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경제/왕라오지 vs 자둬바오

왕라오지: 살계취란(殺鷄取卵)

중은우시 2012. 8. 15. 10:08

글: 임용(林容)

 

2012년 7월 16일, 시끄러웠던 왕라오지상표쟁탈전이 최종심판결의 선고와 더불어 일단락을 지었다. 그러나, 상표권을 차지한 광야오집단의 문제는 그대로 남아 있다. 어떤 브랜드전문가는 이렇게 경고한다: 단기적인 안목의 이념과 경험의 부족, 생산능력의 결핍 및 취약한 채널은 왕라오지브랜드가치의 감소를 가져오고 결국 천억위안의 가치를 지녔다는 민족브랜드는 내리막길을 달려서 제2의 젠리바오(健力寶)가 될 것이라고 한다.

 

중국경제주간에 따르면, 왕라오지상표쟁탈전은 왕라오지배후에 숨은 거대한 브랜드가치의 영향력때문에 발생했다. 광야오는 일찌감치 경영부진으로 붉은캔 왕라오지상표권을 자둬바오에 임대하여 사용하게 했다. 자둬바오가 '상화를 예방한다"는 독득한 마케팅 그리고 원촨대지진때의 1억이 넘는 기부로 브랜드가치를 만들었다. 그리하여 목숨이 간당간당하던 이 브랜드는 기사회생하여, 누구나 아는 민족브랜드로성장했다. 더구나 2009년에는 한때 코카콜라를 넘어 연매출액 160억위안의 기적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왕라오지브랜드의 최고공신인 자둬바오는 당연히 광야오집단으로부터 예우를 받는 친밀한 친구가 되어야 했다. 그러나 현실은 쌍방이 반목하여 원수가 되고, 법률수단을 통하여 분쟁을 해결하기에 이른다.

 

광야오에 있어서, 상표사용권을 회수하는 것이 뭐 나쁜 짓은 아니다. 그러나 광야오가 그 후에 하고 있는 왕라오지브랜드의 계속된 분야확장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실망을 금치 못하게 한다. 2010년 11월부터, 광야오집단은 왕라오지브랜드를 광범위하게 마케팅한다. 그리고 전세계에서 사업자를 모집하고, '대건강'이라는 영역내에서, 전세계의 업체들과 여러가지 형태의 협력을 시도하며, '왕라오지'브랜드자원을 공유하겠다고 한다. 왕라오지 브랜드를 약주, 약용화장품, 보건품, 식품, 운동기구등 여러 영역으로 확장했다. 이런 깊이없고 마구잡이식의 경영이념은 왕라오지브랜드 아동약, 왕라오지브랜드 녹두죽, 왕라오지브랜드 돌외(약용식품)음료등 제품이 속속 시장에 나왔다.

 

"광야오는 이 브랜드를 여러가지 주변제품을 생산하는데 쓰고, 심지어 아무런 관련도 없는 약주, 약용화장품과 운동기구에까지 쓴다. 이런 브랜드 '개발'은 살계취란식의 브랜드자살행위가 아닐 수 없다." 브랜드전문가는 지적한다. 광야오가 이렇게 왕라오지브랜드를 함부로 확장하는 것은 단기간내에 성과를 보려는 조급한 심리와 단견적인 생각때문이고, 이는 왕라오지를 죽이는 행위이다.

 

이런 살계취란식의 경영이념에 대하여 금방 자본시장에서 반응을 보였다. 5월부터 기관들은 광야오집단에 불신임표를 던지고 있다. 룽후방데이타에 따르면, 5월 11일, 기구 1군데가 2,842만위안어치를 매입했지만, 2개의 기관은 9000만위안어치를 매도한다. 5월 14일, 다시 2개의 기관이 근 6000만위안을 매도했다.

 

6월 4일, 광야오는 기자회견을 통하여 붉은캔 왕라오지양차를 내놓았다. 그러나 제품포장은 어느 각도에서 보더라도 붉은캔 자둬바오의 포장을 모방한 것이었다. 심지어 광고문구까지도 자둬바오와 같았다. 그래서 네티즌들은 이를 전형적인 '산자이(짝퉁)판 마케팅'이라고 비아냥거렸다.

