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환구기업가
제품을 모방하는 것은 전세계에서 아주 보편적이고, 자주 특허분쟁이나 소송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이것이 ‘산자이(山寨)’문화로 발전했다. ‘산자이’의 유행을 촉발시킨 것은 핸드폰이었다. 예를 들어, 저명상표를 변형시킨 “Sumsang”과 같은 것 혹은 아무런 지명도도 없는 허접한 브랜드들이다. 선전의 화창베이(華强北)와 베이징의 중관춘(中關村)과 같은 대형소비전자제품 집산지에서 산자이 핸드폰은 한때 점산위왕(占山爲王, 산적인 산을 점령해서 왕으로 군림하다)한 적이 있다. 그러나, 현재 산자이 핸드폰은 일선의 진지를 상실했다. 중관춘의 대형매장의 지하1층에 전시된 것은 짝퉁iPhone과 각종 안드로이드계열의 핸드폰이다. 화창베이에서 원래 산자이핸드폰의 세상이었던 상점들도 브랜드핸드폰이 점거하고 있다. 심지어 노키아의 flagship점포까지 들어와 있다.
매장의 변화에서 우리는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일찍이 일세를 풍미하던 산자이핸드폰이 대리상의 눈에서 그 중요도가 소멸되고 있다. 숫자를 보면 산자이핸드폰의 쇠락이 더욱 분명해진다. 개략적인 추산에 따르면, 화창베이에 현재 약 2000개의 산자이제조업체가 있는데, 전성기에 비교하면 1/5수준이다. 시장리서치기구인 iSuppli의 데이터를 보면, 2010년 중국내 산자이핸드폰은 2420만대가 출하되었는데, 2009년의 3320만대보다 27%나 하락했다. 증가추세가 확실히 꺽였다. 전세계적으로 보자면, 2011년 산자이기의 전세계출하량은 역사상 최고치인 2.55억개에 달했다. 2010년의 2.28억개와 비교하면 11.8%가 증가했을 뿐이다. 전년도의 43.6%성장과 비교하면 아주 낮아졌다. 산자이핸드폰생산업체들이 더욱 우려하는 것은 2012년 산자이핸드폰 출하량은 아마 사상처음으로 하락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산자이핸드폰은 값싼 가격으로 각종 생각지도 못했던 기능, 외관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중국의 수억에 이르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끌었다. 노키아, 삼성, 모토롤라의 핸드폰에는 귀를 멍멍하게 할 정도의 8개의 스피거를 단 핸드폰이나 고승이 개광(開光)시켜준 제품이 나올 수 없다. 산자이는 가능하다. “만들지 못하는 것은 없다. 생각지 못하는 것은 있어도.” 이것이 한 때 산자이 핸드폰의 자랑이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이것을 중국이 혁신과정에서의 새로운 돌파구라고 하였고, 많은 국제적인 핸드폰제조업체를 감탄하게 하였다. 그러나,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게 된 것은 2G시대의 핸드폰이 너무 오래 지속되었기 때문이다. 10년동안 핸드폰은 흑백스크린에서 칼라스크린으로, 단일음에서 MP3기능으로, 화면검색에서 1200만화소의 카메라기능까지 진화한 후, 유일하게 변화를 주고 눈길을 끌 수 있는 것은 외형과 각종 기이한 기능이었다. 모토롤라에서 한때 인기를 끌었던 V3 시리즈는 대형제조업체의 이 분야에서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산자이핸드폰은 더욱 빠른 속도와 더욱 자유로운 아이디어로 이런 추세를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애플이 2007년 외형과 스크린이 간단하지만 풍부하게 응용할 수 있는 iPhone을 만들어내자, 이 진정한 혁신은 스마트폰과 3G의 시대를 열게 된다. 한때 흥성하던 중국산자이핸드폰의 종말을 알리는 경종이 이미 울린 것이다. 지금은 아무도 술병을 딸 수 있는 핸드폰을 고려하지 않고, 사람들마다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받고, 게임을 하고, 동영상을 보지만, 지금 인기를 끌고 있는 안드로이드이건, 아니면 이니 몰락하는 추세인 심비안이건, 혹은 아직 진입도 하지 않은 중국의 윈도우폰 플래폼이건, 당연히 가장 좋은 것은 iPhone이다. 바로 이것이 산자이핸드폰이 시종 따라가지 못한 부분이다. 스마트폰과 3G 심지어 4G는 통신산업의 확실한 방향이다. 만일 산자이핸드폰이 2G시대의 이익을 다 누리기 전에 이 기회를 잡아서 변신하지 못한다면 종말은 그저 시간문제이다.
