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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화/중국의 사상

중국의 고슴도치형 '민족주의자'

by 중은우시 2010. 12. 24.

글: 포붕산(鮑鵬山)

 

민족주의는 기괴한 단어이다. 일찌기 피압박민족들에게는 해방의 서광을 가져다 주었다. 그러나, 그 선천적인 결함은 기본적인 전제 및 간단한 논리추론에서 출발한다: 기본적인 전제는 민족주의는 민족이익을 최우선시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익말고도, 공정, 정의, 양심이 있지 않은가? 설마 이것들이 더 높은 가치가 아니란 말인가? 간단한 논리추론은 바로 모든 민족은 자신의 이익을 최우선시한다는 것이다. 그 필연적인 결과는 이 세계의 서로 다른 민족간에는 커뮤니케이션이 어렵고,이해하기 어려워진다. 양보한다는 것은 더더욱 말할 것도 없다. 이어지는 결과는 바로 민족과 민족간에 그저 약육강식만 있는다. 혹은 동풍이 서풍을 압도하거나, 혹은 서풍이 동풍을 압도하는 것이다. 지배하지 않으면 복종해야한다는 것이다.

 

중국 당금의 "민족주의자"는 더더욱 하류이다. 왜냐하면 제대로된 민족주의자는 최소한 민족의 핵심이익이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는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나서 그것을 실현하고 보위해야 한다. 그러나, 한번 살펴보라. 현재 인터넷에서 민족주의자라는 자들이 떠드는 것은 실로 가소롭기 그지없다. 그들은 근본적으로 '민족주의자'라고 불릴 자격이 없다.

 

첫째, 중국 당금의 '민족주의자'는 초라하다.

 

이런 초라함은 두 가지로 나타난다. 첫째, 대외적으로, 그들은 모든 다른 나라나 민족을 적이나 잠재적인 적으로 보고 있다. 이런 초라함은 적과 아를 구분하는 방법에서 나온다. 그들의 사고방식이 초라할 뿐아니라, 도덕적으로도 초라하다. 그들은 자신의 이익만 알 뿐, 다른 사람의 이익은 알지 못한다. 그들이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애국자'이고, 다른 사람이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사악한 것이고 비열한 것이다. 이런 유치원에서도 교사가 시정해줄만한 저급한 잘못은 자아중심사고이다. 그들은 이것을 도덕적 기치로 내걸고 누구든지 이에 의문을 표시하면, 바로 다른 사람에게 '민족배신자'라는 모자를 씌워버린다. 이런 사고방식은 간단한 2사람의 관계를 처리하는데도 통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들은 이를 복잡하기 그지없는 국제관계를 처리하는데 쓰려고 한다. 그리하여 이익충돌이 생기면, 합법적인 주고받기나 합리적인 의사소통이외에, 즉시 도덕적인 비난을 해대고, 군사적인 공격을 추구한다. 나는 일찌기 이런 '민족주의자'들을 고슴도치식의 민족주의자라고 말한 바 있다. 건드리면 바로 가시를 세운다. 이것은 사실 '약자심리'이다. 그런데도 아주 야만적이고 무대포식으로 행동한다. 민족이익을 이렇게 간단하게 분석하는 것은 그들이 근본적으로 민족이익이 어디에 있는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중국 당금의 '민족주의자'는 대부분 공부를 하지 않는다. 시간이나 정력을 들여서 진상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 세계의 대세를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공부를 한다고 하더라도, 왕왕 귀에 솔깃한 주장을 하는 것만을 좋아한다. 이런 류의 책의 기본특징은 인간의 이성에 호소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냉정하게 사고하도록 하지 않고, 오히려 정반대로, 독자들을 피가 끓도록 선동한다. 그리고는 그러한 끓는 피에서 나오는 판권료를 얻어간다. 이는 가장 음험한 가짜민족주의자이다. 그들중 많은 사람들은 실제로 이미 공개적으로 혹은 암중으로 다른 나라의 국적을 취득했다. 그러나 그들이 '중국을 열렬히 사랑한다'고 말할 때, 자신이 이미 국적을 취득한 나라를 욕해대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것을 보면 인간성의 복잡함에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더더욱 이해되지 않는 점은, 이런 류의 사람들이 중국국내에서는 많은 '민족주의자'들의 지지를 받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정말 곤혹스러운 현상이다.

