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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경제/중국의 외국인투자

연발(聯發): 한 홍콩계기업의 비정상사망

by 중은우시 2008. 11. 4.

 

 

 

글: 난정(蘭亭)

 

연발(聯發)이 부도났고, 사장이 도망갔다는 말을 들으니, 마음 속으로 약간 놀라고, 유감스럽게 느껴지며, 어느 정도는 필연이라는 느낌이 든다.

 

연발은 주강삼각주의 오래된 의류염색기업이다. 그리고 계속하여 연발의 재무상황은 괜찮았고, 주문도 안정적이었다. 어떻게 일순간에 도산하고 말았는가? 어느 정도 이해되지 않는 점과 통상적이지 않은 비정상이라는 생각이 들며, 국내에서 날로 어려워지는 가공업체의 처지가 쓸쓸하게 느껴진다.

 

400여명의 직원을 보유한 연발염정유한공사(聯發染整有限公司)는 혜주시(惠州市) 박라현(博羅縣) 석만진(石灣鎭) 중강관리구(中崗管理區)에 위치하고 있다. 홍콩기업이 1700만인민폐를 투자하여 1992년에 완공하였으며, 당시 석만진 중강관리구에 입주한 첫번째 홍콩계기업이었다.

 

연발이 제공하는 의류염색사업은 특수의류염색사업은 예를 들어, 홀치기염색(Tie Dyeing), 행염색(Hang Dyeing), 벽문염(碧紋染), 산세척(Acid Pickling)등이었고, 주강삼각주의 업계내에서 선도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생산개시후 사업은 아주 잘되었고, 회사는 다시 1천여만위안을 투자하여 공장을 증축하고 설비를 확장했다.

 

상대적으로, 순수한 의류염색기업이 이러한 규모로 성장하는 것은 전체 의류염색업계에서 보기 드문 일이었다. 비록 규모가 크지만 일이 모자라지는 않았다. 연발은 1990년대에 계속하여 높은 이윤율을 유지했고, 1년 사계절 일감이 끊어지지 않았으며, 공장의 업무는 가득 차 있었다.

 

여기에 1990년대의 민공들이 주강삼각주에서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지자, 많은 대학을 막 졸업한 대학졸업생들이 방법이 없어 공사판에서 노가다일을 하기도 했다. 연발공장의 생활조건은 상당히 괜찮았으므로, 노동자의 유실율이 적었고, 이렇게 하여 기업은 숙련공들에게 많이 의존했다.

 

이들 노동자들은 공장을 열면서부터 일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연발이 도산할 때까지 그들은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머물러 있었다. 다만 그들은 모두 당초 십여세의 청춘기의 소년들이었는데, 순식간에 이미 중년의 나이가 되어 버렸다. 비록 염색공장의 일이 그다지 힘들지는 않지만, 오랫동안 야근을 하면서, 게다가 자주 유해화학물을 접촉하게 되므로, 그들은 일반사람들보다 더욱 나이들어 보이게 되었다.

 

말이 옆길로 새어버렸는데, 우리는 공장이 양심의 눈을 감고 민공의 고혈을 빨아먹는다고 비난할 때, 부득이 또 하나의 심각한 문제에 부닥치게 된다. 이들 양심없는 공장이 없다면, 그렇다면 빈곤지역에서 온 어린 민공들을 도대체 무엇을 먹고 살까? 그래서 필자는 이것은 한 공장의 문제가 아니라, 한 국가, 한 정부, 한 사회의 문제라고 보고 있다.

 

연발은 전형적인 예이다. 비록 연발의 생산과정중에 자주 일부 유해화학물에 접촉하고, 야근등으로 인하여 같은 나이의 동년배보다 늙어보이기는 하지만, 십여년동안, 연발은 400여민공들에게 안정적인 수입과 생활보장을 제공해왔다. 파산할 때까지.

 

연발이 잘못한 부분도 많다. 다만 이것은 우리의 정부와 사회에 유효한 감독매커니즘과 합리적인 법률시스템이 결핍되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연발이 한 모든 것은 우리 정부가 반포한 법률절차에 부합했다. 그렇다면 이것을 가지고 누구의 잘못이라고 하겠는가?

 

연발의 오래된 노동자들은 하나의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해준다. 1992년 연발이 공장을 지었을 때, 한 대학생이 이곳에서 건축노동자로 일했다. 공장을 다 지은 후, 이 대학생은 직접 사장을 찾아가서 공장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한다. 사장은 그가 대학생이라는 말을 듣고는 바로 동의한다. 이 대학생은 사장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자신의 노력과 공부로 몇년만에 공장내에서 염색사부의 지위까지 올라간다. 현재는 이미 다른 염색공장으로 옮겨가서 만위안이 넘는 월급을 받고 있다.

 

만일 각자가 자기가 원하는 것을 가졌을 뿐이라고 말한다면, 고의로 도덕, 책임과 양심을 저버리는 것같다. 다만 이렇게 특수한 환경 속에서, 전체 90년대는 연발이 돈을 잘 벌던 좋은 시절이었다. 2007년이 되어서도 일정한 이윤을 유지했고, 일감은 충분했다. 공장내에는 모두 오래된 노동자들이어서, 사방에서 민공이 모자란다고 할 때도 연발의 노동자유실율은 아주 낮았다.

