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역사인물-시대별/역사인물 (공통)

중국고대 사대미남의 죽음

중은우시 2010. 12. 12. 20:47

글: 왕래신(王來臣)

 

반안(潘安)은 중국 고대미남중에서 대표적 인물이다. 사람들은 종종 '반안처럼 생겼다(貌似潘安)'는 말로 미남을 표현하곤 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그는 얼마나 잘생겼을까? 사서에는 반안이 잘 생겼다는 내용을 세 글자로 표현하고 있다: "미자의(美姿儀)". <<세설신어>>의 기록에 따르면, 반안이 매번 외출하여 놀러 갈 때면 많은 소녀들이 그를 따라갔다고 한다. 이는 요즘 스타들을 쫓아다니는 팬들과 비슷하다. 반안을 쫓아가는 소녀들은 그에게 꽃을 바치고, 과일을 바쳤다고 한다. 반안이 매번 집으로 돌아올 때면, 가마에 가득 꽃과 과일을 담아서 돌아오곤 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척과영거(擲果盈車)"라는 고사의 유래이다.

 

반안은 처음에 중용되지 못했다. 나중에 가남풍(賈南風)과 그 조카인 가밀(賈謐)을 우두머리로 한 가씨집단에 가담한다. 가남풍은 태자를 폐위시키고자 하였으며, 반안은 불행히도 이 음모에 말려들어간다. 한번은 태자가 술에 취하였을 때, 반안이 신에게 제사지내는 글을 쓰고 있었다. 그는 태자에게 이 글을 써보도록 하고, 태자는 술에 취하여 정신이 몽롱한 상태에서 그 글을 베껴 쓰게 된다. 반안은 태자가 쓴 글을 집어서, 다시 몇 마디를 추가시켜서, 역모를 꾀하는 글로 바꾸어 놓는다. 그리하여 태자는 폐위되고, 태자의 생모도 죽임을 당한다. 비록 이러한 간계는 성공하였지만, 반안의 끝은 좋지 못했다. 팔왕의 난 이후에, 조왕 사마륜이 권력을 성공적으로 쟁취하는데, 그는 즉시 반안을 체포하여, 삼족을 멸하는 형을 내린다.

 

북조시대의 난릉왕(蘭陵王)도 후세에 무한한 상상력을 남겨준 미남중 하나이다. 그는 전설이 될 필수요건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신비한 출신, 용감하고 전투에 능한 것. 그리고 피바람과 살륙으로 얼룩진 가족, 그리고 한창 나이때 죽는 것.

 

사서에 언급된 그의 아름다움은 힘있는 아름다움이라기보다는 여성적인 아름다움이었다. 그는 전쟁터에 나설 때 다른 사람들이 그를 무서워하지 않을지 모른다고 생각하여, 얼굴에 사나운 가면을 쓰고(혹은 투구로 머리를 가리고),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었다고 한다.

 

난릉왕은 용모도 아름답고, 용맹하며, 병사들을 자식처럼 사랑했으며, 사생활도 엄격하여, 거의 완벽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절세미남은 억울한 죽음을 당한다. 한번은 황제가 난릉왕을 접견하였는데, 황제는 그에게 관심을 가지고 말했다: "너는 전쟁터에서 너무 용감했다. 왕왕 적진의 깊숙히 들어가곤 하니 너무 위험하다." 그런데, 난릉왕이 답변을 하면서 말실수를 한다: "그건 나의 집안 일이다" 이 말을 들은 황제는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난릉왕이 분가하여 나에 대항하려는 것인가? 혹시 황제위를 찬탈하려는 것인가? 보통사람은 그런 말을 하더라도 괜찮았을 것이다. 그러나, 난릉왕은 장수이면서 지위도 높았다. 황제가 가만히 둘 수가 없는 것이다. 그리하여 황제는 독주를 그의 집으로 하사하게 된다.

 

위개(衛)는 사대미남중 가장 우습게 죽은 인물이다. 그는 위진시대의 인물이고, 아주 잘 생겼다. 아름답기가 주옥과 같고, 그를 따르는 사람들만으로 군대를 만들 수 있을 정도였다. 이것은 과장이 아니다. 한번은 그가 외출을 했는데, 그를 보려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이게 된다. "둘러서서 보는 자가 벽을 이루었다"고 한다. 위개는 그 자리에서 놀라서 기절을 한다. 그리고 집에 돌아온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죽고 만다. 이것이 바로 "간살위개(看殺衛)"라는 고사의 유래이다. 이것은 그의 아름다움으로 인하여 빚어진 비극이다.

 

송옥(宋玉)는 네 명중 가장 운이 괜찮은 편이다. <<등도자호색부>>에 따르면, 등도자가 초왕에게 송옥이 미남자라고 보고하면서 송옥은 말도 잘하고 호색하니, 절대로 송옥을 후궁으로 가지 못하게 하라고 말한다. 이 말을 듣고, 송옥이 반격한다. 그는 초왕에게 가서 이렇게 말한다. 천하의 미녀들중 초나라여자들만한 미녀가 없다. 초나라의 미녀는 우리 고향에 가장 많다. 고향의 미녀들 중에서 나의 동쪽 이웃집여자(東隣之女)만 한 미녀가 없다. 그런데, 그 미녀가 담장위에 엎드려서 나를 3년이나 봐왔지만, 나는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다. 그런데도 내가 호색한이란 말인가? 나와 반대로 등도자는 좋은 자가 아니다. 등도자의 집안에는 추하게 생긴 처가 있다. 그의 처는 봉두난발에, 두 귀가 기형이고, 입술이 바깥으로 뒤집어져 있다. 그리고 온 몸에 종기가 나 있다. 등도자는 그런데도 그녀를 좋아하여, 그녀와의 사이에 자식을 다섯이나 두었다. 등도자는 여자이기만 하면 좋아한다. 그러니, 그가 나보다 훨씬 호색한이다.

 

그의 이같은 말에 속아넘어가서 초왕은 등도자가 호색한이라고 생각한다. 이리하여 등도자는 후세에 호색한의 대명사로 언급되게 되었다.

 

송옥은 인물만 잘생긴 것이 아니었다. 그는 뛰어난 문학적 재능도 타고 났다. 그는 문단에서 종사급의 지위를 지니고 있었다. 그의 대표작인 <<구변(九辯)>>은 중국문학사상 굴월의 <<이소>>에 필적할 만하여, 초사중의 쌍벽이라고 부를 만하다. 그러나, 송옥은 관리가 될 사람은 아니었다. 그리하여 그는 결국 조정을 떠나서 재야로 돌아간다. 그리고 유감을 안고 생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