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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분석/중국역사의 분석

용인불의 의인불용(用人不疑 疑人不用)

by 중은우시 2011. 1. 14.

글: 유흥우(劉興雨)

 

역사를 읽다보면, 더 명확해 지는 것이 있는가 하면, 더욱 모르겠는 것도 있다. 왜 그런가? 각각의 견해는 모두 일련의 증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것을 믿어야할 지를 모르게 하는 것이다.

 

사람을 쓰는 것에 대하여 얘기해보자. 어떤 사람은 사람을 쓰면서 의심하면 안된다고 한다. 용인불의, 의인불용(쓰는 사람은 의심하지 말고, 의심이 가는 사람을 쓰지를 말라). 아무렇게나 예를 하나 들어보자. 연소왕이 낙의를 기용한 것을 보자. 낙의는 병력을 이끌고 제나라 70여개 성을 함락시켰고 2개만 남았는데 시간을 많이 끌었다. 그리하여, 한 사람이 간언을 했다. 그의 아들이 성 안에 있기 때문에, 고의로 성의 함락을 지연시키는 것이라고; 다른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그 곳을 점거해서 스스로 왕이 되려 한다고. 연소왕은 이를 믿지 않았을 뿐아니라, 진언하는 자를 죽여버렸다. 이런 주공을 만난다면 누가 간뇌도지(肝腦塗地)하지 않겠는가?

 

삼국시대에 손권이 제갈근을 계속 신임한 것도 미담으로 남아 있다. 당시 제갈근의 동생 제갈량이 촉국이 군사로 있었다. 오나라와 촉나라는 관우피살로 인하여 서로 칼을 맞대는 사이였다. 유비가 친히 군대를 이끌고 오나라를 침공한다. 손권은 유비에게 화의를 제안한다. 제갈근도 편지를 보내어 유비의 책임을 묻는다. 어떤 사람은 제갈근이 유비와 내통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손권은 말한다: 나와 자유(제갈근)은 생사의 맹세를 했다. 자유가 나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고, 나도 자유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나중에, 제갈근이 좌장군, 대장군을 맡는다. 제갈근이 서거한 후, 그의 아들도 손권에게 중용된다. 손권의 병세가 위급할 때, 제갈근의 아들을 보정대신으로 임명하여 후사를 맡기기까지 한다.

 

이는 부하도 잘못이 없고, 주군도 믿음을 굳게 가져간 경우이다. 어떤 때에는 부하에게 잘못이 있는 경우가 있다. 그래도 주군은 믿음을 버리지 않고 계속 믿는다. 예를 들면, 한나라초기의 진평과 같은 경우이다. 그는 항우에게서 유방에게로 도망쳐 왔다. 아마도 집안이 가난해서인지 장수들로부터 뇌물을 받았다. 누군가 유방에게 이를 밀고했는데, 진평은 담담하게 변명을 한다: 내가 듣기로 대왕께서는 사람을 잘 쓴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대왕에게 귀순한 것입니다. 나는 맨몸으로 왔는데, 다른 사람의 돈을 받지 않고서는 쓸 돈이 없습니다. 만일 내 의견을 대왕께서 채택할만하면 대왕쎄서 저를 쓰십시오. 제가 쓸모없다고 하신다면 돈은 모두 여기에 있습니다. 회수해가시고 저는 살려보내주십시오. 유방은 그를 질책하지 않았을 뿐아니라, 그에게 상도 후하게 내렸고, 오히려 승진시켜 주었다. 다른 사람들도 다시는 그에 대하여 뭐라고 말을 하지 못하게 된다. 나중에 그는 계책을 사용하여 항우와 범증을 이간시키고, 유방의 평성에서의 위기를 풀어주었다. 유방은 정말 안목과 흉금이 있는 사람이었다.

 

매번 이를 읽을 때면, 진평이라는 이 녀석이 너무 복이 많다고 느끼게 된다. 만일 마음 씀씀이가 자잘하고 융통성없는 주군을 만났더라면, 상이나 관직은 고사하고 아마도 일찌감치 맨몸으로 쫓겨났을 것이다.

 

이를 보면, 용인불의는 부하의 충성을 가져올 수 있다. 물론 나쁜 마음을 먹은 사람이 그 틈을 이용할 수도 있다. 용인불의는 충성하는 사람을 의심하지 않는 것이고, 능력있는 자를 쓰고 의심하지 않는 것이다. 만일 나쁜 자를 기용해서 의심하지 않는다면, 무능한 자를 기용해서 의심하지 않는다면, 결국 주군에게 피해가 갈 뿐이다. 이러한 예는 무수히 많다. 당현종이 이임보, 안록산을 기용한 것이나, 송고종이 진회를 기용한 것이 그것이다. 아무런 좋은 점이 없었을 뿐아니라, 오히려 나라를 잃을 뻔한다. 사람을 잘 볼 줄 모르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약간은 의심을 남겨놓고 자세히 살펴보는 편이 낫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한 사람이 누군가를 잘 보면, 어떻게 보더라도 좋아보인다. 잘 못보게 되면, 장점마저도 그렇지 않게 보게 된다. 이임보, 진회같은 간신도 황제가 한번 봤을 때 간신이라고 느낄 수 있다면 그들은 자신의 간사함을 쓸 도리가 없었을 것이다. 아마도 머리가 잘렸을 것이다. 황제의 눈에는 그들이 간신이 아니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아무리 뭐라고 하더라도 그들을 계속하여 기용한 것이다.

 

용인불의, 의인불용은 기용당하는 사람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주로 기용하는 사람의 입장이다. 한편으로 그들의 흉금이고 다른 한편으로 그들의 성격이다. 흉금이 넓고 성격이 쾌활한 사람이라면 기용한 사람을 의심하는 경우가 적을 것이다. 반대라면 그렇지 않을 것이고.

 

역사적으로 의심을 한 것이 맞는 경우도 있고, 의심을 한 것이 잘못된 경우도 있다. 물론 의심하지 않은 것이 잘못된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당현종이 안록산에 대하여 당현종은 의심하지 않았을 뿐아니라, 오히려 총애하여 마지 않았다. 매번 그에게 하사품을 내릴 때마다. 그는 덩치가 크다. 나보고 속이 좁다는 말을 듣지 않게 해라고 했다는 것이다. 현종이 좋은 음식을 먹거나 신선한 새나 짐승을 잡으면, 즉시 그에게 보내주었다. 안록산은 배가 뚱뚱했다. 현종이 그에게 묻는다. 너의 뱃 속에는 뭐가 들었기에 이렇게 큰가? 안록산이 대답했다: 아무 것도 없습니다. 붉은 충성심만 있습니다. 양국충이 그를 모반으로 밀고한다. 그러나 당현종은 아예 믿지 않았다. 태자가 안록산이 반란을 일으켰다고 보고했다. 현종은 그래도 믿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안록산의 두 아들을 승진시켜주기 까지 한다. 전국의 목마총관의 관직을 그에게 주어버린 것이다.

 

이때, 보통 인물으로서는 아무런 방법이 없다. 그저 마음 속으로 기도할 뿐이다. 제발 자신의 의심하지 말기를. 일단 의심을 조금이라도 품게 되면 골치가 아파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때 권력을 잡은 자들은 보통 IQ가 그다지 높지 않다. 그래서 골치가 아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