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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정치/보시라이-왕리쥔사건

당중앙은 왜 보시라이에게 손쓰는 것을 늦추는가?

by 중은우시 2012. 3. 13.

글: 이천소(李天笑)

 

매년 "양회(兩會)"는 스타들의 재밋거리, 엉뚱한 법안제안 그리고 복장쇼등 전통적인 우스개거리외에 시종 늘어놓은 꽃병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금년도 이를 돌파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렇게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년에는 옛 병에 새 술을 담았다.

 

양회가 시작된 후, 왕리쥔사건이 불러온 내부의 극렬한 투쟁은 양회까지 영향을 미쳤다. 양회는 화약냄새가 충만한 전쟁터로 바뀐다. 전인대 대변인인 자오치정(趙啓正), 충칭시의 보시라이와 황치판, 충칭시 대변인등이 전후로 모두 왕리쥔 사건을 축소시키는 발언을 했다. 특히 황치판은 봉황TV와 사전에 녹화한 인터뷰와 황치판, 보시라이의 기자회견에서 모두 극력 자신들을 위하여 변명했다. 양회기간동안에 충칭경찰은 다시 보시라이와 관련한 사항을 폭로한 전인대대표를 체포하여 데려가는 일도 벌어졌다. 이러한 것은 기실 보시라이, 저우용캉 즉 장쩌민파의 반격이다. 그러나, 황치판의 봉황TV인터뷰는 삭제되었고, 후진타오가 내부적으로 "왕리쥔은 반도이다"라고 성격규정을 하였다는 말이 나오고, 보쉰에서는 보시라이가 '연착륙'했다는 것이 허위소식이다라는 등이 나왔는데, 이는 후진타오파가 장쩌민파에 다시 반격한 것이다. 그동안 쓰촨성에서는 쓰촨경찰은 왕리쥔사건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확인해주었고, 랴오닝성은 테링공안국장을 체포한 것이 왕리쥔사건과 관련있다는 것을 부인했다. 이것들은 모두 각자의 명철보신이고, 왕리쥔,보시라이사건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화려하게 치장한 충칭모델과 광동모델의 다툼은 더 이상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시종일관 고무도장역할을 해온 허수아비 양회는 중국공산당 각파의 혼전을 대중과 매체의 앞에 드러냈다. 이것은 중공역사상 파천황적인 사건이다. 중국공산당은 공개적인 경우에는 일치단결된 모습을 보여왔다. 암중으로 거래하던 권력투쟁의 잠규칙이 왕리쥔사건으로 철저히 타파된다. 중공내부의 혼란은 완전히 통제력을 상실했다. 이것은 말기증세라고 볼 수 있다.

 

양회의 촛점과 최대 볼거리는 보시라이에 집중되었다. 그의 일거수 일투족, 일언얼행은 모두 현미경 아래에서 주목받았다. 왕리쥔은 사실 죽은 호랑이이다. 당연히 보시라이의 배후에는 저우용캉등이 있다. 그러나 보시라이를 어떻게 처치할 것인지는 확실히 중공내부투쟁을 판단하는 풍향계이다.

 

양회가 시작된지 며칠간 매체는 보편적으로 보시라이가 기운이 없고, 눈빛이 흐리멍텅하고, 옆자리에 앉은 군사위 부주석인 쉬차이허우와는 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보시라이가 충칭대표단 공개기자회견에 나타난 후, 적지 않은 매체는 보시라이가 기운을 차렸고, 쉬차이허우와도 말을 한다고 보도하기 시작했다. 신화망은 심지어 '기운이 넘친다', '허리를 꼿꼿이 펴고 있다'는 등으로 형용했다. 보시라이가 아무 일이 없는 듯이 보이니, 어떤 사람들은 보시라이에게 별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심지어 '중공고위층은 이미 컨센서스를 이루어 '보시라이가 연착륙하도록 하기로 했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보시라이가 양회에 출석했서 매체에 자신의 변명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무죄를 증명하는 것도 아니고, 그가 조사받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후진타오와 원자바오가 아직 그를 잡으려고 손쓰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왜 후진타오와 원자바오는 아직 손을 쓰지 않는 것일까? 이것은 연구해볼 가치가 있다.

