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조종국(曹宗國)
먼저 설명해야할 것이 있다. 필자가 제목에서 "편격"에 인용부호를 넣었는데, 이것은 필자가 여기에서 말하는 "편격"은 역사상의 어떤 논자들처럼, 고의로 노신의 비판정신을 편격이라고 비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노신의 비판정신은 반드시 긍정해야 한다. 그의 비판은 역사조류에 부합하고, 가장 견결하고 철저한 것이다. 다만, 노신의 어떤 말은 편격한 색채를 지니고 있다는 것도 객관적으로 존재한다. 이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예를 들어, 그는 중국전통문화에 대하여 '모조리 타도'해야 한다고 했다. 심지어 중국고서를 읽는데 반대하고, 중의, 경극, 한자등등을 부정했다. 이것들은 모두 편격하다고 아니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가 영웅을 무는 파리가 아니라, 그를 살아있는 사람으로 환원시키기 위하여 토론한다면, 그것은 정당하고 필요한 것이다.
그외에, 필자가 노신의 '편격'과 그의 가정혼인이 관련있다고 하는 것은 필자가 보기에, 이들 특수한 인생경력은 반드시 그의 심리에 중대한 영향을 주었고, 일정한 "심리스트레스"를 조성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필자는 심리학자가 아니다. 더더구나 일부 학자들과 같이 학문에 통달한 '명인'도 아니다. 원래 이런 전문적인 문제를 논의할 자격이 없다. 다만 필자의 생각으로 순수하게 심리학에 국한할 필요는 없고, 넓게 정신과 사회실미측면에서 말하는 것은 괜찮을 것이다. 사마천이 옛날에 굴원, 손빈등(기실 그 자신을 포함하여)이 모두 "발분(發憤)"하여 만들었다고 했다. 그들의 그 '분"은 일종의 '심리스트레스'라고 할 수 있다. 단지 과거의 사람들은 정치사상으로 해석하기를 좋아했고, 심리분석은 중시하지 않았을 뿐이다.
아래에서 우리는 구체적으로 분석을 해보기로 하자.
모두 알고 있듯이 노신은 침통하게 말한 바 있다: "누구든지 소강지가에서 곤궁하게 전락한 경우가 있는가? 나는 이 길의 도중에 아마도 세상사람들의 진면목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나함>의 자서(自序)). 이것이 바로 노신의 가정처지가 그의 심리스트레스를 만들었다는 분명한 증거이다. 노신의 가정은 원래 소강이상이었다. 그의 조부 주복청(周福淸)은 동치10년 삼갑십오명(三甲十五名)으로 합격한 진사(進士)이다. 정부에서 강서 금계지현으로 임명받았고, 가정환경과 사회지위는 당연히 비교적 높았다. 그러나, 노신이 13살때, 주복청은 아들 주용길(周用吉)이 여러번 향시에 응시했으나 거인에 합격하지 못하자, 시험관에게 뇌물을 주려고 하다가, 발각되어 체포되고 감옥에 갇힌다. 판결은 참감후(斬監侯)였다가 나중에 "뇌고감후(牢固監侯)"로 감경된다. 노신의 부친 주용길도 연루되어 감옥에 갇힌다. 석방된 후 병으로 쓰러져 사망한다. 주씨집안은 이렇게 하여 일락천장하여, 곤궁하기 그지 없게 된다. 그리고 세상사람들의 멸시와 모욕을 받아야 했다. 과거시험부정은 청류지식분자들이 경멸하는 것이다. 빈곤하게 되면 돈있는 것을 좋아하고 가난한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무시당한다. 노신의 청소년시기의 이 경력은 그의심리에 그림자를 남겼고, 그 그림자는 아주 침중했다. 그러므로, 노신은 사회의 어두움, 세태의 염량, 인정의 냉막에 대하여 다른 사람들보다 강렬하게 느꼈고, 더욱 심각하게 인식했다. 그의 말도 더욱 냉렬(冷洌)하고 분노에 차 있었다. 이런 상황은 이해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다음으로, 필자는 노신이 개인혼인에서의 불행한 처지도 그의 심리상 영향을 크게 미쳤다. 노신이 26살때 모친의 명으로 주안(朱安)과 결혼한다. 그러나 사랑이 없었고 함께 자지도 않았다. 그후에 비록 같은 집에서 생활은 했지만, 두 부분은 각각 다른 방을 썼다. 