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 임사운(林思雲)
예전에 중국대륙에서 항일전쟁에 관한 소설이나 영화를 보면, 그 안에 나오는 친일매국노들은 일본군에게 아부하면서 일본군일들을 "태군(太君)"이라고 부른다. 그때는 그다지 주의하지 않았었는데, 그저 태군이 일본말이겠거니 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본에 온 후에, 한번도 "태군"이라는 말을 들어보지 못하다보니,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먼저 일어사전을 뒤져보았는데, 보통사전에서는 아예 "태군"이라는 단어자체가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 비교적 전문적인 한자사전에서는 "태군"에 대하여 두 가지 뜻을 기재하고 있다. 하나는 봉건시대에 현지관리의 모친에 대한 존칭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다른 사람의 부친에 대한 존칭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모두 옛날에 쓰였던 것이고 근대의 이론에서는 쓰지 않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태군"은 사전에는 쓰여있지 않은 속어인가? 일본의 젊은이들에게 물어보내 기본적으로 "태군"이 뭔지 알지 못했다. 그렇다면 2차대전이전에 쓰이던 속어인가? 60여세된 노교수님께 여쭤봤지만 그도 "태군"이라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혹시 "대군(大君)"을 잘못적어서 "태군"이 된 것은 아닌지 하고 물어보았다. 에도시대에 막부의 장군들은 외국인들에게 스스로 대군이라고 칭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책에서 대군이라는 말은 전혀 나오지 않고, 모든 책에서 태군이라고 하는 것을 봐서는 대군을 잘못적은 것은 아닐 것이다.
"태군"이 일본말이 아니라면 혹시 중국말인가? 이전에 중국에도 "태군"이라는 말이 있었다. 사용하는 것은 모두 다른 사람의 모친에 대한 존칭이었다. 그렇다면 왜 일본군에게 "태군"이라고 하였는가? 그 중국인들이 모친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특수한 감정을 가지고 자기에게 권한을 주는 사람은 모두 모친이라고 부른 것인가? 젓을 먹여주면 바로 어머니라고 하는 것처럼. 공산당사람들도 "나는 당을 모친으로 생각한다"고 하듯이 일본군이 쳐들어오자 "일본군을 모친처럼 생각한 것"이란 말인가?
항일시기에 일본군점령지역에서 중국인들이 왜 일본군을 "태군"이라고 불렀는지는 정말 수수께끼가 아닐 수 없다. 내 추측으로는 중국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좋아하기만 한다면 아무렇게나 존칭으로 불러버리는 경향이 있는데, 그 의미는 가장 높은 최고의 군(君)이라는 의미로 쓰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일본군들은 중국인들이 자신들을 "태군"이라고 부르자 아마도 뭔지 잘 몰랐을 것이다. 그저 중국인들은 습관적으로 "태군"으로 다른 사람을 존칭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만일 일본군들이 중국인들이 일본군인을 위하여 이 태군이라는 단어까지 새로 창조해냈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아마도 중국인을 죽일 때 좀 사정을 봐주지는 않았을까?
이상은 모두 추측이다. 잘 아는 사람이 "태군"의 수수께끼를 풀어주기 바란다.
[2000년 7월 27일 일본에서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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