2007년, 바르셀로나모바일대회(MWC)에서, 당시 차이나모바일의 동사장인 왕젠저우는 단편을 공개했다. 전세계 다른 국가의 전기통신사업자에게 차이나모바일의 직원이 구석진 시골에 어떻게 이동기지국을 건설하는지를 보여주었다. 단편이 방영되자, 회의장은 십여초간 조용했다. 곧이어 열렬한 박수가 쏟아졌다. 박수는 바로 일선에서 고생하는 차이나모바일의 직원들에게 보내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 중국의 각급, 현, 시에까지 보급된 이동기지국은 전국에 안정적인 핸드폰신호를 가져다주었을 뿐아니라, 8억명의 농촌시장까지 열어주게 될 줄은. 그리고 산자이 핸드폰의 폭발적 성장을 위한 기반인 저수입군중 즉 핸드폰을 구매할 때 가격은 낮고 성능은 가격대비 괜찮은 제품을 가장 중시하는 층이 생겨나게 될 줄은. 이것은 바로 산자이핸드폰이 잘하는 분야이다.
차이나모바일은 산자이핸드폰의 시장을 열어주었다. 대만의 칩제조기업인 연발과(聯發科, Media Tek)은 중국 산자이핸드폰이 신속히 발전하고 초저가격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 막후조종자이다. 2005년, 연발과는 핸드폰제조업체에 “Turn-key모델” 즉, 핸드폰칩, 소프트웨어플랫폼 및 제3자 응용소프트웨어를 묶어서 저가로 제공하는 원스탑 솔루션을 제공했다. 산자이핸드폰회사는 외각과 밧데리만 붙이면 연발거가 제공한 칩과 함께 핸드폰 1대가 생산되는 것이다. 산자이핸드폰이 전국각지에서 출시될 때, 연발과의 창업자 겸 CEO인 차이밍제(蔡明介)는 ‘산자이핸드폰의 아버지’가 되었다.
현재, 중국의 산자이핸드폰을 번성하게 만들었던 두 가지 동력이 모두 쇠약해졌다. 먼저, 오랫동안 산자이핸드폰이 획득한 시장은 신규고객이었다. 현재, 중국핸드폰시장은 아직 포화상태는 아니지만, 증가여지는 이미 몇 년전처럼 크지가 않다. 공신부의 통계를 보면, 2010년말까지, 중국의 이동전화보급율은 64.4대/100명에 이른다. 전년도보다 8.1%가 늘어났다.
