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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사회/중국의 과학

"중국레인맨"은 수학천재인가?

by 중은우시 2014. 1. 29.

글: 방주자(方舟子) 

 

장쑤위성TV의 "최강대뇌(最强大腦)" 프로그램에서는 초강수학능력을 지녔다는 정신지체아  저우웨이(周瑋)를 등장시켰다. 현장에서 3가지 수학문제를 '암산'하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중 가장 놀라웠던 것은 1분만에 16자리숫자 1391237759766345의 14차방정근이 12.0이라는 것을 계산해낸 것이다. 문제를 냈던 상하이교통대학 수학과 부교수는 종이에 20분간 계산해서 겨우 답을 얻어내었다. MC, 게스트는 놀라서 "최강대뇌", "아인슈타인과 비교할만하다", "중국의 호킹"이라고 감탄사를 내뱉었고, 프로그램의 "과학법관"을 맡고 있는 닥터 웨이도 감격하여 선언했다: "저우웨이가 우리에게 보여준 것은 완전한 천부적 재능이다. 그는 천재이다!" 그후 그는 웨이보에서 저우웨이를 "위대한 천재"라고 칭했다. 매체는 이로 인하여 더스틴 호프만이 주연한 영화 <레인맨>에서의 기억력이 뛰어났던 자폐증환자를 떠올리고, 저우웨이를 "중국의 레인맨"이라고 부르기 시작한다. 비록 저우웨이는 자폐증환자가 아니고, 뛰어난 기억력을 보여준 것은 아니지만. 소문에 따르면 그는 중국두뇌팀을 대표하여 외국의 엘리트들과 겨룰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외국의 암산엘리트와 비교하면, 저우웨이는 별 것도 아니다. 2007년, 프랑스의 란스대학 컴퓨터과학석사인 알렉시스는 영국 옥스포드과학사박물관에서 200자리수의 13차방정근을 암산하는데 겨우 77.99초가 걸렸다. 알렉시스는 그가 수학기교를 이용하고 장기간 암산훈련을 거쳤다고 말했으며, 사람은 누구나 가능하고 별로 신기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더 이르게는 1980년대, 인도의 여성 사쿤타라가 미국에서 201자리수의 23차방정근을 암산하는 것을 보여준 바 있다. 교수가 흑판에서 이 201자리수를 쓰는데 4분을 소모했는데, 사쿤타라는 50초만에 답을 내놓았다. 이 사건은 화뤄겅(華羅庚)의 관심을 끈다. 그는 이를 가지고 과학보급글 <천재와 단련>을 써낸다. 사람들에게 거기에 숨은 비밀을 얘기해주고, 보통사람도 암산기교를 익히면, 거대한 숫자의 방정근을 빠른 시간내에 계산해낼 수 있다고 하였다.

 

그 상해교통대학의 수학과 부교수는 확실히 화뤄겅의 과학보급글을 읽어보지 않은 것같다. 그러니 낑낑대며 한나절이나 계산한 것이다. 이것은 아마도 보통의 수학교사와 수학대가의 차이를 보여준다고 할 것이다. 다만 저우웨이의 공연은 암산기교조차 필요없다. 그저 답을 외우기만 해도 된다. 그 16자리수의 14차방정근은 무한부순환소수(12.069....)이다. 다만 저우웨이는 단지 앞의 3자리수만 얘기했다. 만일 답안이 한정된 유효한 숫자라면 16자리수의 14차방정근의 결과는 아주 간단하다. 만일 정수라면 11, 12, 13이라는 3가지 결과밖에 나오지 않는다. 만일 앞의 3자리수라면 22종의 결과가 나온다. 기억하기 쉽다; 만일 4자리수라면 200여종의 결과가 나온다. 외우기 쉽지 않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 다섯자리 수라면 2000여종의 결과가 나와서 기억하기 불가능하다. 그래서 만일 저우웨이가 답안을 외운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암산한 것이라면, 완전히 그에게 5자리수까지 계산하게 하더라도 난이도를 더 어렵게 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그는 단지 앞의 3자리수만 내놓았다. 이것은 결국 기억에 의존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또 다른 검증방법은 그에게 그렇게 많은 차원의 방정근을 제시할 필요도 없고, 그저 4차방정근만 제시해도 된다. 16자리수의 4차방정근의 결과는 정수 5623-9999의 사이가 된다. 기억에 의존하여 답안을 내놓을 수는 없다. 고차방정근은 겉으로 보기에는 놀랄 정도이지만, 기실 고차일수록 답은 더욱 간단하다. 갈수록 1에 접근하게 된다. 예를 들어, 우리는 여하한 16자리숫자의 1000차방정근을 보여줄 수 있다. 겉으로 듣기에는 저우웨이의 공연보다 대단하지 않는가? 기실 무슨 숫자를 쓰던지간에 답의 앞의 3자리 숫자는 1.03이다.

