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국과 한국/한중관계

梁文道 : 한류를 따르면 한간(漢奸)인가?

by 중은우시 2005. 12. 5.

홍콩 미디어계의 인물인 양문도가 남방도시보에 기고했다는 글입니다.

======================================================================================

 

한국드라마 <<대장금>>이 홍콩을 휩쓴 후에, 지금 대륙을 맹렬히 습격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어떤 사람들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나와서 말을 하기 시작했다 특히 주의를 끄는 것은 "큰 형"인 성룡이 중국연예계가 단결해야하며, 다시는 한국의 스타들을 수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하였다. 청나라황궁드라마의 스타인 장국립(張國立)은 한류를 받드는 매체는 '한간(매국노)'이라고 하였다. 이런 일은 우리가 차마시고 난 다음이나 밥먹고 난 다음에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할 수도 있고, 한번 웃고 넘길 수도 있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좀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이 있다. 왜 사회의 유명인사들이 이렇게 쉽게 한국드라마를 좋아하면 매국노라고 치부하고, 국산 드라마를 보는 것이 애국적이라는 논리를 대담하게 입밖에 꺼낼 수 있는 것인지, 이러고도 시장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인가?

 

연예계의 유명인사들이 별 생각없이 이런 말을 꺼내는 것은 최근 들어서의 하나의 조류가 배경이 된 것으로 생각된다. 그 조류는 바로 "소비형 민족주의"이다. 먼저, 우리는 이것은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과는 같지가 않다는 생각이다. 동의하든 안하든, 일본제품불매운동은 최소한 일본제품불매로 일본기업에 타격을 주고, 일본기업들이 다시 일본정부의 외교정책의 수정을 요구하도록 한다는 식으로 논리가 전개될 수 있는 것이다. 소비형 민족주의는 그러나 감정이나 직감에 호호사여 사람들로하여금 어떤 제품을 불매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직접 애국적인 정서를 표출하는 것이다. 당연히 실제 추진하면서 소비형 민족주의는 일본제품불매운동과 섞여서 후자의 지도적인 정신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다음으로 소비형 민족주의는 경제정책상의 일종의 보호주의는 아니다. 보호주의를 채택하는 국가 예를 들어 한국은 강제적규정으로 영화관은 매년 일정한 일수를 한국영화를 방영하도록 하여, 영화생산수량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이로써 외부로부터 영화계에 대한 경쟁압력을 약화시키며, 그 목적은 자기국가의 특정산업을 보호하는데 있다. 마찬가지로, 보호정책이 좋고 좋지 않고는 각자의 생각이 다르다. 다만, 최소한의 논리적인 일관성은 있다. 소비형 민족주의가 착안한 것은 깊은 단계의 산업발전문제가 아니라. 단순히 표면적인 정서의 표출에 불과한 것이다.

 

소비형민족주의가 나타난 것은 두 가지 논리에 근거한다. 하나는 민족주의 자체가 비어있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시장마케팅의 문화적접근이다. 무엇이 민족주의 자체가 비어있는가? 민족주의는 강력한 일종의 의식형태가 아닌가? 분명히, 그렇다. 그러나 민족주의가 강대한 것은 모든 사물을 민족이라는 깃발아래 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민족주의를 연구하는 인류학자 앤더슨의 말에 따르면 바로 민족주의의 의미가 비어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도 민족의 민족성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말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하나의 옷을 가지고고 민족적이라고 하고, 하나의 자동차를 가지고도 민족적이라고 하며, 심지어 하나의 동물을 가지고도 민족을 대표한다고 한다. 비록 혈통적으로 그 민족과 관계도 없고, 그 민족이 기르지도 않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민족적이라고 부를 수 없는 것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

 

또 하나 주의할 것은 최근의 시장마케팅은 갈수록 감성과 문화에 호소하고 있다. 어떻게 하나의 제품을 시장에서 많은 경쟁자들의 제품과 구분되게 할 것인가? 중시하는 것은 가격이 싸다는 것도 아니고, 물건이 좋다는 것도 아니며, 그로 인해 얻게 되는 체험과 문화적인 인상이 된다. 그러므로 광고와 디자인등 아이디어산업은 날로 중요하게 되는 것이고, 한켤레의 외국 유명상표 신발은 같은 공장에서 생산된 일반상표신발보다도 훨씬 비싸게 팔리는 거이다. 정통적인 국가적 이미지에 기대는 것도 마케팅수단의 일종이다. 어떤 의류상표는 프랑스에서 왔다고 자랑하는데, 사람들로 하여금 고급스럽고 낭만적인 느낌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어떤 스타가 자기는 토종 중국인이라고 얘기하고 있는게 이것은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애국적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것에 다름아니다.

 

소비형민족주의는 두가지 논리위에 있다. 거의 모든 제품에 활용하여도 손해는 없다. 그것은 여러 사람의 지위가 같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고, 여러 사람이 단결하자고 하는 것이다. 중국사람은 중국드라마를 보자, 중국사람은 중국담배를 피우자, 중국사람은 중국내복을 입자라고 하는 것과 같이 영화, 담배나 내복도 사람과 같이 국적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소비형민족주의는 단순히 상인들의 수단에 불과하다. 엄격한 분석을 거친 것도 아니고, 순수하게 순환논법에 빠지게 된다.

나는 장국립이 투자한 드라마를 보기 때문에 나는 중국인이다.

내가 장국립이 투자한 그라마를 보는 이유는 내가 중국인이기 때문이다.