다음으로, 연발과의 산자이핸드폰시장에서의 추진력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연발과의 솔루션이 날로 성숙되면서, 갈수록 많은 브랜드핸드폰회사들도 그 칩을 사용하게 되었다. 화웨이 중싱과 산자이에서 ‘표백’한 텐위랑통(天宇朗通)등도 모두 연발과의 대고객이다. 연발과와 같은 성격의 칩제조업체인 잔신(展訊)은 삼성의 공급체계에 들어갔고, 모토롤라와도 협력을 하기 시작했다. 이들 유명핸드폰업체들은 여전히 풀뿌리노선을 고집하는 산자이업체에 비하여 브랜드파워가 있고, 가격도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 노키아에서 가격이 가장 싼 흑백스크린핸드폰의 판매가격은 200위안도 되지 않는다. 기능이 더 많은 비스마트폰의 가격도 500위안이내로 유지되고 있어, 어떤 경우는 더 우세하다. 브랜드핸드폰업체의 출하량은 산자이핸드폰업체보다 훨씬 많고, 더욱 낮은 가격으로 칩을 살 수 있어, 원가를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TCL은 2010년 글로벌 핸드폰출하량이 3600만대인데, 이는 산자이핸드폰업에 10개의 출하량을 합친 것에 해당한다. 이들 국산핸드폰브랜드들이 날로 성장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산자이핸드폰은 밀려나고 있다. 특히 화웨이와 중싱이 핸드폰의 중심을 해외에서 국내로 이전하면서 더욱 그렇다.
“현재 모두 같은 플랫폼의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 산자이핸드폰의 원가는 이미 경쟁력을 잃었다. 그것은 더 새로운 기능도 없고, 차별화를 꾀하기도 어렵다. 만일 가격이 비슷하다면, 소비자들은 브랜드핸드폰을 선택할 것이다. 품질과 애프터서비스가 보장되는 핸드폰을 선택할 것이다.” 전자제조분야의 시장연구회사인 iSuppli 중국지구 총감 왕양의 말이다.
시장의 각도에서 보자면, 산자이 핸드폰의 발전은 어느 정도 중국핸드폰시장의 발전조류에 순응한 것이다. 현재 그들이 생존을 의지하던 2G시장은 발전이 정체되고 있다. 흥성하고 있는 스마트폰핸드폰과 3G핸드폰에서, 산자이핸드폰은 발언권이 극히 제한된다.
스마트폰과 3G폰은 자주 혼동되는 개념이다. 국내의 최대핸드폰응용플랫폼인 카이스네트워크의 CEO 송타오는 이렇게 정의한 바 있다: 고객이 제3자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할 수 있으면 스마트폰이다. 3G폰은 WCDMA, TD-SCDMA와 CDMA2000등 3종의 통신테트워크의 핸드폰을 말한다. 모든 3G폰이 스마트폰인 것은 아니다. 차이나모바일은 일부 저급TD폰을 내놓는다; 그리고 스마트폰이라고 하여 모두 3G폰인 것도 아니다.
이 두 가지 종류를 구분하는 의미는 카이스네트워크와 같은 핸드폰어플리케이션플랫폼이 2G를 이용하여 산자이핸드폰의 스마트화를 꾀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각종 짝퉁 산자이 핸드폰에도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고, 게임을 즐기고, 동영상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산자이핸드폰산업의 생명선을 연장시킨 것과 같다. 그러나, 스마트화는 산자이핸드폰으로 하여금 3G의 충격에서 벗어나게 해주지는 못한다. 중국의 3대 전기통신업체가 공표한 데이터를 보면, 2011년 1월 중국연통(Unicom)의 신규증가고객중 140만이 3G고객이고 82.5만이 2G고객이다. 차이나모바일의 신규증가고객중 193만이 3G고객이고, 333.3만이 2G고객이다. 3G가 굴기하는 추세는 막을 수가 없다. 2011년 1월까지, 3대이통업체의 3G고객총수는 이미 5,174만에 달하였고, 업계내에서는 금년의 3G고객이 1억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일찍이 전국각지에 기지국을 건설하여, 간접적으로 산자이핸드폰의 번영을 초래했던 차이나모바일은 현재 그들의 적이 되었다. 왜냐하면 차이나모바일이 추진하는 TD-SCDMA는 금년에 자신의 3G고객을 1억이상으로 목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차이나모바일의 3G고객은 3000여만에 불과하다. 7000만을 더 채워야 하다. 이 시장에서 산자이 핸드폰이 끼어들 여지는 거의 없다. 그들은 지금까지 경쟁력있는 제품을 하나도 내놓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2G시대의 산자이핸드폰은 원가를 20달러-30달러로 낮출 수 있었다. 이는 2G시대의 GSM칩라이센스료가 거의 0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리고 근 10년의 발전과 격렬한 경쟁을 거쳤기 때문에 GSM칩의 제조공정은 비교적 성숙했다. 그러나 3G시대에 접어들면서, 칩의 핵심기술을 장악한 퀄컴이 거의 모든 발언권을 독점하고 있다. 이는 3G칩의 가격이 인하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다. 산자이핸드폰의 가장 핵심인 가격경쟁력의 우세가 존재하지 않게 된 것이다. “(3G핸드폰의 원가를 내린다면) 3G의 칩을 몇 군데의 업체가 산자이제조업체로 하여금 선택할 수 있게 해야할 것인데, 이것은 불가능하다.. 특허기술, 계약등이 모두 퀄컴에 속해있기 때문이다. 우회할 방법이 없다.”
