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주문: 어느 신발기업사장의 10월

글: 섭문첨(葉文添). 중국경영보 2008. 10. 20

 

10월초의 뤼안(瑞安)은 기온이 돌연 툭 떨어지고, 날씨는 쌀쌀했다. 현지 기상예보를 들으면, 저장(浙江) 지역은 한류를 만났다는 것이다.

 

션페이(沈飛)는 미리 겨울 옷으로 갈아입었다. 그는 손전등을 들고 혼자서 창고를 둘러보고 있다. 넓다란 공장에는 그 혼자만 남았다. 창고의 구석에는 무더기로 수출준비가 다 끝난 신발이 쌓여 있다. 그는 뤼안시 션청(莘塍)진 투양디(土羊底)공업구에 있는 해외시장 위주의 신발기업 사장이다. 이전에 몇달동안, 그의 주문은 계속 감소하더니, 10월이 들어선 이후에는 주문이 하루아침에 모두 사라져 버렸다.

 

션페이가 알고 있는 것은 월스트리트에서 온 금융위기가 10월에 신속히 번져가서, 경제의 불경기와 실업의 증가로 유립,미국 사람들의 소비욕망이 최저점으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일시생산중단을 할 것인가? 공장문을 닫을 것인가?

 

공장은 현제 생산중단상태에 들어가 있다. 노동자들은 집단휴가상태이고 미수금액도 100만달러가 넘는다. 이는 션페이가 현재 직면한 현상이다. 그리하여 밤에도 잠을 이루지 못한다.

 

과거 10여년동안, 션페이는 계소가여 신발의 제조와 수출사업을 해왔다. 그의 공장은 자산이 천만위안을 넘지 않지만, 직원은 300면에 이른다. 기술자만도 26명이다. 중국내에서는 선진적인 신발생산라인도 가지고 있다. 연간 생산능력이 150만켤레에 달한다. 매일 무수한 가죽신발이 화물차에 실려 부두로 가서 선적하여 떠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공장에서 만든 신발은 주로 유럽, 미국으로 갔다. 과거 그의 신발은 저렴한 가격과 양호한 품질로 해외시장을 계속 개척했었고, 많은 이윤을 남겼다.

 

"나는 주로 해외시장을 공략했어요. 왜냐하면 아주 간단하기 때문이죠. 자신의 판매네트워크를 만들 필요도 없고, 국외에서는 가격만 싸면 많은 판매상들을 모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면 물건은 팔려나가게 되죠. 그러나 중국은 같은 업종종사기업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고, 더 많은 경우, 거액의 자금을 투입하여 판매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하며, 브랜드를 키워야 하는데, 단기간내에 이익을 보기도 힘듭니다." 션페이의 말이다. 이런 상황하에서 그는 국내의 시장을 포기한 것이다. 그와는 달리 원저우(溫州)의 캉나이(康奈), 홍칭팅(紅蜻蜓)등의 신발제조기업은 국내 국외의 시장을 모두 뚫었다.

 

현재 션페이는 어느 정도 후회하고 있다.

 

션페이의 신발은 1/3을 미국에, 2/3를 유럽에 수출했다. 이 비율은 대체로 중국신발이 해외시장을 나누는 것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어떤 때 미국시장이 불경기더라도, 유럽으로 수출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불경기이다" 션페이의 말이다.

 

몇개월전에 원저우지역은 대량의 기업들이 원재료가격상승, 인민폐 평가절상 및 일련의 대외무역정책조정으로 부득불 문을 닫을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션페이는 그래도 규모의 장점이 있어, 그 시기는 넘길 수 있었다. "당시 우리 주위에 많은 소형기업들이 문을 닫았다. 기업주들은 다른 기회를 찾아 나섰다."

 

이번에 션페이는 위기를 넘길 수 있을지 없을지 자신하지 못한다. 그의 미국에 있는 바이어들 중에서 절반이상의 바이어들이 이전에 체결한 주문을 취소했다. 이전에 합작했던 적지 않은 무역회사들은 자금부족으로 문을 닫았다. "어떤 물건은 발송했는데, 바이어가 파산했다. 아무도 대금을 지급해주지 않는다." 션페이는 그의 100만달러가 넘는 돈을 아직 받지 못했다고 한다.

 

"만일 생산중단하지 않으면, 나의 손실은 더욱 크다. 그저 기다려 볼 수밖에 없다." 많은 기업은 상품을 팔아서 자금을 돌려야 한다. 그러나 왕왕 국내시장은 수년간 경영해야 비로소 규모있는 판매망을 갖출 수 있다. 그리고 지금은 국내시장도 이미 철저히 나뉘어져 있어서, 많은 중소기업들이 뚫고 들어가기 어려워 진퇴양난에 처해져 있다. 그렇다고, 그냥 이렇게 마냥 기다리는 것이 상책은 아니다.

 

겨울의 시작

 

션페이의 공장은 9월이후 새로운 주문을 받은 적이 없다. 원래 10월말에 체결하기로 되어 있는 주문은 바이어가 깨버렸다. 션페이는 그도 그 주문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다. "만일 주문을 받으면, 그쪽이 부도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하는가?" 10월 8일, 션페이는 어렵사리 결정을 내렸다: 잠시 공장의 생산을 중단한다.

 

션페이의 처지는 우연한 것이 아니다. 해관총서에서 최근받은 자료에 따르면,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1-9월, 중국의 방직, 의류, 완구등 소비류제품의 수출은 대폭 하락했다.

 

원래, 중국기업이 기대한 성탄특수는 오지 않고 있다. 심천해관의 데이타에 의하면, 금년 1월에서 7월까지, 심천시 성탄용품의 미국수출은 4700만달러였는데, 36%나 대폭 감소한 것이다.

 

원저우 중소기업발전촉진회 회장인 저우더원(周德文)이 보기에, 미국의 월스트리트 금융위기는 무수한 중국수출기업에게 악몽으로 다가오고 있다. "구미금융기관의 도산은 수만명의 실업을 가져왔다. 그리고 각 대기업의 감원은 확대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소비자들의 소비를 더욱 위축시키게 될 것이다"

 

"현재는 그저 겨울에 막 들어선 상태이다. 이후에 힘든 날이 더욱 길게 남아 있다." 저우더원의 통계에 따르면, 원저우는 금년에 1/5, 즉 근 만개의 중소기업이 도산했다고 한다. 그리고 도산의 행진은 아직도 멈추지 않았다.

 

"아마도 우리는 좀 쉬고 나서 봐야 할 것같다. 현재, 나는 이 위기가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