 

후진타오, 원자바오가 손을 쓰지 않은 것은 보시라이가 18대 상임위원에 들어갈 야심을 버렸기 때문이 아니다. 최근 몇년간 보시라이의 일거일동은 모두 이 목적을 위한 것인데, 어찌 이를 포기하겠는가? 보시라이에게 검은 재산이 없어서도 아니다. 보시라이가 해외에 내보낸 거액의 자산은 일찌감치 확인되었다. 그저 언제 공표할 것인가의 문제일 뿐이다. 그리고 그의 아들 보과과가 쓴 돈이 정당했기 때문도 아니다. 보과과의 페라리등 호화승용차(월스트리트저널에 사진이 있다), 그가 출입한 오락장소등이 장학금으로 부담할 수 있는 것인가? 다롄의 부호들이 '증여'한 것은 하나하나 모두 기록으로 남아있다. 또한 보시라이가 '타흑'과정에서 적법하고 공정하게 집행하였기 때문도 아니다. 보시라이가 고문을 하고 다른 사람의 재산을 집어삼킨 점에 대하여는 증인이 너무나 많다. 보시라이의 대답에서, 아마도 정식사직을 하지 않았다는 말은 사실일 것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보시라이의 야심과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는 것은 이전의 공로를 모두 수포로 돌리는 것이다. 보시라이는 아마도 죽어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용인실찰(用人失察)"은 보시라이가 자신을 위하여 변병하고,'연착륙'이라는 말을 만들어낸 것은 바로 중국공산당의 내부 규정상 이런 것은 기껏해야 보직을 바꾸는 것에서 끝나기 때문이다. 지방에서 중앙으로 심지어 승진도 '보직변경'에 포함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

 

후진타오와 원자바오는 원래 보시라이를 좌천시키고자 한 것이다. 당초 후진타오 원자바오가 보시라이를 서남으로 내려보낸 것은 그가 다시는 북경으로 돌아올 수 없게 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보시라이는 창홍타흑의 일련의 거동으로 중앙과 후진타오, 원자바오에 대항했다. 후진타오가 충칭에 한번도 가지 않은 것은 고의로 보시라이를 냉대하고 마음 속으로 보시라이를 싫어한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다. 그래서 보시라이가 '후주석이 충칭에 관심이 있다" "후주석이 충칭이 갈 것이다"는 등을 얘기한 것은 순전히 정치적 반격수단이다. 하나는 후진타오에 잘보이기 위함이고, 둘은 자신의 악행을 후진타오와 엮으려는 것이다. 셋은 후진타오의 입장표명을 강요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을 후진타오, 원자바오 및 보시라이가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후진타오와 원자바오는 왜 손을 쓰지 않는 것일까?

 

먼저, 후진타오는 고려하고 있다. 보시라이를 처치하는 것은 저우용캉과 보시라이의 모반정변을 불러올 수도 있다. 실제로 보시라이와 저우용캉은 이번 양회기간중에 결탁한 것이 명백해졌고, 이미 공동으로 후진타오에게 적나라한 위협과 경고를 보냈다. 즉, 보시라이는 자신이 한 모든 것은 저우용캉이 지지한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그리고 저우용캉은 정법위를 통하여 무경과 공안을 장악하고 있다. 저우용캉이 충칭대표단의 심의에 참가하여 충칭의 성취를 칭찬하고, 보시라이와 함께 앉아서 사진을 찍어 신화만을 통하여 보도하게 한 것은 공개적으로 보시라이의 편을 들어준 것이다. 보시라이는 공개적으로 저우용캉의 정법위를 내세워 후진타오와 원자바오를 위협했다. 보시라이는 "타흑은 상부의 동의를 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보시라이가 한 모든 것은 '정법위의 협조'가 있었다는 말이다.

 

보시라이의 뜻은 명백하다. 나를 건드리는 것은 저우용캉을 건드리는 것과 같다. 그리고 저우용캉은 장쩌민의 살마이다. 즉 장쩌민을 건드리는 것과 같다. 장쩌민이 만들고, 저오용캉이 통제지휘하는 정법위 및 비밀특무기구인 610계통은 공안,검찰,법원계통을 통제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의 두번째 권력중앙이다. 저우용캉은 무경과 공안등 제2의 군대를 통제하고 있다. 보시라이의 이런 언론은 후진타오와 원자바오에 공개적으로 패를 내보이는 것이며 최후의 노골적인 위협과 도전이다.

