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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사회/중국의 사회

중국의 속성 "귀족"

by 중은우시 2012. 4. 28.

글: 양효성(梁曉聲)

 

"귀족을 배양하는데는 최소한 3대의 시간이 필요하다."

 

발자크의 이 명언은 중국사람들이 많이 인용하고 있는데, 그 원인은 "일부 중국인들이 먼저 부유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다닐 때는 명품차량을 타고 다니고, 앉아 있을 때는 미녀가 곁에 있으며, 크고 작은 관리들이 그들이 자주 만나는 손님들이며, 이 스타 저 스타도 그들의 가까운 친구이거나 애인이다. 그들은 매번 손씀씀이가 크다. 한꺼번에 만금, 수만금, 수십만금을 뿌린다. 돈자랑하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왜냐하면 모두 귀족이 된 것처럼 행동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그들이 진정한 귀족이라 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근거는 바로 발자크의 명언이다. 나도 발자크의 명언을 인용한 바 있다. 그러나, 필자는 지금 발자크의 이 명언의 정확성을 그다지 믿지 않고 있다.

 

<밀리온파운드노트(The Million Pound Note>라는 영화에서는 구체적이고 생생하고 생동감있고 발자크의 명언을 뒤집은 바 있다. 실의에 빠져 막다른 골목에 몰린 청년이 일단 백만파운드를 손에 쥐자, 짧은 시간내에, 아주 순조롭고, 자연그럽게 가난뱅이에서 귀족으로 변신하는 과정을 보여주지 않았던가? 미국의 또 다른 영화 <불공정한 게임>에서는 두 명의 나이든 자본가가 심심하여 10달러짜리 도박을 한다. 한 명은 직업도 구하지 못하고 하루종일 길거리에서 유랑걸식하는 흑인청년을 신속히 부호로 만들어주어야 하고, 한 명은 꿈을 품고 성공의 가도를 달리고 있는 '준귀족'인 백인청년을 귀족의 문파에서 빈민굴로 굴러떨어지게 만들어야 한다. 그 결과 두 자본가는 전혀 힘을 들이지 않고 그들의 목적을 달성한다. 무슨 풍도니 예의 상식이니, 행동거지는 모두 사람의 지도하에 '속성'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필요한 기간은 요리사의 '속성'과정보다 길지 않다.

 

그러나 이 두 영화가 말해주는 것을 믿을지 말지는 당신에게 달렸다.

 

귀족은 말할 것도 없고, '국왕'도 속성으로 된다.

 

또 하나의 외국영화중에 <황금투구(Casque d'or)>라는 것은 바로 이런 이야기이다. 왕후가 쌍둥이를 낳는데, 어느 대신이 야심때문에 원래 전국왕에 의하여 후계자로 왕위에 오를 형을 궁밖으로 내보내 시골의 가난뱅이로 자라게 되고, 동생이 왕위를 차지한다. 이십여년후, 또 다른 대신이 마찬가지의 야심으로, 형을 찾아내서, 몰래 '교육'을 시킨다. 당연히 국왕의 행동거지, 풍도와 위엄을 갖도록 '배양'한다. '속성과정'이 끝난 후, 국왕을 납치하고 대체해버린다. 동생은 국왕에서 죄수가 되고, 머리에 황금투구를 쓰고 죽는다. 이를 보면, 발자크의 명언은 확실히 믿을만한 것이 아니다.

 

페르시아왕 1세 키루스대왕은 평민출신이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그의 아들은 평민의 손자이다. 그러나 전혀 평민의 정감은 없었고, 역사상 악명을 떨친다. 그는 궁중에서 어렸을 때부터 교만하고 발호앴으며 안중무인이며 불가일세였다.

 

한번은 그가 부왕에게 무례하여 키루스대왕의 훈계를 듣는다.

 

아들 키루스는 얼굴을 빳빳이 들고 두 손을 허리에 대고 말했다: "당신은 평민의 아들이지만, 나는 키루스대왕의 아들이다. 우리 둘이 비교할 수 있느냐?" 키루스대왕은 화를 내지 않았을 뿐아니라, 오히려 기뻐했다. 그는 아들을 가슴에 안고 연신 칭찬한다. "말인즉 옳다. 말인즉 옳다. 과연 키루스대왕의 아들이로구나."

 

한 대왕의 아들이 그렇게 쉽게 자신은 평민의 손자라는 것을 부인할 수 있다니. 평민계급에 대하여 그렇게 자연스럽게 경멸을 표시하다니. 탈태환골에 3대씩이나 필요치도 않은 것같다.

 

우리의 생활을 둘러보면, 누구든지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은 '속성'으로 하나 또 하나의 크고 작은 '귀족'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길게는 십여년, 짧게는 몇년내에 더욱 짧게는 1년내, 몇개월내, 며칠내에 원래 보통백성의 손자손녀가, 졸지에 신분이 바뀌어 '대부호' '부자'가 된다. 최소한 '오너'의 아들 딸이 된다. 이런 변화는 당연히 좋은 일이다. 그들이 영원히 백성의 손자,손녀로 사는 것에 비해서는 심지어 불행히 가난뱅이 기녀로 전락한 것보다 낫다. 그러나, 유감스러운 점은 그들이 일단 귀족이 되고나면, 풍도, 예의, 행동거지에서 갈수록 교양이 부족해지고 심지어 없어지게 된다는 점이다. 마치 어린 키루스와 마찬가지로. 그들이 대부호 부자 혹은 오너가 되고 나면, 그들은 금방 자신이 기실 얼마전까지는 일반백성의 아들이었다는 것을 잊어버린다. 그들은 어린 키루스와 마찬가지로 교만하고 발호하며 안중무인하고 불가일세한다. 누가 더 통이 큰지 누가 더 호화사치스러운지를 비교하면서 스스로 즐거워한다.

 

이들 '속성' 중국귀족은 평민들을 멸시하고 그들에 대하여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않고, 자비도 없고, 공감해주지도 않는다. 필자가 아는 바로는 필자가 보는 바로는 발자크가 말한 그 귀족은 백성데 대하여 악랄한 계급적 입장이 더욱 심했다. 그래서 중국에 이런 말이 있다: "천가지 만가지 좋은 일이 있어도 좋은 부친을 둔 것보다 나은 것은 없다." 중국인들은 일반적으로 "아버지"만 얘기하고, "할아버지"는 별로 얘기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할어버지를 얘기하게 되면, 지금의 많은 고관대작, 재자엘리트, 문인학사, 명원숙녀들은 모조리 농민의 손자, 손녀들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발자크의 명언은 중국에서 정확하지 않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