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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학/무협소설

비호외전: 호비(胡斐)는 원자의(袁紫衣)를 선택해야 하는가 정령소(程靈素)를 선택해야 하는가

by 중은우시 2013. 11. 9.

글: 하족도(何足道)

 

<비호외전>은 <설산비오>의 전전(前傳)이다. 이야기는 청나라때를 배경으로 하고, 묘사하는 것은 호비가 소년에서 청년으로 성장하면서, 강호에서 협의를 행하고, 약자를 도우고 강자를 물리치며, 또한 원자의, 정령소간에 애정이 얽히는 이야기이다.

 

이야기의 처음은 큰 비로 여러 인마가 상가보(尙家堡)에서 비를 피하면서 시작된다. 주인 상노태(尙老太), 상보진(尙寶震); 표두 마행공과 제자 및 딸 마춘화; 호비는 그 때 아직 어린아이였다. 여러해전에 호비의 부친인 호일도(胡一刀)는 상보진의 부친을 죽인 바 있다. 호비가 호일도의 아들임을 알고 난 후, 상노태는 철옥(鐵屋)함정에 빠트려 호비를 죽이려 한다. 호비는 뛰어난 도법과 담량으로 불에 타서 뜨거워진 철옥에서 도망쳐 나온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갇혀 있던 군웅을 구출한다. 절처봉생의 그 재미있는 장면은 지금도 눈앞에서 생생하게 펼쳐지는 것같다.

 

이 이야기가 끝나면서, 호비는 소년에서 청년이 된다. 그는 부친이 남긴 호가도법을 열심히 닦았을 뿐아니라, 암기고수 조반산의 지도도 받는다. 그리하여 일류고수의 반열에 오른다. 산동에서 영남까지, 종가가람이 현지의 깡패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보고는 그가 나선다. 그러나 강호의 경험이 모자란 그는 속고 만다. 무고한 사람이 참사당하고 깡패는 어디로 갔는지 알 수가 업게 된다. 그러나, 여기서 그는 여협 원자의를 알게 되고 이 미녀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이어서, 호비는 원자의를 따라 북상한다. 원자의는 가는 길에 여러 문파의 장문인을 빼앗는다. 이것에 대하여 호비는 놀라면서도 탄복한다. 나중에야 그는 알게 된다. 원자의의 이런 행동은 이유가 있었다는 것을 청나라조정이 장문인대회를 열어 무림이 상호간에 죽고 죽이는 일을 벌이려는 계획을 파괴하기 위하였다는 것을. 그리고 도중에 그는 원자의와 헤어졌다 다시 만나곤 하지만 시종 그녀를 잊지 못한다.

 

이야기는 둘로 나눠진다: 한편으로 원자의는 각파의 장문인자리를 빼았는다. 다른 한편으로 호비는 묘인봉(苗人鳳)과 알게 된다. 그리고 묘인봉이 간사한 자에게 독에 당하여 두 눈이 실명되는 것을 목도한다. 그래서 호비는 천리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전설속의 독수약왕을 찾아서 묘인봉의 독을 해독하고자 한다. 찾아가는 길에 일련의 기괴한 현상을 만난다. 이 모든 것은 한 사람이 조종하고 풀었다. 그녀는 바로 독수약왕의 관문제자 정령소였다.

 

정령소의 도움과 지도로, 호비는 마침내 묘인봉의 독을 푼다. 그와 정령소는 이성의 오누이로 된다. 두 사람은 함께 경성으로 가서 장문인대회를 구경한다.

 

바로 이 때, 호비는 마춘화의 두 아이가 복강안의 수중에 떨어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엣날에 마춘화가 그를 구해준 은헤에 보답하기 위하여, 호비는 위험을 무릅쓱고, 겹겹의 방어망을 뚫고 두 아이를 구출해낸다. 그러나 자신은 부상을 입는다.

 

이때 이야기는 최고조에 오른다. 장문인대회. 호비는 한 파의 장문인으로 분장해서 대회에 참가한다. 이번 비무는 재미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각파의 고수들이 속속 등장하여 절기를 뽐낸다. 호비는 옛날에 놓쳤던 깡패와 만난다. 마침내 종가사람들의 복수를 해줄 수 있었다. 장문인대회는 원자의와 호비의 '교란'으로 혼란중에 끝난다.

 

이 때, 정령소의 사숙 및 사형, 사저가 도착한다. 정령소에게 독수약왕의 독문저작을 내놓으라고 핍박한다. 호비는 그들과 다시 한번 악전고투를 벌이고 극독에 중독된다. 이때 정령소는 호비의 체내에 있는 독을 자신의 몸으로 흡입하고 호비를 대신하여 죽는다. 독의 고수가 결국 애인을 구하기 위하여 독에 목숨을 잃은 것이다.

 

호비는 깨어나서, 자신을 위하여 죽은 정령소를 보고 가슴이 찢어진다. 그를 더욱 절망하게 한 것은 원자의가 원래 이미 출가했고 법명이 원성(圓性)이라는 것이다. 그 화려한 의복, 하늘거리는 긴 머리카락은 이미 꿈이 되었다. 이야기는 호비가 망연해 하는 가운데 끝난다.

 

<비호외전>을 읽으면 '사조삼부곡', 천룡팔부 같이 대작의 호기당당함은 없다. 호비의 성격도 다른 작품의 주인공들처럼 선량하고 협의를 중시하여 사람들이 잊기 어려울 정도의 개성은 없다. 다만 이런 비극의 사랑이야기는 독자로 하여금 감탄하고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김용 소설에서, 거의 모든 사랑은 원만하게 끝난다. 사랑하는 한 쌍은 항상 부부로 맺어진다. <비호외전>은 예외이다. <홍루몽>의 가보옥과 임대옥의 애정비극이 독자들로 하여금 잊지 못하게 하든이 이것은 일종의 결감(缺憾)의 아름다움이다.

 

동시에 우리는 <비호외전>에서 일상생활에서 자주 부닥치는 현상을 볼 수 있다; 호비에 있어서, 한편은 그가 마음을 빼앗긴 미모의 원자의이고, 한편은 그다지 아름답지는 않지만, 자신을 위하여 모든 것 심지어 목숨까지 내어놓을 수 있는 정령소가 있다. 한편은 내가 사랑하는 여인이고, 다른 한편은 나를 사랑하는 여인이다. 이런 상황에서의 선택은 어떻게 하여야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