지고, 거기에서 사르는 향은 공자의 문묘보다 훨씬 많았다.

 

지금, 의리의 사나이로 관우대제는 일찌감치 사람들의 마음에 자리잡았다. 그러나, 초기 민간문예에서의 관우의 이미지는 반드시 그렇게 좋지만은 않았다.

 

원나라때의 삼국극인 <<참웅호(斬熊虎)>>를 보면, 관우는 일개 무부이다. 산서 포주에 악당 웅호가 있었는데, 개략 서문경과 같은 인물이었다. 그는 지주와 결탁하여 한생의 처를 강제로 빼앗는다. 한생이 통곡하자, 관우가 이를 알고는 도와준다. 웅호를 처리하고, 그 후에 관우는 한생으로 하여금 지주를 유인해내게 하여 함께 죽여버린다. 결국 관병의 추격을 받아 관우는 관음묘로 도망친다.

 

곧이어지는 이야기는 아주 웃긴다. 관우는 그의 위력을 발휘하여 그들을 물리치는 것이 아니라, 관음대사의 말을 듣고, 스스로 코를 부러뜨려서 얼굴에 온통 피칠을 하고, 다시 머리카락을 뽑아서 수염을 삼아, 변장을 하고는 도망친다. 조그만치도 명장의 풍모는 없다. 이는 그저 희극에서의 조연수준이다. 그리하여 <<참웅호>>는 청나라때가 되어서는 공연이 금지된다.

 

명나라때의 전기소설 <<고성기(古城記)>>의 관우는 아래위도 없고, 음모궤계를 즐기는 인물로 그려져 있다. 그는 주창(周倉)을 거두어 자신을 따르게 하였는데, 그는 주창이 자신을 암살할까봐 걱정했다. 그래서 주창을 속여서 말하기를, 자신은 머리 뒤에도 눈이 한 쌍있어서 자객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나중에 관우는 조조의 대장 채양(蔡陽)과 싸우는데 두 사람은 나무베기시합을 했다(혹시 두 사람은 벌목꾼이었던가?). 채양은 옆으로 베는데 잘 베어지지 않았다. 관우는 비스듬히 베었는데 아주 잘 베어졌다. 그후 관우는 다시 채양을 속여서 고개를 돌리게 하고, 그 틈을 타서 그를 죽여버린다.

 

또 하나 <<관운장천리독행(關雲長千里獨行)>>이라는 극도 있는데, 더욱 기괴하다. 관우는 채양과 전투를 벌이기로 약속하는데, 이렇게 약정한다. 첫번째 북이 울리면, 솥을 걸고 밥을 하며, 두번째 북이 울리면 갑옷을 입고 말을 탄다. 세번째 북이 울리면 쌍방이 싸운다. 이렇게 하여 채양은 약속대로 준비를 했는데, 첫번째 북이 울리자마자 관우는 달려가서 공격한다. 채양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관우에게 당해서 죽게 된다.

 

이것은 잔머리에 뛰어나다는 점을 보여줄 뿐, 대장의 풍모는 전혀 보이지 않는 관우였다.

 

원나라때의 잡극 <<관대왕월하참초선(關大王月下斬貂蟬)>>에는 이런 이야기가 실려있다. 관우는 <<춘추>>의 '한유'를 읽기를 좋아했다. 그러다보니 뛰어난 연상능력을 발휘하여, 책에서 본 내용을 가지고 현실에 연결시킨다. 그리하여 초선과 동탁은 한나라의 난신적자라고 보고, 초선은 홍안화수(紅顔禍水)라고 판단한다. 이때 관우에 마음이 끌린 초선이 돌연 그에게로 와서, 관우의 용맹함을 크게 찬양하고, 남편인 여포를 폄하한다.

 

관우는 크게 화를 내며, 먼저 초선이 여포를 모함한다고 질책한다. 곧이어 그녀가 부녀자의 도리를 지키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청룡언월도를 들어 그녀를 베려 한다. 그러나 베는 것은 진짜 사람은 아니고 달 아래의 그림자였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초선이 진짜로 칼에 베인다. 여기의 관우는 풍운을 질타하는 영웅이 아니라, 그저 입으로만 인의도덕을 떠드는 가짜 도학자같다.

 

명나라 성화연간에는 이런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것은 주창이 살을 베어 관우를 구해주었다는 이야기이다.

 

관우가 이렇게 말한다: "주창, 삼군이 모두 배고파 쓰러졌고, 나도 배가 고프다" 그러자 주창이 말한다: "제가 산으로 가서 짐승을 찾아오겠습니다." 그는 가서 찾아봤지만 한 마리도 잡지를 못했다. 그리하여 스스로 '주공이 배고프다고 한다'고 하며 왼다리의 살을 한 점 베어서 불에 구워서 군채로 가서 관우에게 주어 배를 채우게 해준다. 얼마후, 관우가 다시 말한다. "주창. 배가 다시 고프구나." 주창은 다시 가서 찾아봤지만 짐승은 한 마리도 잡지를 못했다. 그리하여 다시 오른다리의 살을 한 점 베어낸다. 주창은 그동안 굶주려서 바로 기절해버린다. 관우는 한참을 기다렸지만, 주창은 오지 않고, 한 병사가 와서 보고를 한다: "주창이 죽었습니다." 관우가 말한다: "어떻게 죽었는가?" 병사는 "그는 주공이 먹을 것이 없는 것을 보고, 다리의 살을 베었는데, 기절해서 죽었습니다." 그러자 관우는 괴로워하며 말했다: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이런 이야기는 약간은 블랙유머의 느낌이 있다.

 

<<관운장천리독행>>에서, 조조의 군영에 있던 관우는 우연히 큰 형 유비의 소식을 듣는다. 술에 크게 취해서 두 형수를 만나지만 사실대로 얘기하지 않는다. 두 형수는 그가 옛 사람을 잊었다고 말한다. 관우는 크게 노하여 탁자와 의자를 뒤집고, 장막을 찢는다. 두 형수가 할 수 없이 바닥에 꿇어앉아서 웃음을 보이면서 잘못했다고 사과한다. 그리하여 겨우 소동이 가라앉는다.

 

<<유관장도원삼결의>>에는 관우를 이익을 추구하는 소인배로 그린다. 유비가 술에 취해서 잠을 자는데, 관우가 보니 뱀이 칠교로 들어갔다. 이를 보고 장비에게 이렇게 말한다. "형제. 너는 잘 모르겠지만, 뱀이 칠교를 뚫고 들어가면 이 사람은 복이 있는 사람이다. 나중에 분명히 귀하게 될 것이다. 그가 깨어나면 나이가 많은지 적은지는 묻지 말고, 그를 형으로 모시자. 네 생각은 어떠냐?"

 

<<주봉추방략사군>>에서는 관우가 사심을 가지고 복수하는 사람으로 그렸다. 황충은 장비와는 싸우려고 하지 않고 관우에게 복수하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원래 관우와 황충은 함께 과거시험을 쳤는데, 관우가 어사대에 황충을 모함했고, 황충이 곤장 스무대를 맞고, 쫓겨난다. 그래서 관우와 싸워서 복수하려고 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초기의 민간문예에 관우는 효웅이라고 할 정도도 아니었고, 기껏해야 초망필부(草莽匹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