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경제/중국의 금융

일일회(日日會): 단속되는 중국식 "계"

중은우시 2010. 10. 9. 21:54

글: 이은란(李銀蘭), 하용(何勇)

 

절강성 영해현 약룡가도 약룡로 22호의 공장건물 뒤에는 2층짜리 건물이 있다. 이는 영해의 불법민간대출조직 "일일회"의 여러 회당(會堂)중 하나이다. 7월전에, 이곳에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고, 손님으로 가득 찼었다. 그러나 영해에서 '일일회'를 강력히 단속하면서 지금은 오가는 사람없이 쓸쓸하다.

 

'일일회'의 고리대 유혹하에, 돈을 빨리 벌기를 원하는 개인뿐아니라, 현지 대기업들도 이 위험한 금전게임에 뛰어들었다. 9월 26일, 영해법원은 불법공중자금모집죄로 왕소풍을 징역8년에 처했다. 이는 이 금전게임에서 형사처벌을 받은 첫번째 사례이다.

 

"표회(標會)"는 "호조합작회(互助合作會)"라고도 부른다. 명나라때 이미 나타난 것으로 일반적으로 친지들간에 생활의 급전을 위한 전통적인 민간자금조달방식이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일일회"는 절강성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민간지하자금조달방식인 "표회"의 변종이다. 통상적으로 발기인이 몇몇의 회원을 참가시켜서, 정기적으로 개최한다. 영해의 "표회"는 역사가 길다. 1999년에 "월월회(月月會)"가 있었다. 즉 매월 1회 모여서 낙찰을 받았다.

 

회두(會頭)를 1년간 해본 적이 있는 오여사는 표회의 상세한 업무분담과 처리절차를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표회"의 발기인을 "회두"라고 부르고, 보통회원은 "회각(會脚)"이라고 부른다. "회두"는 일반적으로 일정한 경제력과 명망을 갖춘 사람이 담당한다. "회각"은 일반적으로 돈을 쓰려는 사람들이다. "회두"는 전체 회각으로부터 회비를 거두고, 낙찰을 하는 등의 업무를 책임진다. 이에 대한 댓가로, 회두는 낙찰을 받을 필요가 없이, 모든 회각이 제1차 모임에서 납부한 회비를 가질 수 있고, 마지막에 이자없이 원금만 모두에게 돌려주면 된다.

 

"자금운용주기는 갈수록 짧아지고, 표회는 나중에 '월월회'가 생기고, 다시 '반월회'가 생기고, '십일회'가 생겼다. 주기가 갈수록 짧아졌고, 나중에는 매일 낙찰을 받는 식이 되었다. 그렇게 해서 '일일회'가 생긴 것이다." '일일회'는 매일 낙찰을 받는다. 회두가 만일 무이자대출을 필요로 하지 않으면, '추성(抽成)'을 선택할 수 있다. 즉, 일정비율로 회각들이 납부한 회비의 이자를 취득하는 것이다. 돈이 필요한 회각은 낙찰을 거쳐 급전을 가져갈 수 있다. 낙찰되지 못한 회각들은 고액의 이자를 가져갈 수 있다. 일일회에서는 누구든지 더 높은 이자를 제시하는 사람이 낙찰받는다. 모든 회각의 돈은 낙찰받은 사람이 가져간다.

 

30명의 '일일회'를 예로 들어보자. 매 회각은 1000위안 1각(脚)을 납입했다고 치자. 제1차 낙찰시, 회각이 납부한 총액은 3만위안이고, 이는 회두가 보관한다. 만일 회각이 1인당 이자 10위안을 제시한 사람이 가장 높았다면, 그가 낙찰을 받는다. 그 자리에서 3만위안을 모두 가져간다. 다만, 동시에 매일 이자 290위안을 내놓아야 한다. 그는 한바퀴 돌 때까지 다시 낙찰받을 수는 없다. '일일회'의 고리대금은 갈수록 많은 사람들을 이 위험한 금전게임에 뛰어들게 하였다. "수사한 결과를 놓고 보면, 일반적인 표회는 월이자가 3%이다. 높은 경우에는 월이자가 8%-10%까지 오르기도 한다." 영해현 공안국 부국장 정건국의 말이다.