 

둘째는 대내적으로, 그들이 말하는 '민족'은 실제로는 '나'이다. 그들 자신이다. '나'의 생각에 부합되지 않으면, '나'의 사고방식대로 중국문제를 보지 않으면, 모두 반민족적이라고 본다. 모두 '민족배신자'라고 본다. 예를 들어, 이건군(李建軍)이라는 자가 있다. 그는 한편으로 '애국'을 떠들면서, 다른 한편으로 중국역사상 위대한 인물인 공자를 '공강시(孔屍)'라고 부른다. 나는 잘 모르겠다. 자기민족의 문화에 대한 최소한의 존경심마저 없는 자가, 도대체 무슨 민족을 사랑하고, 무슨 나라를 사랑한단 말인가?

 

중국의 '민족주의자'의 가장 큰 문제는 그들이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이 다른 사람을 대신하여 생각할 수도 없고, 다른 사람을 대표하여 의견을 말해서도 안된다는 것을 모른다는 것이다. 중국이 너의 것이기도 하고 나의 것이기도 하다. 네가 애국한다면 나도 애국한다. 네가 중국이 이렇기를 바란다면, 나는 중국이 저렇기를 바란다. 정치적 견해는 서로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하여 상대방을 '비애국'으로 몰아서는 안된다. 누추한 '민족주의자'의 기본적인 특징은 자신을 중국의 대표로 보는 것이다. 그리고 중국을 대표하여 말한다. <<중국은 No.라고 말할 수 있다>> <<중국은 기쁘지 않다>> <<중국이 일어섰다>>등등은 모두 이런 사고방식이다. 그들은 이미 '중국'이라는 것은 모두 긍정한다. 논리적으로 말하자면 그들은 실제로 자신을 아주 불리한 위치에 놓은 것이다. 왜냐하면 누구든지 합법적인 중화인민공화국신분을 가진 사람이 일어나서, 그들에게 '나는 너에게 수권한 적이 없다. 나는 네가 나를 대표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너는 나를 대표하여 말할 자격이 없다'고 말하면, 그들의 말은 그냥 무너져버리게 되는 것이다.

 

둘째, 중국 당금의 '민족주의자'들은 추악하다.

 

이런 추악함은 그들이 한편으로 '애국'을 부르짖으면서, 다른 한편으로 대거 서로 다른 의견을 지닌 동포를 추화(醜化)시키는데 있다. 심지어 상대방을 '민족배신자'로 보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리고는 죽이지 못해서 안달이난 사람처럼 행동한다. 나는 이런 댓글을 본 적이 있다: 한 네티즌이 아주 조심스럽게 일본인들도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사실, 이것도 일본인을 차별한 것이다. 그러나, 그 아래에 줄줄이 욕설이 나온다. 그리고는 이런 댓글이 실렸다. '일본인으로 하여금 네 엄마를 강간하게 해라. 네 누나를 강간하게 해라,네 여동생을 강간하게 해라. 너희 집의 모든 여인을 강간하게 해라." 한한(韓寒)도 이런 경우에 처한 적이 있다. 똑같이 욕을 먹은 적이 있다. 이런 추악함은, 이미 '민족주의자'들이 철저히 타락하여 진정한 '민족배신자'가 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이런 '민족주의자'는 일단 항일전쟁시기와 같은 때를 만나면, 분명히 아무런 망설임없이 의견이 서로 다른 동포를 '일본인'들에게  찔러바쳐서 망가뜨릴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이건군은 그와 의견이 다른 모든 동포들을 "유인수(類人獸)"라고 부르고 있다. 나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런 '애국'이 결국 무엇을 사랑하는 것인가? 모두가 서로간에 짐승이 되어버리면, 누가 이런 나라 안에서 '사랑'을 느낄 수 있을 것인가? 중국에 그들이 보기에 그렇게 많은 짐승이 있다면, 혹은 중국인들중에 그렇게 많은 짐승이 있다면 이런 국가, 이런 민족이 사랑할만한 가치가 있을까? 존경할만한 가치가 있을까?

 

셋째, 중국의 '민족주의자'들은 야만적이다.

