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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화/중국의 스포츠

중국은 축구를 보면서 왜 약팀이 승리하는 것을 참지 못하는가

by 중은우시 2006. 7. 2.

중앙텔레비전의 축구해설자인 황건상(황젠샹)이 월드컵 이탈리아와 오스트레일리아의 경기를 중계하면서 격정적인 고함을 지른 바 있고, 이것으로 그는 골치아픈 일을 겼었고, 자기의 밥그릇마저 하마터면 잃어버릴 뻔했다. 그가 나중에 사과하고, 해명할 때 했던 말은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이었다. 만일 그가 실성했다면 그것은 개인 문제이지만, 그의 스스로의 실성에 대한 해명을 듣고 있자면, 중국사회가 어떤 것을 받아들이는지를 알 수 있었고, 또한 어느 정도 중국사회의 심리현상을 반영하는 측면이 있다.

 

황건상의 해명은 두가지였다. 첫째, 그는 이탈리아팀에 대하여 비교적 잘 알고 있고, 이탈리아가 살아남기를 바랐다. 그래서 이후의 경기에서 계속 볼 수 있기를 원했다. 둘째, 그는 오스트레일리아팀을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탈리아는 1981년 월드컵예선에서 중국팀을 탈락시킨 뉴질랜드팀과 너무 닮았기 때문이다. 이런 팀이 올라간다면, 나중에 경기가 재미없을 거라는 것이다. 이외에 오스트레일리아는 나중에 아시아지역예선에 출전할 것이고, 아마도 중국팀을 괴롭히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말하고 지나가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생각은 중국내 축구팬들중에서 상당히 많은 사람의 생각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4년전에, 중국에서 축구중계를 보던 미국친구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중국인들은 왜 약팀이 이기는 것을 바라지 않는 거야?" 나는 당시에 이말에 어떻게 대답해야할 지 몰랐다. 그러나, 이 문제는 계속 내 마음 속에서 남아 있었다. 이제 황건상의 해명을 들으니, 결국 해답을 찾았다는 느낌이다.

 

중국인은 축구를 보는 관점은, 미국인들이 축구를 보는 것과 많이 다르다. 중국인들은 구경꾼이다. 많은 사람들이 야단법석을 떠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자기들은 참가하지 못한다. 참가하지 않는 관중이다. 자연히 경기가 더 볼만할수록 더 좋아하게 된다. 그래서, 중국의 많은 축구팬들은 모두 강팀이 탈락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중앙텔레비전이 월드컵을 중계하는 특집프로그램의 이름이 "호문성연(豪門盛宴, 대단한 집안들의 성대한 잔치)"라고 붙인 것도 이러한 심리상태를 반영하는 것이다. 만일 오스트레일리아같은 팀이 올라간다면 그게 무슨 호문(대단한 집안)인가?

 

미국인들이 축구를 보는 것은 다르다. 약팀이 이기는 걸 좋아한다. 특히 월드컵을 볼 때는. 처음에 나는 그들이 축구를 몰라서 그런 줄 알았다. 나중에야 알게 되었는데, 축구를 보는 사람들이 어려서부터 모두 공을 찼던 사람들이고, 수준이 훨씬 높았다. 여자 아이들도, 아주 예쁜 드리볼동작을 해낼 수 있다. 많이 보고, 관련분야의 책을 많이 읽고나서야, 점점 그 핵심을 깨닫게 되었다.

 

미국의 교육은 특히 체육을 중요시한다. 그 목적은 신체를 단련하는데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격을 배양하는 것도 목적이다. 이것의 아마도 중국과 미국의 가장 큰 문화적인 차이일 것이다. 중국의 아이들이 미국에 가면 공부자체는 일반적으로 다 잘한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체육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도록 요구하지는 않는다. 미국 주류사회의 가정은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넘어지고 다치면서 자란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그들의 사회화의 중요한 과정으로 보는 것이다. 어떻게 노력해서 기적을 창조할 것인지, 어떻게 다른 사람들과 협력할 것인지, 어떻게 규칙을 존중할 것인지, 어떻게 상대방을 존중할 것인지, 어떻게 패배를 받아들일 것인지..

 

이로 인하여, 체육은 많은 미국인들에 있어서는, 자기의 극한에 도전하는 기회이다. 체육에서 배양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 감히 생각하지 못하는 것, 다른 사람들이 감히 해내지 못하는 것을 해내는 용기와 열정을 가르킨다. 그래서, 미국인들은 약팀을 동정한다. 왜냐하면 약팀은 다른 사람이 못하던 것을 해내려고 하고, 하지 못했던 일을 하려는 것이고, 약팀은 자신의 극한에 도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축구를 보면서도 자기가 경기장에 있는 것처럼 보는 것이다. 그들의 시선은 순수한 관중과는 다르다. 그저 장면이 보기좋은 것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추구하는 것은 스포츠정신이다.

 

스포츠가 스포츠로서 가장 중요한 기능은 사람들에게 가서 이기도록 격려하는 것이 아니라, 패배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를 가르키는 것이다. 나는 잭 웰치의 어렸을 때의 이야기를 여러번 반복해서 얘기한 바 있다. 그는 아이스하키에서 패했다. 기가 죽어서 동료들과 탈의실에 들어갔다. 모친이 중간에 갑자기 달려왔다. 그리고는 그의 목을 붙잡고 소리질렀다. "넌 어떻게 패배자가 되는지를 배워야 한다" 이것은 그의 일생에서 가장 얻은 것이 많은 배움이었다. 이런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패배하면서도 그의 존엄을 잃지 않으며, 상대방에 대한 존경을 유지한다. 예를 들어 미국팀이 가나팀에 패배해서 탈락했고, 원래는 오판에 의한 패널티킥에 의한 것이었고, 경기장에서는 미국팀이 약간의 우세를 점했었다. 그러나, 미국인은 가나팀에 충분히 경의를 표했고, 상대방의 기술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현장의 해설자도 가나팀에 대한 옐로우카드에 불만을 표시했다. 비록 미국팀의 선수가 벌렁 나자빠져 있더라도.

 

우리는 이러한 교육을 받은 바가 없으므로 자기의 패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모른다. 25년전에 뉴질랜드에 져서 탈락했던 중국팀은 황건상이 아직도 그 분함을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오스트레일리아라도 찾아서 속죄양을 삼으려고 한다. 동시에 중국팀이 나중에 오스트레일리아팀을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예감하고, 아직 싸워보기도 전에 먼저 미워하고 있다. 이런 사람은, 서방사회에서라면 아무도 인간취급을 안할 것이다. 스스로도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황건상은 이런 말을 내뱉었다. 이로써, 중국의 스포츠에 뭐가 모자라는지, 그리고 가장 인기있는 축구해설자도, 스포츠정신의 가장 기본적인 것조차 하나도 모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