피부접촉이 없었던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을 서로 하는 것도 드물었다. 노신은 일찌기 가까운 친구인 허수상(許壽裳)에게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이는 모친이 나에게 준 선물이다. 나는 그저 그녀를 잘 부양해야 한다." "일생동안 같이 살면서 희생하여 4000년의 옛빚을 갚는다." 그는 42살이 되어서야 비로소 허광평(許光平)과 연애를 한다. 즉 노신은 16년간 이렇게 우울한 상태에서 정상적인 애정이 없는 부부생활을 한 것이다. 이것은 젊은 남자에게 끼친 심리적 스트레스튼 다른 사람들이 느끼기 힘들 것이다. 그것이 조성한 결과를 만일 성심리학의 전문가가 분석한다면, 분명히 아주 심각하다고 할 것이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당시 노신의 심정이 침울, 광조(狂躁), 심지어 한때 자포자기하여 죽어라 술과 담배를 할 정도에 이르렀다. 머리카락은 흐트러지고 의복은 남루하고, 자신의 생활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그리하여 서른이 막 넘어서 마치 5,6십세의 노인처럼 늙어보였다. 장기간 애정의 자양분이 결핑되어 지나치게 일찌감치 늙어버린 마음은 당연히 따스한 정을 토로하기 어렵게 되고, 습관적으로 고독황막(孤獨荒漠)과 풍도상검(風刀霜劍)하게 된다. 성심리는 기실 문예이론계에서 작자의 창작을 연구하는데 널리 응용되지만, 노신연구에서 언급하는 사람은 아주 적었다.
필자가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가정혼인처지가 조성한 심리적 스트레스는 노신의 말을 편격하게 하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지식분자의 처세방식과 관련이 있다. 노신의 몸에는 중국의 여러 전통지식분자의 처세방식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일반적으로 언어로 자신의 애증과 사상을 표현하는 것이다. 자신의 원한, 분노와 반항을 포함하여. 권위나 폭력에 호소사는 경우는 드물다. 고대 유가의 소위 "광견(狂狷)"은 대체로 이런 뜻이다. 이것이 중국전통지식분자의 인성의 약점에 속하는 것인지 여부는 필자가 말하기 어렵다. 다만 필자는 지식분자의 처세방식에서의 일종의 역사적 관성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로 인하여 그의 사회역할과 지위가 결정된다. 예를 들어, 노신이 일본에서 동맹회에 참가하는데, 조직에서 그를 암살활동에 참가하도록 안배했다. 그는 집행하지 않는다. 필자의 생각에 바로 상술한 원인에서일 것이다. 다만 노신의 내심에 쌓여 있는 분노와 원한은 실로 너무 깊었다. 그으 사상은 실재로 너무 투철했다. 그는 언사로서 쏟아내고 비판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은 당연히 그의 말을 더욱 격렬하게 만들고, 더욱 날카롭게 만들었고, 왕왕 내뱉은 말이 "투창(投槍)", "비수(匕首)"가 되어 상대방에 꽂혔다. 노신의 이런 "편격"에 대하여, 우리는 지식인의 사회적 역할과 문화전통방면에서 정확하게 인식하고 대해야 한다. 이것은 필자가 제기하는 새로운 관점이다. 정확한지 여부는 전문가들의 가르침을 바란다.
결론적으로, 필자는 바로 이런 특수한 인생경력과 처지가 한편으로 노신의 심각한 사상, 날카로운 안목, 독립적인 인격과 견인한 전투를 만들어 주었고, 그가 당시의 지식엘리트들보다 더욱 비판정신을 갖도록 해주었따. 다른 한편으로, 그의 심리적 스트레스를 조성하여, 그의 개성과 문풍에 영향을 준다. 비록 종합적으로 말해서, 노신의 이런 "편격"은 그의 사상, 문학의 성취를 해치지 않았고, 그의 정신역량과 인격매력을 감하지도 않았다. 다만 지식인의 사회적 역할과 지위를 어떻게 정확하게 대하여, 그들이 양호한 생태환경하에서 정상적인 작용을 발휘할 것인가의 각도에서 보자면, 우리는 노신의 몸에서 유익한 역사적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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