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는 기업간차입이 금지되고 있고, 기업간에 대출을 하려면, 반드시 금융기관을 중간에 끼워서 위탁대출방식을 이용해야 한다. 그런데, 기업간차입이 금지된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그 근거에 대하여는 명확히 인식하고 있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법원의 판결서에서도 간단히 "기업간차입계약은 중국관련금융법률법규에 위반되므로 무효이다"라고만 적는 경우가 많다. 도대체 기업간대출계약이 왜 무효로 되는지에 대하여는 명확히 설명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우선, 기업간대출계약이 무효인지 여부를 따지기 위하여 가장 먼저 검토해야 할 법조문은 <<계약법>> 제52조 제 (5)항이다.
"다음 각호의 1의 경우에 계약은 무효이다.
.....
(5) 법률, 행정법규의 강제성규정에 위반하는 경우"
위의 규정과 관련있는 것으로는 <<계약법해석(1)>>의 제4조가 있다 이에 의하면, "계약법실시이후 인민법원이 계약무효를 확정함에 있어서는 전국인민대표대회 및 그 상무위원회가 제정한 법률과 국무원이 제정한 행정법규를 근거로 하여야 하고, 지방성법규, 행정규장을 근거로 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계약법해석(1)>> 제10조에서는 "당사자들이 경영범위를 초과하여 체결한 계약은 인민법원이 계약무효로 인정해서는 안된다. 다만, 국가가 경영, 특허경영을 제한하거나 법률, 행정법규가 경영을 금지하도록 규정한 경우는 제외한다" 이 법률에서는 명확히 법률과 행정법규만이 계약무효의 근거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간대출을 금지하는 법률이나 행정법규가 있는지 살펴본다.
법률에는 이와 관련된 규정이 없고, 행정법규중 <<불법금융기구및불법금융업무활동단속방법>>(국무원령 제247호, 1998년)에 아래와 같은 규정이 있다.
제2조: "여하한 불법금융기구나 불법금융업무활동은 반드시 단속하여야 한다.
제4조: 본방법에서 말하는 불법금융활동이라 함은 중국인민은행의 비준을 받지 아니하고, 임의로 다음 각호의 1의 활동에 종사하는 것을 말한다. ... (3) 불법대출, 결산처리, 어음할인, 자금융통, 신탁투자, 금융리스, 융자담보, 외환매매....
이 국무원의 행정법규에서는 직접적으로 기업간대출을 금지하지는 않았지만, 기업간의 대출은 위 제4조 제1항 제3호에 규정한 "중국인민은행의 비준을 거치지 아니하고 자금융통에 종사하는 경우"에 해당하여, 단속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행정법규는 아니지만 부문규장(각부, 위원회에서 만든 규정)에 이와 관련한 규정이 있다.
(1) 중국인민은행의 <<동업자금융통관리를 더욱 강화하는데 관한 통지>>(1993)의 제1조에서는 "동업자금융통은 은행, 비은행금융기구(이하 "금융기구")간에 상호 단기자금융통행위를 의미한다. 비금융기구와 개인의 참여를 엄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 중국인민은행으 <<대출통칙>>(1996)의 제61조에는 "기업간에는 국가규정에 위반하여 대출차입 또는 우회적인 차입융자행위를 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기업간에 대출할 수 없다는 것은 이 대출총칙에서 가장 명확히 언급되고 있다. 그러나, <<대출통칙>>은 법률이나 행정법규가 아니라, 부문규장에 불과하다. 법원은 이 <<대출통칙>>을 기업간대출계약의 무효근거로 삼을 수는 없다. 다만, 중국인민은행이 규정한 <<상업은행법>>, 그리고 국무원의 1998년 제247호의 "불법대출" 불법자금융통"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렇게 하여 기업간대출행위는 법률, 행정법규가 금지하는 범위에 속한다고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외에 최고인민법원의 사법해석에서도 이러한 내용은 반영되어 있다.
<<최고인민법원의 공동경영계약분쟁사건의 심리에 관한 약간문제의 해석>>중 제4조에는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기업법인, 사업법인이 공동경영의 일방 당사자가 되어 공동경영체에 투자하였으나, 공동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공동경영의 리스크책임을 부담하지 않으며, 손실이나 이익에도 불구하고 기한에 따라 원금이자를 수령하거나 기간에 따라 고정된 이윤을 수취하는 경우에는 겉으로는 공동경영이나 실질로는 차입이므로, 관련금융법규에 위반한다. 그러므로 계약은 무효로 확인하여야 한다. 원금을 반환할 수 있는 것이외에 출자측이 이미 취득하거나 혹은 취득하기로 약정한 이자는 모두 몰수한다. 상대방에는 은행이자에 상당하는 벌금을 부과하여야 한다."
그리고, <<최고인민법원의 기업간대출계약 차입당사자의 기간만료시 미상환의 경우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문제에 대한 회신>>에서는 사천성고급인민법원이 질의한 사안에 대하여 최고인민법원은 다음과 같이 회신했다. "기업대출계약은 관련금융법규에 위반되어 무효인 계약에 속한다. 계약기간만료후, 차입인이 원금을 상환하지 못하여, 당사자가 인민법원에 제소한 경우, 인민법원은 <<최고인민법원의 공동경영계약분쟁사건의 심리에 관한 약간문제의 해석>> 제4조에 따라 판결하는 외에, 쌍방당사자가 약정한 상환기일만료일로부터 법원이 판결로 확정한 원금을 반환하여야 하는 기간만료일까지의 이자도 몰수한다. 이자는 쌍방이 원래 약정한 이율로 계산하는데, 만일 쌍방당사자가 이율에 대하여 약정이 없으면, 같은 기간의 은행대출이자율로 계산한다. 차입인이 판결에 따른 기간내에 원금을 상환하지 아니하면, <<민사소송법>> 제232조의 규정에 따라 지연기간의 이자를 배액상환하여야 한다."
사법해석은 기업간대출계약의 효력이 무효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중국의 체제하에서, 이런 해석은 자연스럽게 법원으로 하여금 기업간대출계약이 무효라는 결론을 이끌게 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중국의 현행법률, 행정법규는 기업간대출에 대하여 명확히 금지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유관정부기관의 규장이나 법률법규에 대한 해석을 통하더라도, 유사한 결론에 도달한다. 중국의 <<계약법>>이 규장, 지방법규를 계약무효의 근거로 삼지말라고 명확히 하고 있는 상황하에서, 법원은 기업간대출을 무효로 보고 있으므로, 이는 법원의 법률법규에 대한 하나의 도전이라고도 볼 수 있다.
기업간대출을 금지하는 것은 그리 합리성도 없다. 중국도 금융제도가 완비되어감에 따라 이런 금지규정은 조만간 폐지될 것으로 본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행정법규의 규정이 그다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기업간대출은 금지된다고 해석하고,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즉, 중국에서는 아직까지 기업간대출은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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