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역사인물-시대별/역사인물 (공통)

미국교과서에 실린 3명의 중국인

중은우시 2009. 12. 10. 12:25

글: 위금계(衛金桂)

 

한학(漢學)이 유행하고 있다.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에서 통용되고 있는 교과서에는 중국에 관련된 내용이 적지 않다. 중국역사인물도 당연히 포함되어 있다. 하나의 가설을 설정해보자, 중국인들에게 추천하라면 어느 세 사람을 추천하겠는가? 결론은 아마도 각양각색일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다음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진시황, 한무제, 징기스칸과 같은 제왕장상; 공자, 굴원과 같은 문하명인; 악비, 문천상과 같은 민족영웅. 이들은 각각 중국정치의 강대함, 중국문화의 유장함, 대외불요불굴의 의지등을 대표한다. 그러나, 미국인들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 그들의 선택은 우리에게 약간은 의외이다.

 

첫번째로 선택된 사람은 도연명(陶淵明)이다. 그를 뽑은 이유는; "상류생활을 하고, 진흙탕에서도 자신을 더럽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맥기의 <<세계사회의 역사>>에서의 설명이 대표적이다: "그는 보통의 중국농민이 아니다. 그는 사대부계층의 사람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자주 함께 술을 마시고 시를 지었다. 그의 작품은 그가 이런 단순한 전원생활에 아주 만족한다는 것을 반영한다. 심지어 이런 생활을 세외도원으로 미화했다." 작자는 학생들이 그 안에서 위진남북조의 시대분위기를 느끼기를 바라고 있다. 즉 중시한 것은 학식이 아니라, 출신과 문벌이다. 집안이 맞지 않으면 절대로 혼인도 할 수 없다. 그들은 스스로를 사회엘리트라고 자부하며, 자신의 방대한 장원에서 파티를 열고, 술을 마시고, 즐기며, 시를 읊었다. "도연명은 바로 이런 지저분한 환경 속에서 초탈과 자연을 추구했다."

 

두번째로 선택한 사람은 양옥환(楊玉環)이다. 그녀를 뽑은 이유는 로맨스때문이다.

 

스턴스의 <<세계문명>>에서는 당현종의 귀비 양옥환을 언급하고 있다. 이 교과서는 2페이지에 걸쳐 양옥환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귀비행락도"까지 실었다. 그녀의 화려한 아름다움을 맘껏 드러내고 있다. 이 교과서는 당현종과 양옥환의 로맨스사를 소개한 후, 지적했다. 그들의 사랑은 "가장 유명하면서도 가장 불행한 것"이다. 그녀를 선택한 것은 순전히 청년학생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함이다. 작자는 양옥환의 사랑이야기를 이렇게까지 소개한 것은 미국인들이 사랑을 중시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 이외에 약간은 학생들의 요구에 영합하는 의미도 있다. 그렇지만 이런 내용을 교과서에 실었다는 것은 교과서의 따스함과 인정미를 느낄 수 있다.

 

세번째로 선택한 사람은 이자성(李自成)이다. 그를 뽑은 이유는 "폭력으로 정권을 빼앗는 것으로는 구식 정치방식을 바꿀 수 없다는 사례"로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브리아토소의 <<지구와 거기에 사는 인민>>이라는 책에서 이자성을 소개하면서 이렇게 적었다: "이자성의 농민군의 성공은 짧았다. 명나라장수 오삼계는 믿었다. 이자성과 같이 문화가 없고 폭력경향이 강한 인물과 함께 일을 도모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그는 만주족과 연맹을 맺는다. 오삼계는 아마도 이자성이 자신의 애첩을 빼앗아간 것에 분노했을 수도 있다." "1년후, 이자성이 죽었다. 사인은 자살일수도 있고, 농민의 양식을 훔쳐먹다가 맞아죽었을 수도 있다." 이를 보면, 미국인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누가 황제가 되느냐는 문제가 아니라, 어떤 사회형태가 본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느냐 아니냐에 있다. 그들은 이자성이 승리했더라도, 이는 마작판 위의 주인만 바뀌는 것이지, 노는 방법은 똑같다고 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