 

낙찰후 많은 사람들은 그 돈을 가지고 다른 '일일회'에 참가한다. 이렇게 하여 더 많은 이자수입을 노리는 것이다. '이익의 유혹으로 여윳돈을 가진 많은 사람들은 '일일회'를 조직했다. 가장 심할 때는 표회의 촉각이 사회의 곳곳에 미쳤다. 영해 약룡가도를 예로 들면, 가장 많았을 때는 '일일회'가 200여개 있었다. '일일회'의 소용돌이는 돌수록 커지므로, 약룡가도에서 주변 도시들로 확산되었다. 심지어 인근 현의 삼문, 상산, 봉화까지 확산되었다.

 

9월 28일, 영해법원이 불법공공자금모집죄로 왕소봉을 징역8년에 처했다. 왕소봉이 얼마나 많은 돈을 빌렸는지에 대하여 법원은 숫자를 공개하지 않았다.

 

왕소봉은 낭보당인과업유한공사의 오너이고, 한때 영해의 스타기업이었다. 원래 앞날이 창창한 기업인데 오너인 왕소봉이 '일일회'를 경영하기 시작하면서 도산에 이르렀다.

 

당인과업에 돈을 빌려준 적이 있는 현지기업가에 따르면, 왕소봉이 처음에 돈을 빌릴 때, 월이자는 일반적으로 2푼가량이었다. 2푼의 이자는 왕소봉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였다. 그러나 나중에 기업자금이 부족해지면서, 이자는 점차 올라갔고, 돈빌리기도 갈수록 어려워졌다.

 

회사에 오래 근무한 직원에 따르면, '일일회'가 당시 영해에서 점차 발전하고 있었는데, 주변의 사람들이 그녀(왕소봉)를 부추겼다. 당신은 인간관계도 좋고, 이렇게 큰 기업이 뒤를 받쳐주니, 하나를 조직하는 것이 어떻겠느냐. 그렇게 하여 모든 사람들이 돈을 벌 수 있게 하고, 당신도 거기서 모집된 돈을 활용할 수 있지 않겠느냐. 이렇게 하여 옛날의 기업가는 졸지에 회두로 변신한다. 금방 그녀는 발견했다. 이렇게 돈을 버는 것이 기업을 경영하는 것보다 훨씬 나았다.  점점, 왕소봉은 기업운영에는 관심을 잃어갔고, 하루종일 일일회를 뛰어다녔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 어떤 회각은 낙찰을 받은 후 돈을 가지고 도주하는 경우가 생긴다. 처음에 30-50만위안의 구멍은 그녀가 메울 수 있었다. 나중에 도망치는 사람이 점차 많아지고, 가져가는 돈의 수량도 갈수록 커졌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한 회원은 2000여만위안을 낙찰받은 후, 돈을 가지고 사라져버렸다고 한다.

 

그리하여, 왕소봉은 고리대금, 담보대출등의 수단으로 표회의 운영을 계속하게 된다. 2009년 9월, 더 이상 어쩔 수 없게 되자 영해경찰에 자수를 한다.

 

현지 기업가에 따르면, 왕소봉의 일일회에서 모자란 돈은 1억여위안이라고 한다. 다른 사람들이 그녀에게 얼마의 채무를 지고 있는지는 그녀 자신도 잘 모른다. 왕소봉이 다른 사람들에게 돈을 빌릴 때, 차용증에는 당인과업의 인감을 찍었다.

 

영해현정부는 7월부터 '일일회'를 단속하기 시작했다. 적지 않은 회두가 구금된다. '관련규정에 따르면, 조직자의 가족이 돈만 다 돌려주면, 본인은 가볍게 처벌받는다. 나는 고객에게 1000여만위안을 빌려서 회각들에게 돈을 겨우 다 갚을 수 있었다." 한 회두의 남편인 반선생의 말이다. 이에 대하여 영해현 사법국 국장인 방아청은 전통적인 호조회에는 돈을 내는 사람과 돈을 빌리는 사람이 아주 가까운 관계이다. 돈을 내는 목적은 돈을 벌려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현재 단속하는 '일일회'는 비록 호조회의 형식을 빌리기는 했지만, 완전히 변칙적인 금융수단이 되어버렸다.

 

영해현 정법위 부서기 갈체원에 따르면, 정부에서 '일일회'를 단속하기 시작해서 9월 10일까지, 전체 현에서 121명의 회두, 1262인/차의 회원이 단속되었다. 형사입건된 회두는 17명이고, 그중 7명은 구속되었다. 도주중인 회두, 회원으로 지명수배된 경우가 13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