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국과 역사인물-시대별/역사인물 (공통)

동방삭(東方朔)과 최호(崔顥): 중국고대의 두 풍류인물

by 중은우시 2010. 12. 22.

 

: 정계진(丁啓陣)

 

()나라와 당()나라는 중국역사상 가장 강성했던 왕조이기도 하고, 인재가 많이 배출된 시대이기도 하다. 배출된 인재들은 문화예술분야에서 발군이며, 탁월한 성취를 이루었을 뿐아니라, 풍류행위에서도 남달랐고, 세상을 놀라게 했다.

 

자주 하는 말에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마음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愛美之心人皆有之)”는 말이 있다. 최근에 필자는 한나라와 당나라의 두 왕조에 계속하여 결혼과 이혼을 반복한 인물이 있다는 것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마음을 행동으로 옮긴 풍류인물들이다. 한나라때는 동방삭이고 당나라때는 최호이다. 그들은 모두 조정의 관리들이었고, 오늘날로 말하자면 공무원이었다.

 

동방삭은 아주 유명하다. 그는 달변인데다가, ‘조정에서 세상을 피한다(避世於朝廷間)’이나 사람이 죽음을 앞두고는 선한 말을 한다(人之將死其言也善)’등의 명언을 남겼다. 이런 것들은 모두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동방삭의 풍류행위는 사마천의 <<사기.골계열전>>에서 볼 수 있다. 동방삭은 공거상서(公車上書)’로 한무제의 인정을 받아, 낭관에 임명되고, 황제의 곁에서 일을 한다. 자주 한무제에게 불려가서 얘기를 나누었다. 그는 매버 갖은 방법을 써서 한무제를 기쁘게 해주었기 때문에, 여러 번 한무제와 함께 식사를 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매번 식사를 마칠 때쯤에 동방삭은 남은 고기를 옷 속에 집어넣어서 집으로 가져와서 처첩에게 주었다. 그러다보니 의복이 더러워졌다. 한무제가 그에게 비단등 옷감을 하사할 때마다, 그는 모조리 집으로 가져가서 처첩들의 옷을 해입혔다. 황제가 내린 돈과 재물을 모조리 그는 장안성의 미녀를 첩으로 들이는데 썼다. 통상적으로 첩을 취하면 1년가량이 지난 후에 친정으로 돌아가도록 한 후에, 다시 다른 미녀를 첩으로 들이곤 했다. 이렇게 하다보니, 황제가 내린 하사품을 모조리 이들 여인들에게 쓰게 되었다.

 

최호는 당시를 읽어본 사람이면 모두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의 <<황학루>>는 아주 유명해서, 이백이 황학루를 유람하다가 그의 시를 보고는 눈 앞에 보이는 멋진 풍경에도 시가 나오지 않는다. 최호가 쓴 시가 머리위에 걸려있기 때문이다(眼前有景道不得, 崔顥題詩在上頭)”라는 말만 남기고 그냥 떠날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도 이 일을 마음 속에 두고는 <<등금릉봉황대>> <<앵무주>>등등의 시를 남겼는데, 이는 모두 최호와 고하를 겨뤄보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최호의 <<황학루>>는 후대인들에게 많은 호평을 받았다. 예를 들어, 송나라의 엄우(嚴羽)는 그를 당시 칠언율시의 제일인자로 꼽았다. 최호는 시를 잘 지었을 뿐아니라, 풍류도 즐겼는데, 다른 사람들이 따르기 힘들 정도였다. 신구당서의 <<최호전>>, <<당재자전>>등에 모두 최호에게 동방삭과 비슷한 취향이 있다는 내용이 실려있다. 반드시 미인만을 부인으로 취하고, 결혼한 후에 약간만 불만이 있으면, 금방 이혼해버리며, 또 다시 예쁜 여자를 부인으로 맞이하는 것이다. <<신당서>>에는 최호가 너뎃번 결혼했다고 되어 있다.

 

이 두 고대인들의 행위는 그들과 같은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도 괴이하게 여겼다. 동방삭의 동료들중 절반가량은 그를 광인이라고 불렀다. 필자가 여기서 그들의 풍류이야기를 적은 것은 그들을 찬양하고 떠받들려는 것이 아니다. 그저 마음 속으로 선망할 뿐이다. 그들이 이처럼 자신의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행위’(, 호색행위)를 하고, 새로운 여자를 좋아하고 옛 여자를 버리는 식의 행위는 여성에 대한 존중이 전혀 없는 행위이다. 이는 이기적일 뿐아니라, 비열하고 후안무치한 짓이다. 절대로 긍정적으로 보거나 찬미할 수 없는 일이다. 오히려 심하게 질책받고 맹렬하게 비판받아 마땅한 일이다.

 

그러나, 오늘날 축첩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각급 정부관리들과 비교해보자면, 동방삭과 최호는 오히려 칭찬받아야 마땅하다. 심지어 모범으로 떠받들어도 무방하며, 많은 정부관리들에게 이를 배우라고 할 만하다. 무엇을 배울 것인가? 필자가 생각하기에 적어도 아래의 여섯 가지는 배워야 한다.

 

첫째, 동방삭과 최호의 사내대장부는 당당하게 하지 숨어서 몰래 하지 않는다(明人不做暗事)는 정신을 배워야 한다. 그들은 처로 받아들이고, 버리는 것을 모두 드러내놓고 했다. 절대로 숨겨두고 몰래 하지 않았다.

 

둘째, 동방삭과 최호의 아름다움을 사랑하되, 금도를 지키고, 인간적이며, 한번에 한 여자만을 가졌지, 한꺼번에 여럿을 거느리거나, 숫자상의 거대함을 추구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배워야 한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어떤 관리는 한꺼번에 100명을 거느렸다고도 한다.

 

셋째, 동방삭과 최호의 공개적이고 합법적인 수입(급여와 황제의 하사금)으로 여자를 거느렸다는 점을 배워야 한다. 그들은 직권을 이용하여 돈을 모으거나, 뇌물을 받거나, 국가개산을 횡령하지 않았다.

 

넷째, 동방삭과 최호의 여자를 거느리면서 이를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하지 않았다는 점을 배워야 한다. 그들은 동영상을 남기지도 않았고, 일기를 쓰지도 않았다.

 

다섯째, 동방삭과 최호가 직권이나 관계를 이용하지 않은 점을 배워야 한다. 그들은 자신이 취한 여성을 온갖 방법으로 정부기관에서 일하게 하거나, 어느 정도 상급직위를 부여하는 등의 짓은 하지 않았다.

 

여섯째, 동방삭과 최호가 인도주의적이었던 점을 배워야 한다. 애정이 식거나 관계가 변질되었다고 하여 일찍이 자신이 거느렸던 여자를 죽이지 않았다. 그저 그녀들을 친정으로 돌려보내어, 새로 낭군을 만나서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