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역사인물-개인별/역사인물 (여포)

조자룡은 어떤 여자를 좋아했는가?

중은우시 2014. 2. 5. 22:05

글: 동호소주(東湖少主)

 

삼국시대, 심지어 멀리는 진,한시대에 소위 '처녀선호'현상은 없었다.

남자들이 유부녀와 결혼하거나 재혼하려는 과부와 결혼하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었다. 설사 황실, 귀족, 명문집안이라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였다. 멀리는 한무제의 모친 왕태후부터, 가까이는 위명제(魏明帝)의 모친 견황후(甄皇后)까지 두 사람은 모두 '처녀'가 아니었다. 그녀들이 중도에 남편을 바꾸었지만, 이로 인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멸시를 당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모의천하의 퍼스트 레이디가 되었다.

이것은 전통의 사회이고, 개명된 사회이다.확실히 그 역사시기의 여인은 행운이었다. 그리고 행복했다. 다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모든 사람들이 이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전혀 신경쓰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당시, 조운(조자룡)은 유비의 명을 받아 계양(桂陽)을 공격한다. 계양태수 조범(趙範)은 스스로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스스로 성문을 열고 투항한다.

지주의 예의를 다하기 위하여, 조범은 조운을 집으로 초대하여 연회를 베푼다. 두 사람은 모두 성이 조씨였으므로, 조범은 두 사람이 결의형제를 맺자고 제안하고, 조운은 시원스럽게 그 자리에서 응락한다. 술을 어느 정도 마셨을 때, 조범은 내실에서 한 부인을 불러와서 조운에게 술을 따르게 한다. 조운은 그 부인이 경국경성의 미색을 지닌 것을 보고 예의상 누구인지 물어보았다. 조범은 그 여인이 자신의 형수인 번씨(樊氏)라고 얘기한다. 조운은 그 말을 듣고 얼굴색이 확 변하여 급히 일어나서 인사를 한다. 그리고 조범에게 왜 형수님에게 나와서 술을 따르게 시켰나고 질책한다.

조운이 황공해하는 것을 보고 조범은 바로 형수의 이야기를 꺼낸다. 원래 조범의 형은 요절했고, 형수는 과부로 지내왔다. 조범은 일찌감치 형수를 재혼시키고자 했는데, 번씨는 비록 과부이지만, 눈은 아주 높았다. 개가조건은 천하에 보기 드문 것이었다: 첫째는 인재가 출중해야 하고, 명예가 뛰어나야 한다. 둘째는 가형과 성이 같아야 한다. 셋째는 문무를 겸비해야 한다.

이 반부인이 조자룡에 대하여 미리 들은 바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조건이라면 조자룡이 아니고서는 천하에서 다른 인물을 구하기 어려울 것이다.

 

말을 꺼냈으니, 곧이어 조범은 형수를 조자룡에게 시집보내고싶다고 말한다. 그래서 좋은 인연을 맺게 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하게 조운은 그 말을 듣고 대노한다. "너의 형수이면 나의 형수이다. 어찌 인륜을 어지럽힐 수 있겠는가?" 이렇게 말하자, 조범은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되었고, 스스로 낯을 들 수가 없게 되었다. 그리하여 일시에 화를 참지 못하고, 조운을 붙잡으려 한다. 그러나, 조운은 미리 준비를 하고 있어서 한 주먹에 조범을 땅바닥에 쓰러뜨린다. 그리고 말에 올라타서 성을 나간다.

유비와 제갈량이 계양에 오기를 기다려 조운은 둘을 영접해서 성으로 들어간다.

모두가 불쾌한 표정을 짓고 있자, 제갈량은 도대체 어찌된 일인지를 물어본다. 그리하여 조범은 하나하나 사정의 경과를 설명한다. 제갈량은 그 말을 듣고 아주 이상하게 생각하여 조운에게 묻는다: "미인은 천하인이면 모두 좋아하는데, 어찌 경만 이러한가?" 군사가 직접 묻자 조운은 거절한 이유를 하나하나 설명한다: 첫째는 이전에 조범의 형과 일면지식이 있었는데, 이제 그의 처를 취한다면 사람들의 욕을 먹을 것이다. 둘째, 그의 부인이 재가를 한다는 것은 절개를 잃는 것이다. 셋째, 조범이 처음에 투항했을 때 그가 무슨 속셈인지 몰랐다. 넷째, 부인 한 명으로 인하여 주공의 정치를 망칠 수 없었다.

네가지 이유는 정리에 맞고 당당하다. 그의 말을 듣고는 진실로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기실, 제갈량은 그의 말을 듣자마자 눈치챘다. 무슨 고풍양절(高風亮節)은 아니고, 그저 분명히 그녀가 과부라는 것때문에 싫어한 것이다. 다만 조운이 그럴듯하게 이유를 대는 것을 보자, 그 자리에서는 그것을 까발리지 않았다. 오히려 유비는 눈치를 채지 못하여 한 마디 끼어든다: "오늘 대세가 이미 결정되었는데, 네가 그녀를 취하면 어떻겠느냐?"

이제, 조운이 더 이상은 피하기 어려웠다. 어쩔 수 없이 마음 속으로 원치 않는다는 진실한 이유를 말하게 된다: "천하에 여자는 적지 않습니다. 명예를 얻지 못할까 걱정되는 것이지, 명예를 얻는다면 처를 얻지 못할까 걱정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이 말이 나오자 유비도 난감해진다. 할 수 없이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게 된다: "자룡이 진짜 사내대장부이다."

군자는 다른 사람의 좋은 일을 이루어주는 법이다. 이 사건을 보면, 조범이 한 행동은 비록 당돌하기는 하지만, 그다지 잘못을 저지른 것은 아니다. 그저 조운이 '처녀선호'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끝이 난 것이다.

낙화유의(落花有意), 유수무정(流水無情). 이때부터 천하에는 대장부, 진짜영웅은 하나 더 생겼지만, 풍류가화, 천고미담은 하나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