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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역사인물-시대별/역사인물 (남북조)

누소군(婁昭君): 4명의 황제와 2명의 황후를 낳아기른 여인

by 중은우시 2009. 5. 11.

글: 유병광(劉秉光)

 

누소군은 중국 남북조시기의 전설적인 여인이다. 그녀의 놀라운 점은 그녀가 고환(高歡)을 도와 북제(北齊)왕조의 기업을 개창했을 뿐아니라, 그녀가 고환과의 사이에 낳은 6남2녀의 자녀들 중에서, 3명의 아들은 황제로 등극했고, 1명의 아들은 사후에 황제로 추존되었고, 2명의 아들은 왕(王)에 봉해졌으며, 2명의 딸은 모두 황후가 되었다. 모친으로써, 누소군이 이렇게 놀라운 기록을 보유하게 된 것은 전체 인류역사로 보더라도 보기드문 기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고환은 1처10첩을 두었고, 15명의 아들, 3명의 딸을 두었다. 누소군이 그중에서 혼자서 8명을 낳은 것만 보더라도, 고환이 그녀를 얼마나 총애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녀에게 기이한 점이라면, 누소군이 매번 회임할 때마다 이상한 꿈을 꾸었다는 것이다: "문양(文襄)을 회임했을 때는 단룡(斷龍)의 꿈을 꾸었고, 문선(文宣)을 회임했을 때는 대룡(大龍)을 꿈꾸었고, 효소(孝昭)를 회임했을 때는 연룡(龍)이 땅에 있는 것을 꿈꾸었고, 무성(武成)을 회임했을 때는 용이 바다에서 목욕하는 것을 꿈꾸었다. 두 딸을 회임했을 때는 달이 품으로 들어오는 것을 꿈꾸었다. <<북사>>에 기록된 이런 내용은 비록 황당무계하기는 하지만, 그녀의 아들인 고양(高洋), 고연(高演), 고담(高湛)은 차례로 황제에 올랐고, 고징(高澄)은 문양황제로 추존되었다. 두 딸은 각각 북위 효무제와 동위 효정제의 황후가 되었다. 이것은 어김없는 사실이다.

 

누소군(501-562)은 선비족으로 북위의 사도 내간의 딸로, 권신 고환의 처가 된다. 고환과 장남 고징이 죽은 후에, 누소군은 미망인이자, 휴정제의 장모, 승상 고양의 생모로서 점차 동위의 조정권력을 장악한다. 문선제 고양이 북제정권을 건립한 후, 황태후에 오른다. 고양이 죽은 후, 고양의 아들 고은(高殷)이 즉위하면서 그녀는 태황태후에 오른다. 오래지 않아 그녀는 궁중정변을 일으켜, 손자 고은을 제남왕으로 쫓아내고, 또 다른 아들 고연을 황제에 올린다. 효소제 고연이 죽은 후에는 누소군이 고담을 등극시키니 무성황제이다. 그 동안 누소군은 황태후로서 조정의 정사를 처리한다. 그녀의 또 다른 두 아들인 고육(高), 고제(高濟)는 각각 양성경왕, 박릉문간왕에 봉해진다.

 

세번이나 황제를 즉위시키고, 한번 황제를 폐위시킨 것을 보면 누소군이라는 여인이 정치적인 수완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녀에게는 이전에 고환을 보는 혜안도 놀랍기 그지없다. 국가를 위하여 희생한 것도 남들이 따르기 힘든 점이다. 누소군은 비록 귀족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어려서부터 남달리 총명했고, 특히 자신의 혼인대사에 대하여는 스스로 주관이 뚜렸했다. 많은 귀족집안자제들이 그녀에게 백안시당했다. 한번은 우연한 기회에 마침 노역에 종사하고 있던 고환을 만나게 되는데, 그녀는 고환이 나중에 큰 일을 할 것이라고 믿고, 고환이 아니면 시집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린다. 당시 부모의 명에 따라 시집가던 상황인데, 누소군이 스스로 남편을 고른 이야기는 후세인들에게 널리 아름다운 이야기로 남겨지게 된다. 이후 누소군의 도움으로 고환은 군대내에서 전공을 거듭 세우고, 결국 동위의 승상에 오른다.

 

누소군은 고환을 도와서 북제의 기업을 다지는 동시에, 남편의 사업을 위하여 큰 희생도 마다하지 않는다. 북위가 분열된 후, 동위, 서위의 양국간에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한번은 고환이 병력을 이끌고 서위를 공격하는 기간동안, 누소군은 쌍동이를 분만하는데 난산이었다. 그러나 남편이 전쟁중에 마음쓸까 우려하여 그녀는 혼자서 그 고통을 이겨냈다. 유연정권의 지지를 획득하기 위하여, 고환은 부득이 유연의 연연공주(公主)와 정략결혼을 하게 된다. 이에 대하여 누소군은 아픔을 참고 적극적으로 나서서 정실의 자리를 양보한다. 누소군의 이처럼 현명한 거동은 남편으로 하여금 감격에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고, 전국에서도 칭송이 자자했다. 북제 대녕2년(562년) 4월, 누소군이 병으로 사망하고, 북제의 "무명황후(武明皇后)'로 추서된다. "무명(武明)"이라는 두 글자는 이 전설적인 여성에 대한 높은 평가이면서, 누소군의 전설적인 인생을 두 글자로 잘 개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