 

확실히, 이제 후진타오도 절벽끝까지 몰렸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양파의 내분은 이미 군대와 매체에까지 번져갔다. 즉, 후진타오/원자바오 및 장쩌민/저우용캉/보시라이간의 마지막 결투가 불가피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후진타오는 일찌감치 준비를 해두었다. 후진타오가 양회전날 군대측에 후진타오에 대한 공개적인 충성발언을 요구하고, 후진타오가 18대이후에도 군사위주석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말을 흘리고, 원자바오가 양회에서 의미심장하게 '당이 군대를 지휘한다"는 말을 꺼낸 것등은 장쩌민의 제2권력중앙 및 그가 통할하는 무경과 공안부대를 견제하기 위함이고, 장쩌민파에게 함부로 경거망동하지 말 것을 경고한 것이다.

 

그러므로, 저우용캉, 보시라이의 쿠데타모반은 일촉즉발이다. 쌍방의 생사결투가 곧 도래할 것이다. 보시라이와 저우용캉이 튀어나온다면 바로 시기를 잡아서 일망타진할 것이다.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손을 쓸 때는 써야 한다. 실제로 이제는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런 상황하에서 후진타오와 원자바오가 보시라이에게 손을 쓰는 것에 여러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면, 그것은 너무나 고루한 것이다.

 

다음으로, 후진타오와 원자바오는 기실 더 큰 우려가 있다. 즉 보시라이를 처리함으로서 나타날 후폭풍 및 왕리쥔이 미국영사관에 제공한 자료를 공개함으로써 중국공산당이 붕괴되는 것이다. 실제로 왕리쥔사건의 후폭풍과 충격파는 이미 중국공산당의 손을 벗어났다. 오히려 미국의 손아귀에 장악되어 있다. 미국이 일단 왕리쥔이 미국영사관에 제공한 자료(여기에는 파룬공 수련자들의 장기적출에 관한 것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를 공개한다면, 국제사회는 중공정권에 대한 전면제재를 불러올 것이고, 전국민중은 새롭게 깨닫는 점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중공은 전면적인 위기에 봉착하고 붕괴될 수도 있다.

 

즉, 중공내부투쟁을 넘어서서 중국공산당 전체가 무너질 수도 있는 위기인 것이다. 후진타오가 토로한 "왕리쥔은 반도"라는 매주 성격규정은 두 가지 목적이 있는 듯하다. 하나는 왕의 문제를 심각하게 얘기함으로써, 보시라이가 '연착륙'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왕리쥔이 '반도'라고 규정함으로써 왕리쥔자료의 중공정권에 대한 충격력을 완화시키는 것이다. 후진타오는 보시라이의 죄행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장쩌민계로 칼날을 겨누고, 장쩌민계를 무너뜨릴 수 있다. 그리고 왕리쥔의 '반국'죄명을 통하여 미국이 공표할 '치명적인 정보'의 불을 미리 끄는 것이다. 후진타오는 이들 정보로 인하여 중국공산당이 타격을 입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후진타오와 원자바오는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여러가지 우려로 들고 있는 바둑돌을 내려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후진타오와 원자바오는 이 문제에 있어서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인다. 사실상 현재의 정치국상임위원회, 정치국 및 군대의 역량을 보면 이미 후진타오와 원자바오에 유례없이 유리하다.

 

아마도 보시라이와 저우용캉은 후진타오와 원자바오에 연민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설마 가장 가벼운 처분이라고 하더라도 그냥있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장쩌민파에 있어서, 보시라이가 저우용캉의 정법위를 넘겨받지 못한다면, 그것은 속수무책으로 죽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쌍방은 모두 시간이 없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보시라이와 저우용캉은 장쩌민이 죽기 전에 보시라이에 대한 유리한 처리결과가 나오기를 바란다. 그렇게 하여 보시라이가 재기할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리고 보시라이와 원자바오도 18대전에 보시라이와 저우용캉을 처리하고자 한다. 그래야 퇴임후의 안전이 보장된다.

 

후진타오와 원자바오에 있어서, 지금이 "결정해야할 때 결정하지 못하면, 오히려 당할 수 있다"는 중요한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