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심심심기허(庭院深深深幾許)
양류퇴연(楊柳堆烟)
염막무중수(簾幕無重數)
옥륵조안유야처(玉勒雕鞍遊冶處)
누고불견장대로(樓高不見章臺路)
우횡풍광삼월모(雨橫風狂三月暮)
문엄황혼(門掩黃昏)
무계유춘주(無計留春住)
누안문화화불어(淚眼問花花不語)
난홍비과추천거(亂紅飛過秋韆去)
정원은 깊고 깊어, 얼마나 깊은지 모르겠네.
버드나무가 울창하게 꽉들어차 있고,
주렴이 몇 겹이나 쳐저 있는지...
남편은 호화로운 말을 타고 노는 곳에 가 있는데,
높은 누각에 올라서도 장태로 가는 길은 보이지 않네.
비바람몰아치는 늦 삼월
황혼녘에 문은 닫혀있어...
지나가는 봄을 붙잡을 수 없구나.
눈물담긴 눈으로 꽃에게 물어보나, 꽃은 아무 말이 없고,
떨이지는 꽃은 그네를 지나 날아가고 있네.
구양수의 이 송사는 집안에 있는 여인의 규원을 잘 묘사한 것으로 유명하다.
여인이 있는 위치는
처음에는 깊은 정원의 버드나무로 둘어싸여 있고, 주렴도 몇겹이 쳐저있는 규방 속이다 바깥을 내다보려고 해도 주렴이 몇겹에 가득찬 버드나무에 정원까지....
그 다음에 여인은 높은 누각에 올라가서 행여 놀러나간 남편이 있는 장소가 보일까 내려다보지만 버드나무와 정원말고는 보이는 것이 없다.
여인은 다시 그네를 타보는 것같다. 그리하여 그네를 타고 하늘 높이 나르면 다시 바깥이 보일까해서...
앞부분은 여인이 있는 장소를 잘 표현하고 있다. 정원에 '심심심'이라고 같은 글자를 세번 반복함으로써 매우 깊은 곳에 있다는 점을 나타내고 있다. 버드나무가 아지랭이처럼 겹쳐있는 곳을 지나서...다시 그 안으로 몇 겹의 주렴을 지나야 주인공인 여인이 있는 장소가 된다. 마치 현대의 영화에서 멀리서 정원을 비치고, 버드나무숲을 지난다음에 주렴 몇개를 지나서 주인공이 앉아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그 다음으로는 남편이 있는 장소는 장태가...즉 유락처로 유명한 장소이다. 그녀는 다시 그 곳이 보일까 높은 누각으로 올라간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다.
다음 장면에서...
계절은 3월말, 날씨는 비바람이 부는 날, 시간은 황혼이다. 이것이 겹쳐서 흘러가는 봄을 붙잡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흘러가는 봄은 여인의 흘러가는 청춘이다. 붙잡을 방법이 없는 것이다. 그리하여, 꽃에게 봄을 붙잡을 방법을 물어보나, 꽃은 말이 없고, 떨어지는 꽃은 그네너머로 날아가고 있다.
주인공은 첫째, 꽃으로 인하여 눈물을 흘린다. 둘째, 눈물을 흘리면서 꽃에게 물어본다. 셋째, 꽃은 대답이 없다. 넷째, 꽃은 말만하지 않을뿐아니라 그네바깥으로 날아서, 아마도 담장밖으로 날아간다.
'중국과 문학 > 송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사자(生査子) 원야(元夜) (0) | 2006.11.08 |
---|---|
이청조(李淸照)의 일전매(一剪梅) (0) | 2006.11.02 |
이욱(李煜) : 우미인(虞美人) (0) | 2006.01.09 |
왕궈웨이(王國維, 왕국유)의 인생의 세단계 경지 (0) | 2005.11.03 |
임포(林逋)의 장상사(長相思) (0) | 2005.07.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