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국의 법률/사건이야기

명청시대의 사기사건 : 남의 말로 비단을 사기친 사건

by 중은우시 2006. 5. 7.

강서성의 진경(陳慶)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말을 파는 것을 주업으로 하고 있었다. 그는 남경의 승은사 앞에 삼산가에서 말을 파는데 ,한번은 그가 좋은 은합마(銀合馬) 한 필을 팔려고 나와 있었다. 말의 가격은 개략 40냥은자였다.

 

어느 사기군이 우산을 들고, 색있는 옷을 입고는 다가왔다. 말을 둘러보고는 떠나지를 못하면서 진경에게 가격을 물어보았다. 진경은 40냥은자라고 솔직하게 얘기하자, 사기군은 "내가 사겠다. 그런데 내가 수중에 돈이 없으니 집에 가서 은자를 주면 안되겠느냐? 나를 따라 같이 가자"라고 하였다. 진경은 "당신 집이 어디냐? 너무 멀면 안가겠다"라고 하자, 사기군은 "멀지 않다. 멀지 않아. 바로 홍무문쪽이다"라고 하였다.

 

사기꾼은 은합마를 타고 앞서가고, 진경도 다른 말을 타고 뒤따라 갔다. 길가던 도중에 사기꾼은 한 비단가게앞에 말을 메더니, 말에서 내려서 걸어들어갔다. 그리고는 우산은 문앞에 놓아두었다. 그리고는 진경에게 "네가 잘 좀 보고 있어라. 내가 비단을 사서 돌아올 테니까. 같이 가서 돈을 주면 된다"고 하였다. 진경이 생각하기에 이 사람은 정말 통이 크고, 부자집 자제인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사기꾼은 비단가게에 들어간 후에 고의로 가격을 엄청나게 낮게 불렀다. 비단가게주인은 "물건을 볼 줄 모르면 함부로 가격을 깍지 마라"고 하였더니, 사기꾼은 "내가 물건 볼 줄 모른다고 하는데, 내가 잘 아는 사람이 있는데 물건을 잘 볼 줄 안다. 내가 그 사람에게 보여주고나서 다시 사면 어떻겠는가?"라고 하였다. "내 물건은 좋은 물건이다. 네가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려면 보여줘라. 그러나 멀리가면 안된다"고 하였다. 사기꾼은 "내 말과 종이 문밖에 기다라고 있는데, 네가 걱정할 게 뭐 있겠느냐" 그러고는 비단을 몇필 들고 나갔다. 그리고는 도망쳐 버렸다. 비단집 주인은 말과 종이 바깥에 기다리는 것을 보고는 안심하였다.

 

진경은 정오가 되도록 사기꾼이 돌아오지 않자, 속았다고 생각하고는 말을 끌고 마시장으로 돌아가려고 하였다. 이 때 비단점포주인이 나와서 붙잡았다. 두 사람은 서로 연유를 알지 못해서 관청으로 갔다. 관청의 부윤은 내용을 듣고는 사정을 파악하였다. "그 자는 반드시 사기꾼일 것이다. 비단을 사기치기 위해서 먼저 말을 사겠다고 한 것이다. 다른 사람의 말이 자기 것인 것처럼 속여서 비단을 사기친 것이다" 결국, 비단점주인만 손해를 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