 

이렇게 강점이 있던 회사마저도 더 이상 버티지 못하게 되었고, 정식으로 사망선고를 받았다니, 어느 정도 비정상적이라는 느낌과 동시에 탄식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연발공장으로 간 시간은 2008년 10월 25일 오전 10시경이었다. 큰 철문에는 현지정부의 하얀색 가압류딱지가 붙어 있었다. 행염색 공장의 입구에는 몇몇 공장을 지키는 사람들이 둘러앉아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내가 들어가서 사진을 찍겠다고 하자, 그들은 응락하지 않았고, 나보고 현지정부에 연락하라고 한다.

 

나는 공장이 문닫은 후 노동자들은 어디로 갔는지 물어보았다. 그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지금 도처에서 공장들이 문을 닫고 있어서, 일자리를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들은 모두 3,40세의 사람들이므로, 여기의 물가와 생활비용이 너무 높아서,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서는 달리 할 일이 없었을 것이다. 생각해보니 이치에 맞는 말이다.

 

사실 연발공장이 사망선고를 받은 것은 겉으로 보기에는 비정상이지만, 실제로는 필연적이다. 원래 금년에 전세게금융위기의 영향을 받아서, 주문이 대폭 줄어들었다. 주문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고객은 계속 가격을 깍았다. 비록 염색공장은 직접 외국에서 주문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염색공장의 고객인 의류업체는 그들이 돈을 벌 수 있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다. 어찌되었든 모두 한 새끼줄 위에 놓인 메뚜기꼴이므로, 곤란은 함께 나누어야 했다.

 

이런 전제하에서, 인민폐는 미친듯이 올랐고, 국내물가, 원재료가격도 대폭 인상되었다. 물가는 다시 노동자의 급여를 끌어올렸고, 이 모든 것들은 공장의 원래 얄팍한 이윤을 다 집어삼켜 버렸다. 게다가 방향도 잡지 못한 멍청한 노동계약법은 일정한 정도로 원래 초조해하던 투자자들에게 더욱 큰 근심거리가 되었다.

 

이처럼 악독한 환경하에서, 다시 몇몇 가공기업들에게 희망이 있을 것인가? 눈앞에 이윤도 기대할 수 없고, 멀리 보아도 전망이 보이지 않는데, 힘들여서 버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 그리하여 적지 않은 사장들은 채무를 피하기 위하여 야반도주를 선택한다. 기업도 문을 닫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야반도주하면, 부작용의 충격파가 크다. 기업의 사장이 도망치면, 반드시 더 많은 기업들이 파산위기에 부닥친다. 연발공장이 도산할 때, 노동자들의 급여는 그리 많은 액수가 아니었지만, 더욱 큰 것은 안료공급상과 화학품공급상들에게 진 적지 않은 채무였다. 그리고 공장내에 가득 쌓여 있는 의류업체에서 보내온 염색할 의류는 중간에 일을 멈춘 반제품이 되어 버렸다.

 

이렇게 되어 규모가 비교적 작은 화학품공급상들은 막다른 골목에 몰리게 되었다. 그리고 의류제조업체는 고객으로부터의 벌금이나 배상요구를 당하게 되었다. 원래 이윤이랄 것도 없는 상황하에서 몇몇 공장이 이런 고통을 감내할 수 있겠는가?

 

앵화방직(櫻花紡織), 비약집단(飛躍集團), 산동은하(山東銀河), 강룡지주(江龍控股)들과 같이 연이어 도산한 방직업계의 거두들이 충분히 증명한다. 연발의 도산은 절대 우연한 개별적인 사건이 아니라는 것을.

 

아마도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할 지 모른다. 방직의류업은 모두 저부가가치 저기술산업이라고, 그러므로 도태되는 것이 필연이라고. 다만, 현재 곤란한 것은 방직의류기업만이 아니다.

 

며칠전, 강소 상숙에서 공급상에 대한 채무를 오십몇억이나 지고 있는 대만계기업인 중국금속유한공사의 경영진이 집단으로 야반도주해버렸다. 주식은 이미 싱가포르주식시장에서 거래정지되었다; 심천백령달은 홍콩에 상장한 가전제조업체인데, 이틀전에 정식으로 도산을 선언했다 마찬가지로 민공들의 몇개월치 급여와 대량의 공급상에 대한 채무를 지고 있다; 세계완구제조업의 거두인 합준동관회사는 일전에 도산을 선언했고, 공장은 이미 정부에서 압류당했다; 이들은 모두 업계내에서 유명한 기업들이다. 별로 유명하지 않은 기업들의 사례는 이루 다 들 수도 없을만큼 많다.

 

필자가 접촉하여 알아본 바에 의하면, 현재 대부분의 가공기업은 겨우겨우 버티고 있고, 도산에 직면한 상태이다. 그리하여 연발회사의 도산은 절대 홍콩계기업의 우연한 비정상적 사망이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