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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경제/중국의 해외투자

온주(溫州) 사람들 뉴욕의 수퍼마켓업에 진출하다.

by 중은우시 2008. 2. 15.

글: 진구(陳九)

 

온주사람들이 장사를 잘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1970년대, 다른 지방은 아직 문혁에서 헤어나지 못할 때, 온주사람들은 이미 돈을 버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당시 부총리였던 이선념은 이런 말을 한 바 있다: "네가 자본주의가 뭔지를 알고 싶으면, 온주에 가서보면 알게 될 것이다" 나중에 개혁개방이 이루어지고, 장사를 하는 것은 이전에 어록을 읽고 노래를 부르던 것만큼 유행으로 되었다. 프롤레타리아의 문화대혁명이 변신하여 부르조아의 문화대혁명이 되어버린 것이다. 온주인들의 장사는 더욱 번창했다. 의류업투자, 가전업투자, 토지투자, 주택투자, 뭐든지 투자했다.

 

지금 온주 사람들은 뉴욕으로 진출해서, 수퍼마켓을 열고 있는데, 아주 대단하다.

 

최근 2년동안 뉴욕의 물가는 많이 올랐다. 기름값이 오르니 뭐든지 다 올랐다. 미국의 수퍼마켓 체인점은 경영비용이 증가하여 현금유동성이 나빠져서 문을 닫는 곳이 늘어났다. 필자가 거주하는 더글러스톤의 몇개 작은 수퍼마켓도 2년동안 주인이 바뀌는데, 주마등같았다. 열었다 닫고, 닫았다 열어서 아주 불안정하다. 보기에 별로 돈버는 것같지 않다.

 

이런 상황하에서 온주이민들이 연 중국수퍼마켓은 줄줄이 등장하고 있다. 어째서인가? 온주이민들은 열심히 일하고 고생을 견디며 단결을 잘한다. 그들의 인건비는 미국의 동종업계보다 훨씬 낮다. 이것이 첫번째 이유이다. 두번째 이유는 그들은 이전의 미국 수퍼마켓처럼 투자를 많이 하지 않는다. 그들은 저렴한 물건으로 박리다매를 통해서 돈을 번다. 광고비도 들이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광고비는 수퍼마켓경영비용의 1/4이상을 점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 부분에서만도 적지 않은 돈을 아끼게 된다. 마지막 이유는 가장 중요한 것인데, 그들의 배경에는 중국이 있다는 것이다. 많은 제품을 중국에서 수입하는데, 온주 자체가 소상품기지이다. 그들이 찾아낸 싼 제품은 미국인들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는 것들이다. 그래서 미국인들이 못하는 것을 온주사람들은 해내고 있고, 할수록 더 잘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먼저 중국이민들이 집중되어 있는 곳에 수퍼마켓을 열었다. 예를 들면, 뉴욕의 제2의 차이나타운이라는 플러싱(Flushing)지역은 길가에 오가는 사람들이 중국사람들이다. 이들은 외국어수준도 별로이고, 미국수퍼마켁의 물건은 익숙하지도 않다. 당연히 중국인이 개설한 수퍼마켓에서 물건을 사고자 한다. 주말만 되면, 수퍼마켓의 문앞에는 인산인해를 이루어 움직이기조차 힘들다. 금전출납원은 대부분 온주에서 왔고, 예쁘다. 온주말을 외국어처럼 해댄다. 당신은 죽어도 못알아들을 것이다. 절강의 다른 지방에서 온 사람마저도 못알아듣는다. 몇군데는 비교적 유명한데, 구강(歐江), 대중화(大中華), 신중국(新中國)이 그것이다. 모두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쇼핑센터이고, 장사가 아주 잘된다.

 

밑천을 모으게 되면 발전을 도모하게 되는데, 어떻게 하더라도 수퍼마켓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 이때의 온주 사장들은 안목을 더 넓은 시장으로 돌리고 있다. 미국의 수퍼마켓과 승부를 겨룰 작정이다. 최근 1,2년동안에 온주이민들이 연 수퍼마켓은 이미 뉴욕의 롱아일랜드, 뉴저지주의 에디슨, 프린스턴지역에 들어갔다. 그리고 코네티컷주의 뉴햄지역등에도 들어갔다. 이곳은 모두 전형적인 중상류층의 거주지역이고, 전문직이 많이 살며, 구매력이 뛰어나다. 수퍼마켓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동시에, 그들의 품격도 비교적 높아서, 수퍼마켓의 설계, 상품으 진열, 품목선택, 신선도, 포장방식 등등에 있어서 차이나타운에 개설한 수퍼마켓과는 아주 다르다. 이는 수퍼마켓을 여는 온주이민들에게 큰 도전이다. 그러나, 온주 사장들은 그다지 개의치 않는다. 필자가 한 온주 사장과 한담을 하는데, 그는, "나는 아프리카에서 스페인으로 갔고, 스페인에서 미국뉴욕으로 왔다. 아무것도 우리 온주사람을 곤란하게 만들 수 없을 것이다"

 

이 말은 아주 호기있게 내뱉었다. 그들은 지구를 거의 한 바퀴 돌았다. 강호에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그러나, 앞길이 그다지 평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미국에서 장사하는 것은 열심히 한다고 반드시 돈을 버는 게 아니다. 식당이나 이발소를 열면 작은 돈을 버는 건 문제없다. 일단 미국인들과 정면으로 경쟁하고 지역쟁탈전을 벌이자면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안된다. 뉴욕의 리틀넥 지역에 최근 중국 수퍼마켓이 문을 열었다. 인테리어가 끝나자, 현지 주민들이 연명으로 항의했다. 이유는 수퍼마켓을 열면 교통체증과 환경오염이 생기며, 결국 동네 집값을 떨어뜨리게 된다는 것이었다. 이전에 그곳에는 백화점이 있었고, 수퍼마켓과 큰 차이가 없으며 십여년간 장사를 했지만 아무 말도 없었다. 왜 중국 수퍼마켓이 들어오면 안된단 말인가? 배경이 간단하지만은 않다.

 

어찌되었건, 온주이민들은 뉴욕의 수퍼마켓업계를 뚫고 들어가고 있고, 이는 물러설 수 없는 일이다. 그들은 가장 좋은 시기와 업종을 선택한 것이니, 크게 일을 벌여야 했다. 중국인들을 이끌고 미국의 주류사회에 들어가는 것이 금융을 하고 컴퓨터를 하는 중국엘리트들일 필요는 없다. 그들이 종사하는 업종은 미국의 엘리트들도 집중된 곳이며, 경쟁이 심하고 기회는 적다. 그리하여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가 어렵다. 강호상의 일은 기백이 왕왕 지식보다 중요한 경우가 많다. 믿지 못하겠으면, 뉴욕의 온주이민들이 매년 증명해 보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