 

그래서, 저우웨이는 뛰어난 계산능력을 보여준 것이 아니다. 더더구나 '수학천재'는 아니다. 기실 일찌기 2009년, CCTV "주진과학" 프로그램에서 이미 저우웨이에 대하여 조사를 했다. 그들은 발견했다. 비록 저우웨이는 어려서부터 가족들에게 밀집한 암산훈련을 받는다. 다만 현장시험결과 설사 4자리숫자의 더하기에 대한 그의 암산속도는 모두 아주 느렸다. 근 2분 내지 3분의 시간을 들였다. 당시에는 제곱을 구하는 것도 했다. 사용한 것은 보통의 계산법이고 속도는 아주 느렸다. 그래서 당시의 조사결론은 비록 그는 정진지체아인데 일정한 암산능력을 가진 것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다만 보통사람보다 뛰어나지는 않았고, 당연히 천재도 아니었다. 왜 몇년후, 저우웨이는 돌연 "16자리수의 14차방정근"이라는 사람들 현혹시키는 마술(마술을 진짜라고 한다면 그것은 사기이다)을 보여주었을까? 누군가 그를 훈련시킨 것일까? 닥터 웨이는 이렇게 털어놓는다. 마방진을 푸는 것을 보여준 선수는 그들이 가르쳤다고. 오랫동안 훈련시켰다고. 그렇다면 저우웨이의 공연은 누가 가르치고 얼마나 오랫동안 훈련시킨 것일까?

 

어떤 사람은 저우웨이가 천재라고 깊이 믿는다. 근거는 중앙교육과학연구소(현재는 중국교육과학연구원으로 개칭)에서 일찌기 저우웨이의 뇌전파를 측정한 바 있는데, 그의 계산구역이 다른 사람과 달랐다는 것이다. 뇌전파가 이것을 측정할 수 있단 말인가? 필자가 조사해보니, 산서중의연구소의 한 연구원이 '뇌상도기술'이라는 것을 발명했으며, 뇌전파를 이용하여 아이의 두뇌구역의 우세와 열세, 지능특징, 개성특징, 사고방식을 측정해낼 수 있다고 한다. 이를 통하여 사람에게 직업을 찾게 도와줄 수 있다고 하였다. 기실 이것은 중국특색의 가짜과학이다. 사기이다. 저우웨이를 '위대한 천재'라고 선포하고 자신에게 반중반양(半中半洋)의 직함을 붙인 닥터 웨이는 북경체육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에서 애운 것이 스포츠통제와 스포츠회복이다. 대뇌인지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다. 그가 어떻게 하여 '최강뇌력"의 '과학판관'이 되었는지는 도저히 모르겠다. 그에게는 '최강체력'의 판관이 되게 하는 것이 더욱 적절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화뤄겅의 당시 '암산천재'사건에 대한 평론을 보도록 하자: "나는 항상 과학화를 많이 얘기하는 것이 신비화를 많이 얘기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했다. 과학화된 것은 배울 수 있지만, 신비화된 것은 배울 수 없다. 고의로 신비화한 것이면 더욱 그러하다. 어떤 때는 신비화된 것을 전파하는 것이 과학을 전파하는 것보다 쉽다. 과학이 낙후한 곳에서는 일부 간단한 문제도 사람을 미혹시킨다. 화학이 발달된 곳에서는 일부 비교적 복잡한 문제로 사람을 미혹시킬 수 있다. 사쿤타라가 과학이 발달된 곳에서 소란을 불러온 것을 보라. 그러면 우리가 얼마나 경계해야하는지 알 수 있다. 실천과정에서 검증된 과학적 성과를 얼마나 귀하게 여겨야 하는지, 일부 실천으로 검증되지 않은 것에 대하여 과장하여 말하기 좋아하는 과학능인(科學能人)을 얼마나 신중하게 대해야 하는지." 오늘날 '중국레인맨'으로 포장하여 선전한 매체들도 경계해야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