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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학/홍루몽

홍루몽 : 석춘(惜春)의 수수께끼

by 중은우시 2006. 7. 1.

<<홍루몽>>에는 여러가지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들이 많다. 통상적인 해석으로는 이 소설은 일찌기 5번이나 첨삭을 거쳤고, 마지막까지 미완본이었으므로, 여러군데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게 된 것이라는 것이다. 이런 해석으로도 모든 의혹이 풀리지는 않는다. 다른 어떤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 아마도 작가가 일부러 이러한 수수께끼를 남겨두었는지도 모른다.

 

모두 알다시피 석춘(惜春)은 녕국부(寧國府)의 가경(賈敬)의 딸이면서, 가진(賈珍)의 여동생이다. 이치에 따르자면 그녀는 당연이 녕국부에 살아야 하고, 생활숙식이나 독서공부, 집안일을 배우는 것등은 모두 그녀의 올케인 우씨(尤氏)가 맡는 것이 당연하다. 마치 영국부(榮國府)에서 이환(李紈)이 영춘(迎春), 탐춘(探春)을 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러나, 사실에 있어서 석춘은 영국부의 영춘, 탐춘 두 언니와 같이 생활한다. 만일, 이것이 집안 어르신인 가모가, 집안의 자매들을 모두 함께 있으면서 생활하고, 돌보고, 공부하도록 한 것이라면 하나의 합당한 이유라고는 볼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아래의 몇가지 점은 해석이 되지 않는다.

 

첫째, 녕국부의 유일한 옥(玉)자배 딸로서, 비록 영국부에 일시적으로 산다고 하더라도, 평소에 당연히 시간을 내서 녕국부로 가서 지내거나 사람들을 만나거나 아니면 올케인 우씨와 집안 일을 의논하거나, 조카의 처인 진씨(秦氏)와 얘기를 나누든지, 아니면 오빠인 가진과 몇마디 얘기라도 나누든지 해야 한다...그러나 <<홍루몽>>에는 이에 관한 얘기는 한 마디도 없다. 그들간에는 마치 서로 모르는 사람들 같다. 조그만큼이라도 '친족'의 정을 느낄 수 있는 사정은 없다. 부녀지간의 정이든, 형제자매간의 정이든, 올케시누이의 정이든. 우씨는 녕국부의 살림살이를 맡은 여주인으로, 여러차례 영국부에 온다. 그러나 우씨는 한번도 석춘의 거소에 가서 시누이를 만나본 적이 없다. 이것도 통상적은 사정과는 일치하지 않는다.

 

둘째, 제13회에 진가경(秦可卿)이 죽었다는 소식이 온 집안에 알려진다. 이어서 장례를 칠칠 사십구일간 하고, 그후에 출상한다. 진가경의 남편인 가용(賈蓉)의 고모로서, 친조카의 처가 죽었는데, 녕국부로 돌아와서 올케나 조카에게 애도의 말을 하거나 위로의 말을 하지도 않았고, 병이든 올케를 도와 집안 일을 도와주지도 않았다. 비록 석춘이 나이가 어려서 이런 장례를 담당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그러나 예의상으로라도 찾아가서 마음의 표시는 했어야 할 것이다. 왜 장례식기간동안 이 녕국부의 유일한 딸인 그녀는 숨어있고 한번도 나타나지 않은 것일까? 작가가 혹시 완전히 이 가정내의 윤리도덕을 완전히 잊어버린 것인가? 아니면 다른 어떤 숨은 이유가 있는 것일까?

 

셋째, 더욱 심한 것은 제63회에 가경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그러나, 아무도 석춘에게 이 사실을 전달하지 않았고, 석춘이 부친의 돌연한 사람에 어떻게 슬퍼했는지를 묘사한 것도 없다. 우씨가 홀로서 부친상을 다 치르는데, 그 과정에서 석춘은 마치 아무 관계없는 사람인 듯하다. 거꾸로 녕국부에서는 일을 우씨집안 사람들에게 부탁한다. 이 장례식을 잘 관찰하면, 석춘은 부친앞에 나타나지 않을 뿐아니라, 임종을 하지도 않았다. 진가경의 장례식때도 친 조카의 처인데 얼굴을 내밀지 않은 것이 정상적인 것은 아닌데, 더구나 부친상에서조차 전혀 얼굴을 나타내지 않았다. 작자가 어떻게 이런 일을 무심코 빠뜨릴 수 있겠는가?

 

이 점에 대하여는 아무리 생각해도 해답이 나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