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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화/중국의 음식

여아홍(女兒紅): 소흥화조주(紹興花雕酒)

by 중은우시 2006. 2. 1.

절강의 유명한 술인 화조주는 "여아홍"이라고도 부른다. 중국 진(晋)나라때의 상우사람인 계함이 지은 <<남방초목장>>의 기재에 따르면, "여아홍은 옛날 부자집에서 딸을 낳고, 딸을 시집보낼 때 반드시 준비해야할 물건이었다"라고 적고 있다.

 

여아홍에 대하여는 전해지는 이야기가 있다.

 

옛날, 소흥에 재봉사가 있었는데, 처를 얻은 후에 아들을 갖기를 바라고 있었다. 어느 날 처가 임신을 하자. 그는 너무 기뻐 집으로 돌아와서 술을 몇 단지 담은 후에 아들을 낳았을 때, 이웃 사람들을 불러 잔치를 하려고 생각했다. 그런데, 처는 아들이 아니라 딸을 낳았다. 당시는 사내아이를 중히 여기고 딸은 경시하는 때여서, 재봉사는 실망끝에 잔치도 벌이지 않고, 술 몇단지를 그냥 후원의 계화나무밑에 묻어버리고 만다.

 

시간이 흘러, 딸은 어른이 되었다. 총명하고 영리한 딸은 재봉기술을 다 익혔을 뿐아니라, 수도 잘 놓았다. 그래서 가게의 장사는 날로 번창하였다. 재봉사가 보니 딸을 낳은 것도 나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딸을 자기가 가장 아끼는 제자에게 시집을 보내기로 결정하고, 딸을 위하여 혼사를 준비했다.

 

결혼식날 손님들에게 술을 대접하다가, 갑자기 옛날에 묻어둔 술항아리가 생각이 났다. 그래서 십팔년전에 묻어두었던 술항아리를 꺼내서 손님들에게 마시도록 내놓았다. 그런데, 술항아리를 열자 향기가 코를 찔렀고, 색깔도 진하며, 맛도 부드러웠다. 이후 사람들이 이런 술을 "여아홍"이라고 불렀으며, "여아주"라고도 불렀다.

 

이후 이웃 사람들, 근처 동네에 사는 사람들도 딸을 낳으면 술을 담아 땅에 묻어두었고, 시집가는 날 꺼내서 손님접대를 하였으며, 이 일대에서 풍습으로 자리잡았다. 나중에는 아들을 낳았을 때도 마찬가지로 술을 빚어서 묻어두었고, 아들이 나중에 장원급제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런 술은 "장원홍"이라고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