 

이것은 그들이 기본적으로 일체의 시비를 부정하는데 있다. 그저 이해만 따진다. 모든 보편적 가치를 부정한다. 그저 일시적인 이익만을 따진다. 인류의 기본문명관념을 모조리 부정하고, 그저 적아(敵我)만 따진다. 일찌기 이런 사람이 있었다. 인터넷에서 나에게 질문을 했다: "무엇이 보편가치인가? 어디가 보편이고  어디에 적용하는가?" 이렇게 몰아부쳤다. 나는 그에게 말해주었다. 아주 간단하다. 2500년전의 공자시대에 사람들은 좋은 사람은 선량하고 인자하고 용감하고 지혜있고 사람을 진정으로 대하고 신용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늘날의 좋은 사람도 이런 것을 갖추어야 한다. 이것은 시간적인 '보편'이다. 중국에서 우리는 사람의 좋고 나쁨을 평가하면서, 우리는 이런 기준을 쓴다. 미국, 유럽, 일본에서도 이런 기준을 쓴다. 이것은 공간적인 '적용'이다.그렇지 않은가? 우리가 어찌 난폭하게 이런 기본적인 도덕준칙을 부정할 수 있단 말인가? 문제는 여기에 있다. 우리가 이런 기본적인 도덕준칙을 부정한 후에 어떤 결과가 도래할 것인가? 바로 상대방을 사람이 아니라고 보게 되는 것이다. 그후에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게 되는 것이다.

 

9.11 이후, 중국의 인터넷세계는 잘했다고 소리쳤다. 진실한 세계에서도 역시 환호작약하는 분위기였다. 한 중학교 교사는 9.11.의 다음날 교실에 들어갔더니, 학생들이 기뻐서 얼굴이 붉어져 있었다. 분노한 그는 수천명이 사망한 것을 보고서 기뻐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소리쳤다: 너희가 미국을 미워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너희가 인간성을 잃어서는 안된다. 사실상, 중국에서 이런 이성적이고 사리에 밝은 교사가 많지는 않다.

 

기실, 어느 나라를 미워한다는 것은 얼마나 비천한 감정인가? 더구나 이로 인하여 자신의 인간성을 잃어버린다면. 이 중학교 교사는 정말로 진귀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잘 몰랐다. 중국의 '민족주의자'는 기본적으로 인간성의 장점을 모욕하고 없애는 것을 특색으로 한다는 것을. 그들은 바로 인간성중에서 사악한 것을 선동하고 이용한다는 것을. 미국에서 캠퍼스총격사건이 벌어졌을 때, 한 한국계의 학생이 총을 들고 32명의 학생을 죽인 후에 자살했다. 처음에 범인이 중국계인 것으로 알려졌었다. 나는 인터넷에서 이런 놀라운 댓글들을 보았다: "우리의 민족영웅" 뒤에 이어진 댓글에는 '어찌 민족영웅뿐이겠는가. 그는 우리의 민족혼이다. 그 혼자서 미국의 32명을 처치했다."

 

나중에 매체에서 범인이 한국계라고 나왔다. 한국인은 어떠했는가? 한국대통령은 담화를 통하여 사죄했다. 한국 주미대사관에서는 돌아가며 32일간 금식하여 사망자들에게 애도를 표했다. 서울의 민중은 자발적으로 사망자를 위하여 밤을 새웠다. 무엇이 문명인가? 무엇이 자존심인가? 무엇이 진정한 애국인가? 무엇이 진정으로 자신의 조국의 명성을 아끼는 일인가?

 

둘을 비교해보면 나는 비애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세계에서 가장 유구한 문명역사를 지닌 민족이, 세계에 드러내는 것이 이렇게 야만적이라니. 9.11 이후, 국제적으로 한가지 견해가 있다. 9.11은 두 민족의 명성에 손상을 입혔다. 하나는 무슬림민족이다. 무슬림민족은 위대한 민족이다. 9.11이후, 절대다수의 무슬림국가의 인민과 정부는 모두 테러리즘을 반대하고 비난했다. 다만, 그 몇몇 비행기납치한 사람들이 바로 무슬림이었다. 그들이 무슬림민족의 명예에 손상을 입힌 것이다. 또 하나의 민족이 있다. 바로 우리 중화민족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그렇게 많은 '민족주의자'들이 9.11.을 잘했다고 소리쳤기 때문이다. 그 수가 엄청나게 많았다.

 

나는 잘 모르겠다. 우리의 민족주의자들은 도대체 애국(愛國)을 하는 것인지, 애국(碍國)을 하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