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사회/중국의 사회

중국은 바보시대에 진입했는가?

중은우시 2011. 1. 23. 21:53

글: 장명(張鳴)

 

이런 말이 있다. 중국인은 현재 이미 바보시대로 접어들었다고. 멍청이가 너무나 많다고. 이 말은 맞는 점이 있다. 장오본(張悟本) 사건이 끝난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또 한 명의 '신의(神醫)'가 나타났다. 그는 진맥도 필요없고, 문진도 필요없다고 한다. 한번만 보면 약방을 내놓는다. 심지어 사진을 보고도 진료를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이 신의에게 사람들이 문전성시를 이룬다고 한다. 세상에는 도저히 상식에 맞지 않는 유언비어가 떠돈다. 그런데도 그 말을 믿는 사람이 있다. 그러다보니 쓰레기같은 책들도 잘 팔리고 있는 것이다. 분명히 사기에 당하는 것이 눈에 보이는데도, 그는 빠져나오려고 하지를 않는다.

 

기괴한 일은 우리의 이 시대는 모략에 가장 열중하는 시대라는 것이다. 손자병법은 사상유례없이 인기를 끌고 있다. 중화민국시대에 비로소 발견되었다는 삼십육계라는 노점상책도 모르는 사람이 없다. 영화드라마작품도 음모 권모술수에 대하여 쓰고 있다. 연기자들이 조금만 연기를 잘하면 바로 인기를 끈다. 세상에는 끝도없는 사업계의 기략과 관료사회의 권모술수가 판을 친다. 사람들은 모두 어떻게 하면 심리전을 쓰고, 음모를 꾸밀 수 있는지에 골몰한다. 이러한 열기는 사람들에게 더욱 높은 지혜를 추구하고자 하는 욕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모두가 스스로는 제갈량이고 다른 사람은 아두(阿斗)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세계에서 크고 작은 일들, 기이하고 괴상한 일들은 모두 음모로 해석만 하면 사람들이 바로 믿어버린다; 세상에서 온갖 계략이나 음모 궤계도 그저 성공만 하면 바로 만세를 부르는 것이다.

 

그러나, 이 세상이 그렇게 하여 성공하는 것이 많지 않다. 반대로 더 많은 사람들에 있어서 그렇게 하면 실패하게 된다. 단지, 실패를 하고나서도 실패의 원인을 음모가 철저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그리하여 더욱 노력하여 음모를 꾸미고, 다시 실패한다. 그러면 다시 노력한다. 끝까지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모르고 있다. 사실, 음모나 권모술수는 원래 전국민이 모두 행할 것이 아니다. 모두 같이 행하게 되면, 사람들간의 교류에서의 비용만 올라가게 되고, 서로간에 전혀 이익이 되지 않는다. 심지어 사람들이 모두 음모적인 사고를 하게 되면, 소수의 사기꾼만 이익을 본다. 그들의 간사함은 잘 팔리게 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사람들이 소위 '지혜'를 추구하는 동시에, '상식'을 잊어버린다는 점이다. 음모식 해석을 추구하는 동시에 상리(常理)를 잊어버린다. 원래 중국이라는 나라는 과학이 결핍되어 있다. 오랫동안 이공과의 교육을 숭상했지만, 그래도 국민들은 기본적인 과학지식마저 결핍되어 있다. 그리하여 간단한 사기술이나 아무런 이치에도 맞지 않는 유언비어마저도 식별해내지 못하는 것이다. 바람소리가 들리면 그저 비가온 줄 아는 것이다. 음모와 권모술수에 대한 추구는 사람들의 과학적 상식을 무시하게 만들 뿐아니라, 일반적인 생활상식마저도 잊어버리게 만든다.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쁜지, 사람들은 판단하지 못한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잘 알지 못한다. 그저 누군가가 뻥을 치면 사람들은 따라하기 마련이다. 옷입는 것도 자신에게 맞으면 그만이다. 그런데, 지금은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유행만 따른다. 물건을 사는 것도 자시가 필요할 때 사야 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유행만 따른다. 사람들은 의학에 대한 지식도 없어서 병원에 끌려다닌다. 중의에 대한 상식도 없어서, 망문절문(望聞切問)이 뭔지도 모르고 사람들이 신의라고만 하면 맹목적으로 믿고 맹목적으로 돈을 내놓는 것이다.

 

중국의 도시는 겉으로 보기에는 이미 상당히 현대화 되어 있다. 다만, 이 도시의 외관은 그럴듯하고, 주민들의 외관도 그럴듯하지만, 기본적인 상식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상식은 선조의 경험에서 유래하는 것이다. 독서로 얻을 수 있다. 모든 사람이 학자가 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기본적인 책은 모두 읽어야 한다. 선배의 충고도 들어야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우리들은 하나같이 모두 더 높은 지혜를 추구하지만, 독서량은 불가사의할 정도로 적다. 출판업계의 80%는 교재이다. 많은 가정에는 책 한권도 없다. 책을 보는 사람들도 병법이나 후흑학이나 읽는다. 상식을 잃어버리게 되면, 최소한의 판단력도 잃어버린다.

 

얼마나 기괴한가? 지혜를 추구하는 나라가 국민들은 바보로 만들고 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