이는 2G칩으로 성공을 거둔 연발과에게도 마찬가지의 고민이다. 비록 연발과는 자신의 미래가 2G에서와 같이 3G에서도 칩을 복제할 수 있느냐의 여부에 달려있다는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퀄컴으로부터 충분한 저가로 3G칩의 기술라이센스를 받아야 한다. 자체적으로 연구개발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모두 높게 든다. 연발과와 같은 막후추진자가 없다면, 산자이 핸드폰은 3G시대에 발언권을 완전히 상실하게 될 것이다.
퀄컴에 있어서, 그들은 일부러 산자이핸드폰을 배척할 필요는 없다. 삼성, 모토롤라등 대형브랜드는 고급3G칩을 쓰면 되고, 중국업체는 저급3G칩을 쓰면 된다. 그러나 현재 보기에, 퀄컴의 국내합작파트너는 기본적으로 모두 비교적 대형핸드폰설계회사이다. 대형핸드폰설계회사는 주로 대형브랜드와 협력한다. 산자이핸드폰에게 기회는 없다.
또 다른 측면에서, 2G시대에 중국의 신규증가핸드폰고객은 절대다수가 각종 사회채널을 통해서 늘어났고, 운영업체가 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데이터가 소비자와 긴밀하게 결합하는 3G시대에는 운영업체의 핸드폰판매채널에서의 발언권이 강화된다. 그들은 각종 형식으로 보조금을 지급하여 3G 스마트폰의 가격을 끌어내린다. 이를 통하여 소비자를 유치하고, 자신의 네트워크를 개척한다. 보조금을 통한 3G스마트폰은 보조금이 없는 경우와 가격이 수백위안 차이난다. 심지어 ‘공짜핸드폰’도 가능할 수 있다. 이는 보조금을 얻을 수 없는 산자이핸드폰에게 더욱 큰 압력이 된다.
일부 산자이핸드폰공장은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신흥시장에서 기회를 잡고자 한 것이다. 비록 중국의 산자이시장의 성장이 둔화되었지만, 2010년 아시아지역 산자이핸드폰 출하량은 동기대비 40%나 성장했다. 그러나, 해외진출의 길은 쉽지가 않다. 산자이핸드폰은 해외에서 국제브랜드와 현지브랜드와 싸워야 하고, 역시 중국에서 온 화웨이 중싱과 싸워야 한다. 뒤의 두 회사는 연발과의 솔루션을 채택하여 가격이 아주 낮은 핸드폰을 내놓고 있다. 그리고 현지운영업체와 합작하여 보조금을 토하여 일부 중급핸드폰은 가격이 거의 산자이핸드폰에 근접한다.
그러므로, 출하량이 500만대이상인 산자이제조업체에 있어서 하루빨리 브랜드화하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다. 이보다 규모가 작은 산자이제조업체에게는 아마도 이미 기회가 없어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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