 

마케팅의 또 다른 핵심은 채널이다. 왕라오지상표를 회수하여 자체경영하려는 광야오는 반드시 자신의 채널을 구축해야 한다. 그러나 자둬바오가 여러해동안 채널을 건립한 것과 비교하면, 광야오는 채널과 마케팅에서 확실히 능력이 달린다.

 

채널을 얻기 위하여, 광야오는 심지어 악독한 수단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6월초, 자둬바오회사사 생산한 '왕라오지' 문구가 들어있는 제품을 판매한 두 판매상을 법정에 고소한다. 그리고 권리를 침해한 왕라오지양차를 가압류해달라고 요구한다. 그러나, 자둬바오는 반박한다. 현재 시장에 유통되는 제품은 모두 중재결과가 효력발생하기 전에 생산된 제품이다. 관련법률에 따라 완전히 합법적인 제품들이다. 권리침해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자둬바오는 성명에서 동시에 폭로한다. 여러 판매대리점들은 낯선 사람으로부터 협박메시지를 받았는데, 더이상 자둬바오의 양차제품을 취급하지 말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광야오의 악독한 수단은 '살일경백(殺一儆百)'의 효과를 거두지 못했을 뿐아니라, 대리상들의 불만만 자아냈다: "자기들이 소송을 제기하려면 왜 우리 대리상에게 소송을 거느냐?" 대리상들은 경쟁력에서 볼 때, 자둬바오의 채널이 훨씬 넓고, 훨씬 깊이파고들어있다. 광야오가 여러해동안 힘들 들이지 않고서는 따라갈 수가 없다.

 

채널뿐아니라, 외부에서는 광야오의 생산능력에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광야오는 자둬바오의 이전성공을 복제하고자 한다. 그러려면 반드시 시장을 하루빨리 장악해야 하고, 자둬바오가 남긴 브랜드자산을 계승해야 한다. 하루빨리 전국에 제품을 출시하기 위하여, 광야오는 대량으로 다른 기업들과 계약을 체결하여 OEM을 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로 인하여 또 다른 심각한 문제가 나타난다. 제품품질은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자둬바오의 공식웹사이트의 성명에 따르면, 광야오가 위탁생산하는 기업중에는 "스다센(불산)음료유한공사"라는 곳이 있는데, 이 회사는 일찌기 짝퉁 왕라오지제품인 '왕라오스자'를 생산했던 기업이다. <반부정당경쟁법>위반으로 금년 4월 공상국의 처벌을 받았던 곳이다. 광야오는 이 기업에 위탁하여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의 이익을 무시한 행위이고, 빠른 성과를 노리다가 왕라오지브랜드가치를 갉아먹는 짓이다.

 

이외에, 광야오는 제품의 프로모션에서도 마음은 있으나 힘이 따르지 못한다. 광야오 산하의 왕라오지약업은 공십웨이보에서 이런 소식을 내놓았다: "은시양민증(恩施凉民證), 만인향청량(萬人享淸凉)! 1만개의 양민증을 우한 시장에서 발급합니다. ---왜 하필 가까운 곳을 버리고 먼 곳에서 구하는가. 5위안이면 2개의 냉장 왕라오지 양차를 마시고 즉시 '양민'이 될 수 있다." 이것은 후베이 은시관광국에서 내놓은 광고로 사회에서 집단적으로 성토를 당한 것이다. 그런데, 왕라오지약업은 이것을 계속 모방한다. 어떤 네티즌은 왜 이런 반면교재를 계속 화제로 삼는 것일까?

 

일부 네티즌들은 우려를 가지고 있다. 도대체 누가 국유자산을 유실시키는가? 더더욱 어떤 네티즌은 이렇게 말한다. 왕라오지상표를 둘러싸고 벌인 것은 실제로 도 다른 버전의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것이다. 자둬바오가 없는 왕라오지가 얼마나 갈 수 있겠는가?

 

역사는 놀랄 정도로 닯았다. 1984년, '동방마수(東方魔水)'라는 평을 듣던 젠리바오가 LA올림픽에서 인기를 끈 후, 중천에 뜬 해와 같은 기세로 당시 중국에 진출한지 5년이 된 코카콜라에 전혀 뒤지지 않았다. 그러나, 주인이 바뀌면서, 한때 사람들이 자랑스러워하던 브랜드는 지금 쇠락하여 흔적도 없다.

 

지금, 왕라오지브랜드가 똑같은 처지에 처해 있다. 이 민족브랜드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